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사흘째, 의회 밖, 광화문을 넘어서 전국 30여곳에서 노동자와 시민들이 '퇴진 광장'을 넓혔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는 물론,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도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4일 오후 5시 CGV대구한일 앞, 윤석열 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 노동과 세계
대구 동성로에서는 4일과 5일 저녁, 연일 1,0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밝혔다. 노동과 세계의 보도에 따르면, 4일 집회에 참여한 임성종 박정희우상화반대범시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은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 내란 행위고, 윤석열 대통령이 그의 가족을 지키려 한 쿠데타"라 규정하고, "탄핵도 늦다. 당장 체포 구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 윤석열 탄핵 촉구 기자회견. 노동과 세계
민주노총 대구본부를 비롯 대구지역 85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5일 저녁 집회에 앞서, 오후 1시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내란범죄자, 쿠데타 세력으로 역사에 기록되길 원하지 않는다면 탄핵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대구·경북 지역 응답자 중 66.2%가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과 경남 지역에서도 노동, 시민사회, 대학 등 각계에서 윤 대통령 '퇴진'과 '처벌'을 촉구하는 여러 행동에 나서고 있다.
헌정 유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구속 촉구 광주시민총궐기대회. SBS
'민주화의 성지' 광주와 전남지역 시민들은 계엄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광장에 다시 나섰다. 지역 시민들은 4일 저녁 7시 부터, 매일 저녁, 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항전을 벌인 광주 금남로 5.18민주광장에 모여 촛불을 밝히고 있다.
전남대학교를 비롯한 지역 대학가도 잇단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포함한 지역 자치단체장들도 4일 새벽 부터 발 바빠르게 입장을 표명하고 시민들과 함께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86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은 탄핵 표결이 예정된 7일, 대형 버스 19대를 동원해 국회 앞 퇴진 집회에 합류할 계획이다.
5일 저녁 7시 제주시청 앞,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 KBS제주
계엄과 잔혹한 국가 폭력에 맞선던 제주 4.3 민주항쟁의 기억을 간직한 제주에서도 5일, 제주대학교 학생 100여 명이 시국 선언을 발표했고, 같은 날 지역 청소년 56명과 5개 단체가 참여하는 '제주청소년시국선언단'은 제주시청 앞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제주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제주시청 일대에서 이틀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4일 저녁에는 900여명의, 5일 저녁에는 75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을 즉각, 체포・구속하라"고 외쳤다.
이 밖에도 강원, 충남과 충북, 부산과 울산, 전북, 경남 등 전국 30여곳에서 4일과 5일 연이어 분노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이 '퇴진 광장'을 넓혀 가고 있다.
타오르는 촛불들은 전국 곳곳에서 행동을 이어가는 한편, 국회의 탄핵안 표결이 예고된 7일에는 상당수가 서울로 결집해, 여의도 국회 앞 퇴진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를 탄핵시킨 촛불 항쟁 이후 8년 만이다. 전국에서 '촛불의 바다'가 파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