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사태 원인은 IMF가 유발한 경제위기

지난주 방글라데시에서 학생들과 시민들이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정부를 전복시킨 것은 현재 많은 소위 개발도상국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악몽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무역 정체부채 이자 비용 상승그리고 IMF와 민간 자본이 요구하는 심각한 긴축 조건이 이러한 경제 위기의 원인이다.

방글라데시는 서방 언론과 주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정부가 몰락하기 전까지는 경제적 성공 사례로 여겨졌다. IMF는 방글라데시의 GDP가 곧 덴마크나 싱가포르의 GDP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방글라데시의 1인당 GDP는 이미 이웃 국가인 인도를 넘어섰다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방글라데시의 평균 GDP 성장률은 약 6.6%에 달했다세계은행은 올해 방글라데시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한 의류 산업 덕분에 5.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이 산업은 국가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방글라데시 정부는 2025년까지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전 세계 의류의 10%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방글라데시 경제는 표면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었지만, 2008-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수익성의 회복세가 2013년부터 둔화되기 시작해 2020년 팬데믹 때까지 지속되었다.

세계은행이 4월에 발표한 낙관적인 보고서 이후 몇 주 만에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실패하고부패로 인해 자원이 낭비되었으며차입 이자 비용 상승인플레이션 증가수출 수요 감소 등으로 많은 기업이 200억 달러 이상의 '부실 대출'로 인해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졌다정부는 전력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민간 기업에 수십억 달러의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했으며부유한 주주들은 이를 이용해 부를 국외로 빼돌렸다또한 해외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인들의 송금도 감소했다.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대부분이 여성(50~80%)인 반면더 높은 임금을 받는 공장 관리자는 주로 남성이다이로 인해 부유층과 달리 1억 7천만 명의 국민 대다수는 고통을 겪고 있다많은 여성 노동자들은 월 약 80달러에 불과한 최저임금을 받고 있으며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다방글라데시 의류노동자연대(Bangladesh Garment Workers Solidarity) 타슬리마 아크터(Taslima Akhter) 회장은 "달걀채소 등 모든 생필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요리용 가스와 공장의 전기 요금도 오르고 있어 노동자들과 업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중반 실시된 방글라데시 통계청(BBS) 조사에 따르면 약 3,770만 명이 중간에서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경험하고 있으며, 4분의 이상의 가정이 식료품을 포함한 생필품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받고 있다남아시아 경제 모델링 네트워크(South Asian Network on Economic Modeling)의 조사에 따르면, 28%의 가구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가구당 평균 대출 금액은 2016년에서 2022년 사이에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방글라데시는 수십 년 동안 기대수명이 증가해 왔다. 2020년에는 기대수명이 72.8세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그 이후로 감소하여 2021년에는 72.3세로 줄어들었다. 5세 미만 아동신생아, 1세 미만 아동의 사망률도 증가했다.

중고등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고 청소년 인구 중 취업교육훈련을 받지 않는 비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했다방글라데시 청소년 실태조사(BSVS-2023)에 따르면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에 다니지 않는 5세에서 24세 사이 아동의 비율이 증가했다. 2020년에는 28%가 학교에 다니지 않았지만, 2023년에는 그 비율이 41%에 달했다약 40%가 학교도 취업도 하지 않고 있으며이는 8년 만에 10%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정부를 무너뜨린 학생 시위는 1971년 전쟁 참전용사 가족(주로 정부 관계자 가족)에게 정부 일자리의 30%를 할당하는 일자리 할당제에서 비롯되었다시위대는 이 쿼터제를 능력 중심 제도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

2024년 6, IMF는 "고집스럽게 높은 국제 원자재 가격과 지속적인 글로벌 금융 긴축이 거시경제의 취약성을 증대시켰다"고 인정했다방글라데시 통화인 타카(Taka)를 방어하기 위한 개입으로 외환 보유액이 급감해 2021년 460억 달러에서 19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타카화는 미국 달러 대비 20% 이상 하락해 외채 상환 비용이 증가했고대외 수지는 연간 GDP의 최대 4%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구제'를 위해 IMF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2023년 초 IMF는 33억 달러의 소규모 구제금융 패키지를 승인했으며이후 47억 달러로 증액했다. IMF는 6월에 11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불안정한 상태다군대와 경찰의 잔혹한 시위 진압으로 300명 이상이 사망한 후 하시나 총리는 결국 나라를 떠났다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가 임시 정부를 이끌고 있지만유누스 정권 하에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유누스는 다시 IMF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고, IMF는 심각한 긴축 조치를 부과할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경제 위기는 '글로벌 사우스전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IMF가 요구한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폭동이 일어난 케냐, 7번째로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파키스탄디폴트 위기에 처한 이집트기근에 시달리는 나이지리아 등이 그 예이다물론 아르헨티나도 포함된다.

IMF는 채무 불이행 상태의 국가들에게 할증금을 부과해 대출 상환을 더 어렵게 만든다매년 과징금을 납부하는 국가 수는 2019년 8개에서 2024년 23개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지난 6년 동안 IMF는 70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Center for Economic and Policy Research)는 2033년까지 IMF가 약 130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아르헨티나만 약 60억 달러우크라이나가 약 30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평균적으로 과징금은 해당 국가에 부과되는 모든 요금과 이자의 26%를 차지할 것이다코스타리카나 에콰도르와 같은 일부 차입국은 훨씬 더 높은 할증료를 부담할 것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글로벌 사우스'가 '글로벌 노스'를 따라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뒤처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세계은행의 새로운 보고서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출처] Bangladesh: the ‘Global South’ debt crisis intensifies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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