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공룡 KT에 맞선 노동자들

[나는희망뚜벅이다](16) ktis, ktcs 노동자들의 투쟁

ktis와 ktcs의 경우는 거대 자본이 노동자의 삶을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뜨리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들은 20년 넘게 대기업 KT의 정규직이었습니다. 그러다 2008년 강제된 명예퇴직으로 인해 계열사 비정규직이 되었습니다. 3년 고용보장, 임금 70% 보장을 약속받으며 ktis와 ktcs에서 민원처리 업무를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회사측은 다시 사직서 제출을 강요했습니다.


2년 넘게 일해 기간제법 상 함부로 계약해지를 할 수 없게 되자 ‘자발적 선택’이라는 포장지를 씌워 퇴출시키려 한 것입니다. 두 번 당할 순 없다는 분노로 이들은 지난 6월 말 희망연대노동조합에 가입해 ktis/ktcs지부를 결성하면서 이들 노동자들의 투쟁이 시작되었습니다.투쟁 과정에서 ktis와 ktcs는 유령노조를 앞세워 교섭 요구를 6개월이 넘게 묵살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사직을 거부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모욕적인 교육프로그램 투입, 원거리 부당발령 등 KT 퇴출프로그램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측이 사직 거부 노동자들에게 임금 50% 삭감과 콜센터 업무로 전환배치 통보를 하고 정식 출근을 하루 앞둔 10월 3일 밤 ktcs지부 전해남 지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최근 퇴직 강요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KT에서 벌어졌던 일이 계열사에서 너무나 똑같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KT는 해마다 순이익의 최소 50% 이상 배당을 공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2010년에도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며, 이 중 약 5,800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습니다. 특히 3천억 가량이 외국자본에게 돌아갔습니다.


KT에 투자하는 주요 외국인 투자자들은 사모펀드 등 투기자본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통신산업의 공공성이나 고객들의 권리 보장, 노동인권과 KT의 지속가능한 성장 등에는 하등 관심 없는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기자본들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입니다.(지난 3년간 50여명의 노동자들이 과로사, 의문사, 자살 등으로 죽어감)

KT의 문제는 최근 쌍용자동차, 철도 등에서도 잇따르고 있는 노동자들의 죽음과 같은 맥락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의 투쟁은 사람 목숨을 담보로 이윤을 만들어내야 할 정도로 부패하고 무능한 자본주의에 대해 강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투쟁을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확장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타살’을 중단시키기 위한 투쟁으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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