고용참사 앞에 묵묵부답 정부… “일자리 정부의 답을 달라”

4개 투쟁사업장 참여한 ‘노조파괴·정리해고·기획폐업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 열려

회사의 정리해고와 기획폐업에 일자리를 잃고 있는 노동자들이 모여 고용참사에 대한 대책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일자리가 성장이고 복지”라고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고용참사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12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노조파괴·정리해고·기획폐업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금속노조 서울지부 소속 3개 투쟁사업장(성진씨에스, 신영프레시젼, 레이테크코리아)과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의 고용참사를 알리고 해결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서울지부 소속 3개 투쟁사업장은 모두 여성사업장으로, 지난해 초부터 사측의 정리해고와, 폐업, 청산에 맞서 싸우고 있다. 레이테크코리아의 노동자들은 사장의 인권유린과 노동탄압에 맞서 수년째 싸우고 있는 와중 지난 4월 8일부로 정리해고를 통보받았다. 성진씨에스는 지난해 노조를 만든 이후 회사가 폐업했고, 노동자들은 원청인 코오롱을 상대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신영프레시젼은 노조를 만들고 해고 당한 노동자들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하자 경영진이 청산 과정에 돌입했다.


나미자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조직부장은 “노동권 사각지대에서 7년을 싸웠다”라며 “기록적인 폭염을 견디며 투쟁했던 지난해보다 해고된 지금의 상황이 더 열악하다”라고 토로했다. 나 조직부장은 “일자리위원회에 가서 여성 사업장 문제를 해달라고 한 달을 넘게 이야기하고, 어렵게 이목희 부위원장과 만나 3시간을 넘게 면담했는데도 지금까지 답이 없다”라며 “막막한 현실이지만, 19명 조합원들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희태 신영프레시젼분회 분회장은 “값싼 인건비를 찾아 해외이전을 한 원청 LG전자와, 노동자를 버리고 먹튀청산을 감행한 하청 신영프레시젼은 쿵짝이 맞는 일자리 파괴범들”이라며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라고 말한 문재인 정부가 해야할 일은 이런 일자리 파괴범들을 처벌하고, 기획폐업과 고용참사 등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분회장은 “촛불항쟁으로 민주주의가 발전됐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노조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노조를 못 하게 하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하는 자본과 권력에 맞서 우리 손으로 노조할 권리를 쟁취하자”고 강조했다.

자동차판매연대지회의 조합원들 역시 노조탄압을 위한 기획폐업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판매하면서도 대리점에 간접고용돼 일하던 이들은 2015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려 했지만 돌아온 것은 폭압적인 부당노동행위와 대리점 폐업이었다. 이제까지 대리점 7개 업체가 폐업했고, 이 과정에서 1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은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재취업도 어려운 상태다. 최근 충남 당진의 현대자동차 신평대리점에선 폐업 과정에서 조합원을 향한 폭력도 벌어져 논란이 됐다.

김선영 자동차판매연대지회 지회장은 현대기아차 원청이 대리점 기획폐업의 뒤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회장은 “부당노동행위를 했던 대리점들을 조사하면 일관된 답변이 원청인 현대기아차에서 시켜서 했다는 것”이라며 “증언과 자료들을 모아 검찰에 고발해도 문재인 정권은 현대기아차 자본을 수사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앞 집회를 마치고 4개 사업장의 대표자들은 사측을 엄중히 처벌해달라며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후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일자리위원회가 있는 광화문 KT본사를 거쳐 서울고용노동청으로 행진해 마무리집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