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위원장, 대대 강행 “부결시 위·수·사 사퇴할 것”

한쪽에선 ‘독단적 대의원대회 취소’ 요구하는 대의원 연서 취합 중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 찬반을 묻는 대의원대회를 소집하겠다는 뜻을 또 한 번 확실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대대에서 노사정 합의안 통과가 부결되면, 본인을 비롯한 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이 전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0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선 위원장으로서 직책을 걸고 1,500여 대의원들에게 호소한다”라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 최종안은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승인 여부를 책임있게 결정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대대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만약 책임감 있는 결정을 하지 못한다면 민주노총의 대정부 교섭틀 마련은 앞으로 더 이상 불가능하고, 이후 협상력은 물론 사회적 책임·정치적 위상 하락, 가맹 산하 조직별 노정 협의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조합원은 물론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보다 책임감 있는 논의와 결정으로, 장기화되는 코로나 위기 시기에 교섭력을 높이고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7월 13일 대의원대회 소집공고를 내고 7월 20일 주에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통해 최종안 승인 찬반투표를 진행하고자 한다”라며 “온라인 대대를 하더라도 사전에 안건 설명, 질의응답, 토론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진행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노총의 다수 중집위원들과 좌파 및 비정규직 단위는 임시 대의원대회 소집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역과 산별의 중집단위 반대 성명도 연일 나오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이 중집을 통해 합의안을 논의하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위원장 직권으로 대대를 소집하겠다고 하는 것이 ‘의결기구 절차를 짓밟는 행위’라는 것이다. 지난 7월 2일 11차 중집에서 노사정 합의 최종안은 중집위원 다수가 반대해 동의를 얻지 못한 바 있다.

이러한 반발에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이번 최종안이 자본과 정권에 굴복한 항복문서인지,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에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인지, 대의원님들의 판단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 “최종안이 부결된다면 김명환 위원장,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 전원이 바로 사퇴하는 것으로 책임지려 한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취약계층 노동자를 위한 대정부 교섭력 강화를 이야기하며 노사정 합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당사자들은 투쟁이 필요한 시기라고 반박한다.

전날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 이제그만)’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정규직은 왜 노사정 합의를 반대하는가’를 이야기했다. 이 자리에서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지난해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정부 대책을 요구하며 파업했고, 그 결과 비정규직이 참여할 수 있는 공무직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자기의 요구를 갖고 투쟁 통해 대화의 장을 만든 것이다. 비정규직 당사자들은 실제 투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어 노사정 합의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정규직, 취약계층을 보호하자고 만들었다고 하지만, 굉장히 부실하고 오히려 노동자의 고통을 부가하는 안이라는 것이 문제”라며 “타협하고, 협상하고, 양보하는 식으로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요구를 건강하게 만들 수 없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역할은 이런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사정 합의 폐기 및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철회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대의원 연서명이 취합되고 있다. 오는 13일까지 1차 취합이 완료될 예정이다. 연서를 제안한 대의원들은 “노사정 잠정 합의문에는 민주노총이 3대 핵심의제로 결정한 ‘해고금지와 생계소득보장, 전 국민고용보험제, 상병수당’ 쟁취가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다수 중집위원과 산별노조 중집단위 반대성명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김명환 위원장이 대의원대회를 강행한다면 우리 대의원들은 강력한 부결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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