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artono Creative Studio, Unsplash+
2025년 8월 5일 화요일, 지구는 평소보다 1.33밀리초 더 빠르게 자전한다. 이날 하루의 길이는 86,399.99867초로, 2025년 중 가장 짧은 날 중 하나가 된다. 이런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그렇게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려다 보면, 머리까지 더 빠르게 회전하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지구는 평균적으로 23시간 56분 4초 90.5밀리초 동안 자전을 완료하는데, 이를 항성일(sidereal day)이라 부른다. 이는 먼 우주에 있는 별과 같은 천체들을 기준으로 한 지구의 '진짜' 자전 주기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하루는 24시간이며, 이를 태양일(solar day)이라고 한다. 이는 두 번의 일출 사이 혹은 두 번의 정오 사이의 시간이다. 4분이 더 긴 이유는, 지구가 태양이 같은 위치에 다시 나타나도록 하려면 실제로 1도 더 회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하루 동안 지구는 361도 자전한다.
항성일(지구의 '진짜' 자전 주기)과 태양일(일상적인 하루의 기준)의 차이
2025년 8월 5일에는 항성일과 태양일 모두가 약간 짧아지는데, 이는 주로 지구 대기의 바람, 해양의 유체 순환, 맨틀 내 마그마의 움직임, 그리고 달의 중력 영향 때문으로 나타난다.
197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원자시계와 천문학적 관측을 통해 하루 24시간에서의 오차를 정밀하게 측정해 왔다. 이런 변화는 한 해 동안 누적된다. 예를 들어, 1973년에는 자전 오차가 누적되어 총 +1,106밀리초에 달했고, 이는 지구가 기준 시간보다 1초 이상 느리게 자전했음을 의미한다. 이를 보정하기 위해 그해 윤초(leap second) 제도가 도입되었고, 하루가 끝날 때—즉, 23시 59분 60초에—1초를 추가했다.
정확한 시간 측정에는 놀라울 정도의 정밀도가 요구된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위성항법시스템(GPS)은 사용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지구가 예상보다 약간 빠르거나 느리게 자전한다면, 수정되지 않은 GPS는 그 변화를 인식하지 못해 사용자의 위치가 지도와 일치하지 않게 된다.
1.33밀리초의 자전 오차는 적도에서 약 62cm의 위치 오차를 유발하며, 1973년의 누적 자전 오차는 연간 약 0.5킬로미터에 달하는 GPS 위치 오류를 발생시켰을 것이다.
지구는 왜 가만히 있지 않을까?
지구가 얼마나 빠르게 자전하는지를 알아내려면, 이상적으로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기준 좌표계(reference frame)를 찾아야 한다. 우주에 있는 모든 것은 서로에 대해 움직이고 있지만, 멀리 볼수록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기차를 타고 달릴 때, 멀리 있는 언덕은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고 가까운 농장은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것과 같다.
다행히도, 전체 은하를 압도하는 밝기를 가진 천체들이 있다. 그것이 바로 퀘이사(quasar)로, 수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도 우주 전역에서 관측된다.
퀘이사는 태양보다 최대 수십억 배 무거운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로, 우리 은하인 은하수보다 100배에서 1만 배 더 밝은 빛을 방출한다. 이들은 수십억 광년 떨어진 거리에서도 탐지 가능하며, 사실상 정지해 있는 지점에 있기 때문에 우주의 등대 역할을 한다.
전파망원경은 지구의 위치를 이 퀘이사에 대해 측정해, 항성일의 길이를 밀리초 이하 수준으로 정확하게 산출한다.
예술가가 상상해 그린 퀘이사 J0313-1806의 모습. 초대질량 블랙홀이 자신이 속한 은하를 집어삼키고 있다. 출처: NOIRLab/NSF/AURA/J. da Silva제공.
이러한 초정밀 관측값은 컴퓨터 모델의 출발점이 되며, 대기, 해양, 천체 운동 등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해 하루의 길이를 예측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특정 날짜에 하루가 얼마나 짧아질지를 사전에 알고, GPS 보정에 이를 활용한다.
지구 대기의 바람은 매일의 하루 길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바람이 지표면, 특히 산악 지형과 충돌할 때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놀랍게 들릴 수 있겠지만, 바람은 실제로 지구의 자전을 느리게 만든다.
지구의 편서풍은 북반구 겨울철에 가장 강하게 불지만, 6월부터 8월 사이에는 가장 약해진다. 그래서 여름철은 항상 1년 중 가장 짧은 하루들을 만든다(비록 일조 시간이 길기 때문에 북반구에서는 이 시기를 "가장 긴 날들"이라 부르지만).
이러한 하루 단위 및 계절 단위의 변화는 단기적인 미세한 변화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더 느린 자전 속도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십 년에 걸쳐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지구의 자전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있다.
왜 그런지 이해하려면, 회전 중인 발레리나가 양팔을 안쪽으로 끌어당기면 더 빠르게 회전하게 되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회전하는 구체인 지구도 마찬가지다.
지구는 편평한 타원체로, 적도 표면은 극지보다 지구 중심에서 약 21.5km 더 멀리 떨어져 있다. 기후 변화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융빙수는 해류를 따라 극지에서 적도로 이동한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물이 지표면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되고, 이는 발레리나가 팔을 다시 바깥으로 펼치는 것처럼 작용해 지구의 자전을 느리게 만든다. 지구 질량의 재분포는 지진과 같은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자전에 영향을 준다.
24시간(86,400초) 기준에서 하루 길이의 역사적 편차. 출처: Ⅱ Ⅶ Ⅻ / 국제 지구자전 및 기준계 서비스(International Earth Rotation and Reference Systems Service)제공.
달은 아름답지만, 수십억 년 동안 지구의 자전에 큰 저항을 주는 존재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바다를 끌어올리는데, 지구가 자전하면서 조수로 인해 부풀어 오른 해수면은 달보다 약간 앞서 이동한다. 그러나 달은 그 물을 계속 끌어당기며, 지구의 반시계 방향 자전을 거스르는 힘을 가한다. 이에 따라 지구의 자전은 느려진다.
지구의 회전 에너지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달로 전달된다. 달은 궤도 속도를 얻어 지구 중력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년 지구로부터 약 3.8cm씩 멀어지고 있다. 지구의 하루 길이는 약 25억 년 전 17시간이었지만, 이후 달이 지구의 각운동량을 계속 흡수하면서 점점 늘어났다.
1973년부터 2020년까지(정밀한 측정이 가능한 시기), 지구의 자전은 매년 느려졌으며, 각 해에는 수백 밀리초의 자전 지연이 누적되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총 27초의 윤초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지구는 매년 느려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빠르게 자전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지구의 핵과 맨틀 사이의 각운동량 교환 때문일 가능성이 크며, 이 외에도 앞서 언급한 다양한 운동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의 가장 빠른 하루로는 7월 5일, 7월 22일, 8월 5일이 미리 지목되었다. 이는 지구 내부 운동과 계절에 따른 대기권 내 바람의 변동뿐 아니라, 달의 궤도 위치도 자전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달은 궤도를 돌며 매 2주에 한 번씩(한 달에 두 번) 지구의 자전을 느리게 만들지만, 이 날짜들에는 달이 적도에서 가장 멀리 북쪽 또는 남쪽에 위치해 그 영향이 약해진다. 그 결과, 지구는 더 빠르게 자전한다.
해가 1.33밀리초 더 일찍 뜨는 것을 사람은 느낄 수 없지만, 원자시계와 퀘이사를 기준으로 한 천문학적 측정에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출처] Why on Earth is the planet’s day getting shorter?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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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오도너휴(James O'Donoghue)는 레딩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 행성천문학 및 기상학 연구부교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