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퀴어퍼레이드 최대 규모…7만 명 평등행진 함께

20년 전 50명이 시작한 퍼레이드, 올해 7만 명 퍼레이드로 확대

2000년부터 시작한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올해가 20년째를 맞이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주요 행사인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올해엔 7만 명이 참여했다.


1일 제20회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사가 서울 광장에서 열렸다. 오전 11시부터 다양한 부스 체험과 함께, 다양한 공연 등이 펼쳐졌다. 이날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퍼레이드에는 7만 명이 참가하는 등 열기는 뜨거웠다.


이번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은 ‘스무 번째 도약, 평등을 향한 도전’이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이번 슬로건에 대해 정부에 그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정부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 전반의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외면하지 말고, 혐오세력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태도를 벗어나 평등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라며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보편적 권리 보장을 위해 정부 본연의 의무이자 시민사회의 요구인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고민을 강한 의지로 진행해주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20년 전 대학로에서 50여명으로 시작한 퍼레이드는 매해 쉬지 않고 이어졌고, 한국 사회에 성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성소수자 인권을 증진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

강명진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환영무대 인사에서 “퀴어문화축제에 처음부터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아니었다. 하지만 조금씩 축적된 발걸음이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켰다”라며 “긴 시간을 지나온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오랜 시간 함께해 오면서 작고 더딘 한걸음 한걸음을 함께 만들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2001년부터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왔다는 이안 씨는 “매년 축제에 모여 서로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크게 다가오는 게 있는데 우리는 연결될 수록 강하다는 것이다”라며 “축제가 끝나면 흩어져 다시 일상을 살아가지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축제의 선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웅 활동가는 “우리가 행진에 참여한 횟수만큼 서로를 환대하고 연대를 배우고 사회를 변화시켜나갔다”라며 “광장은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몸을 드러내고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다. 그래서 문득 축제는 취약한 삶의 환경에서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웅 활동가는 이어 “우리의 경험들을 기억하는 동시에 우리의 행진이 이전 50년 전의 항쟁에서 동료들이 잡혀나갈 때 경찰을 향해 돌을 집어던졌던 우리 퀴어선배들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사에는 80여개의 부스, 8팀의 환영무대 공연, 최대규모의 퍼레이드 차량 등이 동원돼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오후 4시 15분부터 시작된 퍼레이드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대의 퍼레이드 차량이 등장했다. 퍼레이드 코스 역시 서울광장, 을지로, 종로, 광화문 광장으로 확대됐다. 민주화, 정치개혁, 사회변화 등 시민사회의 힘으로 사회를 바꾸어낸 주요 장소들을 성소수자, 시민이 함께 행진하면서 평등을 향한 외침은 의미를 더했다.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오는 9일 일요일까지 진행된다. 5월 31일 서울광장에서 20회 기념 특별행사인 ‘서울핑크닷’이 진행됐다. 오는 5일부터 9일까지는 <한국퀴어영화제>가 대한극장에서 진행되고 지난 21일과 28일에 이어 오는 4일 <연속강연회-대만, 싱가포르, 한국의 성소수자 축제와 퀴어 정치학>가 낙원상가 청어람홀에서 열린다. <한국퀴어영화제>는 성소수자의 삶을 밀도 있게 바라보는 영화제로 성소수자의 인권과 문화 증진을 위해 매년 서울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25개국 74개 작품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