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고용된 인천관광안내사들, 30년 만에 첫 파업 돌입

“민간위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인천시청 앞에서 파업 기자회견 개최

인천 주요 지역의 관광과 홍보를 담당했던 관광안내사들이 30년 만에 첫 파업에 나섰다. 그동안 민간위탁으로 운영돼 인천시에 간접고용돼 있었던 이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 반인권적 노동환경이 민간위탁의 폐해라고 주장하며, 인천시에 민간위탁 철폐를 요구했다.

인천 관광안내사들은 지난 2월 노조를 결성하고 사업 위탁 기관인 인천관광협의회(협의회)와 교섭했지만, 협의회는 예산이 추가 소요되는 요구는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을 보여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4개월간 총 아홉 차례 교섭이 열렸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노조는 지난 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열었고, 96%로 가결됐다. 노조는 이후 쟁의권을 얻어 15일 첫 파업에 나섰다.

[출처: 노동과 세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본부 인천관광안내사지회는 15일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지회는 “협의회는 원청인 인천시가 정해놓은 예산 이외에는 단 한 푼의 임금인상도 불가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최저임금 수준의 월평균 210만 원으로 민간위탁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생계를 유지하라는 인천시의 강요였다”라며 “인천시는 저임금, 고용불안, 막장행정의 원흉 인천관광안내소 민간위탁을 철폐하라”라고 밝혔다.

지회는 더불어 ▲저임금 예산구조 개선 ▲고용안정 보장 ▲인천시 산하 105개 민간위탁 기관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전수조사와 권리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 등도 인천시에 요구했다.

인천 관광안내사들은 기자회견에서 직접 민간위탁 사업의 문제점들을 알렸다. 임승미 지회장은 “민간위탁으로 인한 예산 낭비와 보여주기식 사업이 심각하다”라며 “6~70만 원이면 제작 가능한 현수막 설치도 194ㄹ만 원에 진행하고, 코로나 상황에서 이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북카페를 새로 설치하는 등의 일들은 민간위탁사업이 얼마나 불투명한지 보여주고 있다. 15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을 민간에 넘긴 인천시는 감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출처: 노동과 세계]

임 지회장은 “수탁업체 뒤에 숨어 우리를 무시하는 인천시 때문에 안내사들은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라며 “인천시는 즉각 민간위탁의 폐해를 직시하고 관광안내사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관광안내소에서 8년간 일한 장혜원 안내사는 “협의회는 코로나 시국에도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메이크업 교육을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안내사들을 불안하게 했다”라며 “코로나 때문에 진행하지 못할 교육이라면 불용으로 예산을 남겨놓으면 되지만, 사업비를 가져가기 위해 무리하게 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 안내사는 또 “10여 년 이상 인천을 위해 일해 온 관광안내사들을 대우해주지는 못할망정 블로그에 서툴다는 이유로, 주간근무일지를 늦게 보냈다는 등의 이유로 낮은 등급을 매겨 신입 안내사들보다 못한 월급을 주는 일들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노동자들이 권리 찾기를 위해 일어난 이상, 이제 인천시의 관광안내소 운영은 더 이상 민간위탁이라는 마리오네트 뒤에 숨어 있을 순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2015년 당시 수탁기관이었던 인천관광협회의 공금유용, 횡령 사건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당시 인천관광협회는 17억 원의 공금을 유용해 적발됐는데 안내사들의 임금 체불과 4대 보험 미지급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민간위탁 사업의 부실함을 인지하면서도 민간위탁을 지속해 나갔다. 이에 따라 인천관광안내사들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아홉 차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불안한 고용을 지속하다 지난 2월 노동조합을 결성해 권리찾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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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혜숙

    그냥 민간위탁철폐하고 안내사 급여. 복리 높여주고 인천시청에서 정규직으로 채용하되 공평하게 공채시험으로 채용하면 간단하겠네요 가득이나 고스펙 취준생들 취업난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시청 직고용이고 인천을 알리는 홍보대사라면 누구나 공평하게 응시가능하도록 해서 제대로 경쟁하고 최고의 인재가 관광안내사 하는게 맞죠 인천관광안내사 공채시험으로 정규직 모집하는걸로
    개선되었으면 좋겠어요

  • 홍운선

    수탁업체의 횡포, 횡령등 신뢰가 없어서 위수탁을 철폐해야 한다면 결국 인천시가 인천관광안내사들을 직접 채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깔끔하게 위수탁계약 종료하고 인천시가 공채시험으로 인천관광안내사 채용하면 될거 같습니다. 급여인상 처우문제 개선에 대한 파업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수탁업체 문제점을 이유로 당연하다는듯이 정규직 요구하는건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정의롭고 당당하다면 정규직 시험으로 경쟁해서 쟁취하는게 맞는겁니다. 수탁업체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이 당연하다는 논리는 솔직히 납득이 안갑니다. 수많은 취업준비생들 이해시키려면 안내사분들 스펙공개해서 일반적인 상식에서 취준생 스펙 상위 50%안에라도 들면 인정하겠습니다.

  • 홍운선

    말은 바로 해야하는데 지금 인천 관광안내사분들 보유 스펙 어느정도 되십니까? 인천 공항 자회사 직고용 채용시험에 34명 모집하는데 1299명지원해서 그중 50%가까운 인원이 4년제졸~석사학위였고 토익 900점이상이 20명이상 800이상~900미만이 60명이 넘었습니다. 공항경비 공채 지원자보다 본인 스펙 우월하다고 자신있게 스펙 내밀수 있는 안내사분 계십니까? 공항 경비 공채가 이정도면 인천시 직 고용 관광안내사의 눈높이 기준은 더높아야 정상 아닙니까?

  • 김중진

    몇년 취업준비하다가 공무원시험준비중인데 안내사분들 인천시 직접고용 요구하는 기사를 보니 허탈하네요 ..... 후.. 요즘 기간제 근로자들, 노조는 타인의 노력에 대한 배려는 전혀 할줄 모르는건가요? 아니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다른 댓글 처럼 인천 안내사 공채시험으로 채용되었으면 좋겠네요 본인들 인생과 이익만 소중한줄 알고 타인의 노력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인천을 대표하는 안내사라니... 타인에 대한 배려도 없는 마인드로 친절하게 웃으면서 남에게 인천 홍보를 하신다구요? 타인의 인생과 노력에 대한 배려도 해보세요

  • 이원진

    요즘은 기간제로 버티다가 노조가입해서 파업하고 정규직 요구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게 진리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자금대출도 못값고 편의점 알바뛰면서 취업준비하는 사람은 죄다 ㅄ 들이였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김수진

    서류전형 - 필기시험 - 1차면접 - 직무능력 면접
    순으로 공채로 안내사 채용해주세요 반드시 지원할께요

  • 조민조

    기사내용을 보면 인천관광협의회 불합리한 운영이 너무 많은거 같네요 아무리 수탁업체라고 해도 안내사들 고생하는데 생계가능하게는 해줘야하는게 아닌가요? 인천광광협의회 운영이 개판이고 갑질이 너무 심하니까 안내사들도 살아보겠다고 파업까지 한거같은데 안타깝네요ㅜㅜ 그런데 취준생 입장인 저역시도 인천시가 안내사 직접 고용해야한다는 주장은 공감을 못해드릴거같아요

  • 김도현

    누가봐도 인천시가 작정하고 인천관광협의회랑 계약하면서 예산아끼려고 하는거 같고 인천관광협의회는 최대한 안내사 급여 여러핑계로 삭감하고 자기들 배만불리려는게 뻔히 보임

  • 김도현

    인천관광협의회 너무 구린내 펄펄나는데 계속 위수탁계약 유지한다면 인천시청도 캥기는게 있다고 볼수밖에 없음 굳이 위수탁계약을 해야한다면 인천시청이 입찰로 수탁업체 선정해서 투명하게 하면 예산가지고 더러운짓 못할거임

  • 이시문

    안내사님들 고충은 이해하겠습니다 근데 인천시 직접고용은
    무기계약직or정규직 전환 요구랑 다를바 없는데 열심히 취업준비중인 사람들도 당연히 경쟁할 권리가 있는데도 수탁업체 소속으로 안내사 하셨다고 다른 사람들 경쟁권리 무시하고 직접고용 요구하는건 이기주의적 사고라고 생각됩니다 경쟁안하고 남의 일자리 빼앗는거와 다를바가 하나도 없습니다 솔직히 정규직 스펙 안되서 기간제 하시면서 정규직 권리 당연하다는 논리 당사자나 이해관계자 제외하고 누가 지지해줍니까?

  • 김현민

    다른데 퍼줄돈 있으면 인천근로자 월급이나 올려주지 이게 뭐하는짓? 안그래요 박남춘 시장님??그쵸?

  • 박정선

    지난 2월에 노동조합 결성이면 몇년째 꾸욱 참았다는건데 근로자들 상처받고 나서기 전에 시당국에서 성의를 보이면 안되나 ㅜㅜ 안내사라고 무조건 럭셔리한 직업도 아니고 별별 진상 고객 다 상대해야하고 스트레스 받는 직업인데 젋은층은 그나마도 버틴다지만 나이좀 있는 근로자는 210만원 안팍으로 생계유지 진짜 힘들텐데

  • 표현중

    예산 다른곳에서 줄줄세고 자기들 배만 불릴생각뿐이니 안내사에 대한 대우가 저모양이지 코로나 시국에 마스크 벗겨가면서 메이크업 교육이 말이되나 ㅎㅎㅎ 딱봐도 교육안하면 배 못불리니까 무리하게 교육한게 보이는구만 안내사가 사람이 아니라 돈벌이로 보이니 저따위 짓이나 하지

  • 이지선

    저임금 예산구조 개선 주장은 공감이 가는데 인천시 직접고용은 오바 아닌가요? 직접 고용되고 싶으면 정당하게 경쟁하세요 기사 읽다가 안내사들 힘들겠다고 공감하다가 직접고용 주장보고 비호감으로 급전환되네 비정규직 애로사항 모르는건 아니지만 남들 정규직 공채시험보려고 죽어라 노력해서 들어가는거구요 안내사님들한테 비정규직하라고 강권한 사람있었어요? 다시 말하지만 직고용되고 싶으면 공채시험으로 모집하라고 파업때 주장해보세요

  • 유중환

    고급인력들 코로나 시국으로 밥값도 없어서 김밥한줄로 하루 버텨가면서 알바뛰는거 모르는건가? 그리고 급여인상 다좋은데 님들만 인천시민이심?? 직고용?ㅋㅋ 진짜 세상좋아졌네 누군 sky대학에 고스펙 올려도 취업힘든데 파업하고 직고용 주장하면 다인가?
    당당하면 인천시민 취업준비생들이랑 스펙비교해서
    상위 30%안에들 스펙이면 인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