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미국의 기후 진보와 글로벌 리더십에 그늘을

출처: Unsplash, Markus Spiske

화요일(5일),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는 지난 4년간 미국에서 어렵게 쌓아온 기후 진보를 위태롭게 하고, (적확한 기후위기 대응의) 지연이 급속도로 지구에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강력한 과학적 합의가 존재하는 오늘날, 온난화를 억제하려는 전세계의 노력을 뒤로 돌리고 있다.

유권자들은 기후 변화의 위협을 무시하는 대통령을 백악관에 다시 앉히기로 결정했는데, 때는 기록상 두 번째로 연속해서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이고,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이 6개 주에 걸쳐 재앙을 가져온 지 불과 몇 주 후이며, 전례 없는 폭염이 남서부 지역을 움켜쥔 후였다. 

2024년 대선의 연대기가 쓰일 때, 그 초점은 노동 계급의 경제적 혼란, 인종 및 성별에 대한 태도, 미디어의 분열 등 다양한 요소들에 맞춰질 수 있겠지만, 공정한 기록이라면 기후 변화에 대한 다음과 같은 언급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선거 캠페인 동안 기후 변화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는 팽팽하게 분열된 의회에서 국가 최초의 포괄적 기후 변화 법안을 통과시킨 그의 행정부가 거둔 성과를 강조하지 않기로 선택했다. 이 법안은 그가 2022년 캐스팅 보트를 던져 가결된 법안이다. 그의 캠페인은 기후 행동에 대해 혼재된 감정을 가진 정치적 스펙트럼의 중도층 유권자들이나, 프래킹(셰일가스를 추출하는 수압파쇄 공법)으로 인해 국가의 두 번째 천연가스 생산 주가 된 중요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유권자들을 소외시키지 않기 위해 애썼다.

결국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으며, 2020년보다 농촌, 교외, 도시 지역 전반에서 더 넓은 격차로 표를 얻었다. 선거 전 여론 조사에 따르면, 프래킹은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에게 큰 이슈가 아니었다. 그러나 경제는 분명히 유권자들의 마음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언론사 협의체의 출구 조사에 의하면, 경합주 유권자의 3분의 2는 경제가 “그리 좋지 않거나 나쁘다”고 말했으며, 이들 중 69%가 트럼프를 선택했다. 

출구 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가 설득할 수 있는 큰 규모의 미결정 중도층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거의 80%의 유권자가 9월 이전에 이미 결정을 내렸다고 답했다. “지난 며칠 안에 결정했다”고 말한 4%의 유권자 중에서는 트럼프가 우세했으며(45% 대 43%), 13%는 제3의 후보에게 투표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기후에 대한 진보를 보존하기 위해 싸울 것을 약속하며, 워싱턴뿐만 아니라 주, 지방, 부족 정부 차원에서도 공중 보건과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환경과 건강이 위험에 처할 때, 우리는 우리 가족과 공동체를 위협으로부터 지켜낼 것이다”라고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회장 마니쉬 밥나는 이메일 성명에서 밝혔다. “우리는 파트너와 동맹, 자선 커뮤니티 및 기후 위기에 맞서야 하는 경제적 기회와 도덕적 의무를 이해하는 민간 부문과 협력할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는 덧붙였다. “우리의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 전환에 투자하기 VS 경제적 재난을 해결하기

경제적 우려가 크게 자리 잡은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더 빠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후보를 선택했는데, 그 해결책은 화석 연료의 생산과 사용 증대를 포함하는 것이었다.

해리스는 유권자들에게 청정 에너지 제조에 대한 연방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하면서 “고급 배터리부터 전기차까지, 차세대 혁신”이 미국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 유세 마지막 연설에서 해리스는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로 결심한 젊은이들에게서 “미국의 약속”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리스는 그 연설에서 그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또는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기후에 대해 이행했던 것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포함하지 않았다.

청년 주도의 기후 행동 단체인 선라이즈 무브먼트(Sunrise Movement)의 상임이사 아루 샤이니-아자이는 민주당이 해리스 행정부가 유권자들이 분명히 찾고 있는 변화를 어떻게 제공할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많은 유권자들이 두 가지 나쁜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기분을 느꼈으며 “정치 시스템이 제공할 수 있는 미약한 변화”에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솔직한 진실은 우리의 정치 시스템이 억만장자들과 기득권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약화된 버전으로 출마해서는 승리할 수 없다. 승리하려면, 우리는 우리의 가치에 기반해 출마하고 우리의 도덕성에 기반해 통치해야 할 것이다.”

출구 조사에 따르면, 젊은 유권자들은 해리스를 13퍼센트 포인트 차이로 선호했는데(55퍼센트 대 42퍼센트), 이는 2020년 바이든이 누렸던 25퍼센트 포인트 차이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또한, 올해 젊은층은 전체 유권자 중 더 적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전체 투표의 14퍼센트를 차지했는데, 이는 2020년의 17퍼센트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등록된 젊은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섰는지는 아직 알기에 이르다.

비영리 단체인 환경 유권자 프로젝트(Environmental Voter Project)의 사무총장 나타니엘 스틴넷은 이번 선거 결과가 “주의를 깨우는 신호”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운동은 시급히 더 많은 정치적 힘이 필요하다. 기후 위기는 현재의 정치보다 무한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의 단체는 기후 행동을 우선시하지만 투표할 가능성이 낮은 19개 주의 480만 명의 유권자를 확인했으며, 선거일 기준으로 그들 중 약 13퍼센트가 사전 투표를 했다. “이는 좋은 소식이지만, 분명히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스틴넷은 말했다.

워싱턴 D.C. 로비 회사인 브레이스웰(Bracewell)의 고위 정치 전략가인 리암 도노반은 트럼프와 공화당이 민주당을 방어적인 입장으로 몰아넣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기후 변화가 민주당에게 “다루기 불편한 주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레이스웰은 다양한 에너지 기업과 이해관계를 대표한다.

“공화당은 ‘당신의 가스 가격이 더 비싸지고, 생활비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도노반은 말했다. “그리고 민주당 측에서는 기후를 중심 주제로 내세우는 것의 위험성을 인식했다. 결국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 무대에서 자신이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상하고 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모든 가솔린 차량을 폐지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광고를 경합주인 미시간에 대대적으로 내보낸 후 승리했다. 또한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바이든 대통령 재임 중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다시 해석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 물가는 COVID-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과 함께 상승했다. 그리고 선거 직전 몇 주 동안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회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미국이 경제적 문제에 빠져 있으며 자신이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시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그리고 미래를 위해 싸울 것입니다” 라고 트럼프는 승리가 눈앞에 다가온 수요일(6일) 아침에 말했다. “저는 매일 제 몸의 모든 숨결로 여러분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강하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미국을 여러분에게 전달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가 약속한 해결책들은 탄소 배출량을 증가시키고, 대기 중 열을 가두는 기체의 누적 과부하에 있어서 미국이 가진 최대 기여자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다. 선거운동 중 트럼프가 기후 변화에 대한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변한 경우는 몇 차례에 불과했으며, 그 때마다 그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경미하고 멀리 있는 것이라고 암시했다. 그는 해수면이 300년 혹은 400년마다 1인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며, 상승하는 바다가 더 많은 해안가 부동산을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해수면이 향후 30년 동안 10인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피해가 명백하다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결론과는 상반되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의회가 청정 에너지에 할당한 수십억 달러의 지출을 철회하거나 재조정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는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과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민간 투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환경 기업가 단체(Environmental Entrepreneurs)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 이후 40개 주에서 334개의 새로운 청정 에너지 및 차량 프로젝트 발표가 추적되었으며, 총 투자액은 1,25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트럼프는 풍력 에너지를 “너무 비싸다”며 경멸하고,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새와 고래에 해를 끼치고 암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전기차는 대중의 “작은 부분”에게는 괜찮지만 “멀리 가지 못한다”고 그는 말했다.

첫 번째 임기에서 100개 이상의 환경 규제를 철회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자동차, 트럭, 발전소, 석유 및 가스 산업의 탄소 오염을 줄이기 위한 규정을 철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첫 임기 동안 규제 완화 노력이 연방 법원에 의해 지연되거나 저지된 적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 연방 규제 권한을 제한하는 새로운 선례가 대법원에 의해 확립되었다. 트럼프가 첫 임기 동안 임명한 세 명의 대법관은 법원의 보수적 다수를 강화했다.

트럼프는 이미 역사적 수준에 도달한 미국 내 석유 및 가스 생산에 대한 헌신을 표명했다. 트럼프는 이 “액체 금”을 경제에 더 많이 투입하면 가격을 낮추고 제조업과 일자리를 증대시키며 국가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석 연료에 80퍼센트 이상 의존하는 세계 경제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추하라, 끝없이 시추하라’고 할 것이다”라고 이번 선거에서 공식적인 공화당 플랫폼에 가장 가까운 트럼프 캠페인의 ‘어젠다 47’이 밝혔다. 그의 행정부가 신속히 취할 수 있는 조치 중 하나는 중단된 천연가스 수출 터미널 제안을 추진하고, 북극에서의 시추를 제한하기 위해 바이든이 취한 조치를 철회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첫 임기에서 많은 고위 보좌관과 내각 구성원들의 반대로 인해 파리 기후 협정에서 탈퇴하기 전에 주저했던 것과 달리, 그는 2015년 미국이 설계하는 데 기여한 이 조약에서 미국을 탈퇴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어젠다 47’의 발췌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하게 불공정한 파리 기후 협정에서 다시 탈퇴할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트럼프의 승리는 11월 11일에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올해의 국제 기후 회의에 참석할 바이든 행정부 협상팀의 신뢰성을 분명히 약화시킬 것이다. 기후 재정은 주요 의제 중 하나이며, 미국은 개발도상국들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새로운 기금을 조성하는데에 중국을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국가들로부터 기여를 요구해왔다.

기존 프로그램에 대한 삭감 검토

트럼프가 정부 낭비를 줄이기 위해 설립하겠다고 약속한 새로운 효율성 위원회는 연방 환경, 과학, 공공 토지 기관들의 예산을 목표로 삼을 예정이다. 이 노력을 이끌 차기 위원장으로 거론되는 트럼프의 주요 후원자 일론 머스크는 연방 지출의 약 30%에 해당하는 "최소 2조 달러"를 삭감할 수 있다고 선언했으며, 이는 "일시적인 어려움"을 수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 모터스의 CEO인 머스크는 이 역할을 통해 자신의 사업 및 경쟁업체의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관 및 연방 프로그램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바이든의 기후 정책을 완전히 뒤집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연방 청정 에너지 지출의 상당 부분이 공화당 주도 주와 의회 구역에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의회만이 투표로 승인된 투자를 철회할 수 있으며,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더라도 이러한 투자를 유지하려는 정서가 존재한다. 올여름 여러 공화당 의원들은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에게 이미 착공한 투자들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된 에너지 세액공제를 "조기에 폐지하는 것"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냈다.

청정 에너지 전환을 지지하는 옹호자들은 결의를 다졌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기후보좌관을 지낸 지나 매카시는 이메일 성명에서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든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은 멈출 수 없으며, 우리나라는 결코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연합은 더 크고, 더 초당적이며, 더 잘 조직되어 있고, 기후 해결책을 제공하고, 지역 경제를 강화하며, 기후에 대한 커다란 희망을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며, 방해받아서도 안 된다."

그린 뉴딜 네트워크(Green New Deal Network)의 전국 책임자 카니엘라 잉은 이번 선거를 "커다란 패배"라고 표현했지만, 트럼프는 미국 대다수가 화석 연료보다 저렴한 청정 에너지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잉은 "태양광과 풍력은 이미 석유보다 저렴하며 석탄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주요 지지 주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막대한 투자와 수백만 개의 일자리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받기 때문에 그가 이를 뒤집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새로운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연방 지원을 유지하려는 지역들과 이 노력을 이념적 이유(보수 정책 로드맵 '프로젝트 2025'를 작성한 전직 고문들처럼)나 상업적 이유(트럼프의 캠페인을 지원한 석유 및 가스 경영진처럼)로 제거하려는 세력들 간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봄 트럼프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모인 석유 및 가스 거물들은 트럼프가 요청한 재선 자금 10억 달러를 모금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업계는 기록상 가장 많은 2억 850만 달러를 2024년 선거에 쏟아부었으며, 그 중 88%는 트럼프가 이끄는 공화당에 기부되었다고 감시 단체인 오픈시크릿(Open Secrets)이 밝혔다.

대통령 당선인은 적어도 향후 4년 동안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다른 국가들이 그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연방 정부의 결의를 제거하겠다는 의제를 제시했다. 이는 그의 후원자들에게 있어서 평상시의 사업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를 제거하는 것이다.

[출처] Trump’s Win Casts Shadow over US Climate Progress, Global Leadership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마리안 라벨(Marianne Lavelle)은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 Inside Climate News)의 기자다. 그는 20년 넘게 워싱턴 D.C.에서 환경, 과학, 법률, 비즈니스를 다뤘고, 폴크 상(Polk Award), 탐사기자 및 편집자상(Investigative Editors and Reporters Award) 및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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