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o, CA, USA, 출처 : unsplash, Greg Bulla
2024년 5월 말, 나는 국경 구조에 추가된 스마트 장벽을 연구하기 위해 미국-멕시코 국경으로 여행을 떠났다. 미국 애리조나에 거주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친구인 토드 밀러와 함께 세관 및 국경 보호국 트럭이 지나가고 드론이 하늘을 스캔하는 동안 장벽을 조사했다. 또한, 한 청년이 녹슨 국경 장벽을 넘어 감시탑 바로 밑으로 뛰어내리는 장면도 목격했다. 그는 어깨 너머로 잠깐 쳐다본 후 애리조나주 노갈레스의 한적한 동네로 달려가 사라졌다.
나는 6년 동안 <벽에도 눈이 있다: 인공지능 시대의 이민에서 살아남기>라는 책을 집필해 왔다. 이 작업은 2018년 캐나다의 이민 신청서에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방식을 조사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벽에 돌을 던졌다는 혐의로 미국 국경 순찰대에 의해 총에 맞은 16세 호세 안토니오 엘레나 로드리게스(Jose Antonio Elena Rodriguez)를 위한 임시 추모비. (P. 몰나르), CC BY
그 이후로 나는 유럽, 동아프리카, 팔레스타인의 변두리와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민족지학적 작업을 수행했다. 각 국경에서, 그리고 실제로 이주 여정의 거의 모든 단계에서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의 이동 방식을 바꾸고 있다. 난민 캠프에서는 권리 침해적인 생체 인식 기술이 사용되고, 비자 신청 평가에는 차별적인 알고리즘이 적용되며, 수색 및 구조 작전 대신 드론을 통한 감시가 이루어지는 등 이러한 프로젝트는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 책은 알고리즘에 의해 삶과 죽음의 문제가 결정되는 디스토피아적 비전이 현실이 된 글로벌 스토리다. 내 연구는 각국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지와, 어떻게 규제가 거의 없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국경 산업단지에서 방위산업체와 기술 스타트업이 모두 이익을 위해 경쟁하는 등 국경이 어떻게 큰 비즈니스가 되는지 보여준다.
치명적인 디지털 경계
내 책은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사망한 중앙아메리카 출신의 젊은 남편이자 아버지인 엘리아스 알바라도처럼 아주 위험하고 규제 따윈 없는 국경 기술의 최첨단 앞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소노란(Sonoran) 사막에서 수색 구조대원이 된 전직 미 해병 제임스 홀먼과 함께 그의 추모 장소를 방문했다. 홀먼은 국경을 넘어온 생존자를 찾기 위해 사막을 수색하는 여러 단체 중 하나인 배틀먼트 서치 앤 레스큐(Battlement Search and Rescue)를 설립했다. 이렇게 국경을 넘던 이들을 찾다 보면 종종 사람의 뼈만 발견하기도 한다.
수색 구조대원 제임스 홀먼이 척박한 소노란 사막에서 숨진 청년 엘리아스 알바라도 추모비에서 주황색 십자가를 고치고 있다. (P. 몰나르), CC BY
내 경력에서 가장 초현실적인 순간 중 하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번 경험했던 소노라(Sonora)에서 국경을 넘다가 사망한 사람들을 수색하던 중이었다. 그때 미국 국토안보부가 미국-멕시코 국경 보안을 위해 '로봇 개'를 훈련시킨다고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한 네발 달린 기계가 드론과 함께 자동화된 감시 타워 네트워크와 짝을 이뤄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이는 전쟁, 경제 불안정, 기후 변화로 인해 난민이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국가가 이주를 관리하기 위해 AI 기반 기술을 도입하는 세계적인 추세의 일부다.
기술적 솔루션이 작동하지 않는다
소위 국경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국경 기술은 억지력으로서 효과가 없다. 오히려 인명 손실이 증가하고 있다. 안전을 갈망하고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망명권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은 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신 더 많은 우회 경로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사무엘 챔버스, 제프리 보이스, 사라 라우니우스 같은 학자들은 이미 스마트 국경이 확장됨에 따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사망자가 3배 증가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한 감시가 강화되면서 해상과 육상의 유럽 국경에서도 수천 명의 사망자가 보고되었다.
국경의 죽음.
튀르키예 국경 근처 그리스 북부의 작은 마을 외곽에는 대부분 표시가 없는 무덤들로 이루어진 묘지가 있다. 유럽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잠든 곳이다. 2021년 2월에 세워진 가장 최근의 묘비는 한 젊은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기리고 있다.
세 개의 열린 무덤이 기다리고 있다.
Borders kill.
— Petra Molnar (@_PMolnar) November 8, 2021
Near the Turkish border in northern Greece, outside a small village lies a cemetery of mostly unmarked graves. A resting place for those who died making the journey to Europe. Most recent tombstone from Feb ‘21 honours a young Afghan woman.
Three open graves await pic.twitter.com/LTEsJgeaaX
책임감 있는 스토리텔링
국경은 폭력적이다. 역사적 차별, 인종적 논리, 제국주의적 배제에 대한 환상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국경은 종종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엄청난 저항과 연대의 공간이기도 하다. 스토리텔링과 스토리 공유는 저항의 한 형태이며, 국경 기술의 불투명한 세계를 설명하려는 모든 시도에서 심오하고 중요한 요소다.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데 놀라울 정도로 관대했다.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쌓아갈수록 나는 계속해서 일어나는 잔혹 행위를 가장 잘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이야기를 목격하고 발췌하며 포착하는 일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이 이러한 위험한 기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더 나은 세상 만들기
내 업무의 중심적인 기준은 영향을 받는 커뮤니티에 직접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이다. 나는 다국어 플랫폼, 아카이브 및 커뮤니티인 난민법 연구소의 이주 및 기술 모니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에는 이동 중인 사람들이 감시의 영향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최초의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궁극적으로 이주의 생생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기술의 부정적인 영향과 혁신이 인간 이동의 복잡한 이야기에 가져올 수 있는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두 탐구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국경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로 이동하면서 모든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이주 관리 기술의 영향을 받게 된다. 난민과 망명 신청자 등 전통적으로 소외된 커뮤니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주 관리 기술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2023년 4월 11일, 뉴욕시 경찰국은 "뉴욕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로봇 개를 다시 거리로 내보낸다고 발표했다. 한 마리는 달마시안처럼 보이도록 검은 반점이 있는 흰색으로 칠해지기도 했다.
내 책과 이 분야의 관련 작업을 통해 이주 중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점점 더 폭력적인 기술에 대항하는 대담한 형태의 저항을 강조함으로써 전 세계 국경에서 인간의 심오한 이해관계가 드러나기를 바란다.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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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몰나르(Petra Molnar)는 난민법 연구소 부국장으로 캐나다 요크 대학교에 적을 두고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