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꿈: 베네수엘라 코뮌의 경제 재건

세상은 오랫동안 단지 인식하는 것만으로 현실에서 소유할 수 있는 꿈을 꾸어왔다칼 마르크스가 아놀드 루게에게 보낸 편지, 1843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다양한 공동체들

라틴 아메리카 마르크스주의의 창시자로 알려진 호세 카를로스 마리아테기(José Carlos Mariátegui)의 가장 유명한 말은 우리 대륙에서 사회주의는 모방이나 복제가 아니라 영웅적 창조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우고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동체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이 말을 사용하며, “이것이 영웅적 창조물이라고 말했다고인이 된 차베스는 마리아테기의 문구를 중국의 인민 공동체는 대중의 창조물"이라는 마오쩌둥(Mao Zedong)의 주장에 대입하여 사용한 적이 있다차베스가 마리아테기의 문구를 사용한 것은 전통을 깨는 것이었다수년 동안 이 문구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부분("모방이나 복제가 아니다")에 중점을 두고 사용됐지만차베스는 대중적이고 구성적인 행위로서 새로운 사회 관계의 건설에 초점을 맞춘 후자의 부분을 강조했다그는 옳았다사회주의가 민중의 혁신적인 창조물이 아니라면 무엇일까모방과 복제를 거부하는 것 이상으로차베스는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대중이 반복적인 실험(조사참여행동)에 참여하는,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한 집단적 노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마리아테기의 문구에서 앞부분을 선호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유럽 사회주의의 공식을 단순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표현되는 정치에 대한 거부로서첫 부분은 1990년대의 정신과 당시 사회 운동의 부상과 잘 맞아떨어진다현실 사회주의의 위기 이후그 10년을 지배한 무비멘티즘(movimientism, movement+Mentism으로 사회적 또는 정치적 운동을 강조하는 이념)은 일반적으로 정치 또는 정상적인 국가 정치에 대한 거부와 함께 진행되었다. 1990년대의 반정치적 시대정신은 나프타 무역 협정과 국가 정치를 모두 거부하며 권력을 잡지 않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치아파스(Chiapas, 멕시코 남부에 위치한 주)의 ()사파티스타((neo)Zapatista) 운동에서 분명하게 표현되었다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의 피케테로(piquetero,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선 실직 노동자)들은 정치인들에 대해 "¡Quese vayan todos!"("그들은 모두 물러가야 한다!")라고 말하곤 한다그러나 21세기에 들어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와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가 등장하면서 두 번째 역사적 시대가 열렸고 강조점이 바뀌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정치에 대한 거부와 거부(모방과 복제가 없는)를 기반으로 한 10년이 영웅적이고 창의적인 정치 건설의 두 번째 10년으로 이어진다는 대략적인 역사적 도식을 만들 수 있다이러한 변화를 해석하는 역사학적 관점은 다양하다명백한 대조를 고려할 때사파티스타와 차비스타(차베스 지지 세력)는 각각을 구성하는 무비멘티즘과 핑크 타이드(Pink Tide, 온건하고 민주적인 사회주의를 추구)처럼 단순한 반대 개념으로 간주되거나 차비스타 운동이 사파티스타의 순진한 무정부주의에 대한 현명한 수정으로 제시되기도 한다(나 역시 이러한 문제가 있는 이원론을 채택한 적이 있다). 그러나 보다 유용한 관점은 사파티스타와 차비스타를 라틴 아메리카에 뿌리 깊은 내생적 해방 전통의 두 가지 상호 보완적인 원칙즉 한편으로는 강요된 정치적사회적 관계를 거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관계를 창조하고 구성하려는 결의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마리아테기는 두 가지 원칙을 라틴 아메리카 사회주의 프로젝트에 부여하면서 두 가지 슬로건을 하나로 통합했다.

강요된 사회적정치적 관계에 대한 거부와 복종 거부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다이 원칙은 다양한 방식으로 식민지 질서에 맞서 싸운 원주민들의 행동에서 잘 드러난다다른 예로는 노예가 된 아프리카 후손들이 사파티스타처럼 식민지 또는 제국주의 질서를 거부하는 "이르 알 몬테(ir al monte, 산에 가다로 게릴라 운동을 위해 산으로 간다는 의미)"라는 수많은 게릴라 운동의 대담한 결단을 들 수 있다그러나 새로운 사회 관계의 집단적 구성은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원칙이다이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다양한 규모와 시대에 걸쳐 일어난 공동체와 국가를 만드는 행동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남미와 카리브해 전역에 퍼져 있는 마룬(Maroon), 팔렝케(Palenque), 킬롬보(Quilombo), 해적 공동체, 18세기 후반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안데스 코뮌들의 반세뇨리아 프로젝트(the anti-señorial project),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마르케탈리아의 공화국등 정착민의 식민지 진출에 맞서 저항적인 자치를 실천한 레퍼토리는 다양하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차베스와 모랄레스가 1999년과 2006년에 했던 헌법 제정 회의와 2009년 고인이 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지했던 공동체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정치적사회적 관계를 만들려는 시도를 분명히 볼 수 있다사실차베스의 정치는 일반적으로 비결정론적 유물론의 분명한 표현이었으며이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조건에 직면했을 때 사람들이 밑바닥에서부터 새롭고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함으로써 역사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에 기초했다차베스가 세계사회포럼의 중심 슬로건인 "더 나은 세상은 사회주의적일 때 가능하다"를 비틀어 수정한 것은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고 구성하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사실상 사파티스타가 마리아테기의 문구 중 첫 부분에 담긴 거부와 저항을 표현함으로써 역사를 만들었다면차베스는 두 번째 부분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영웅적이고 공동체적인 건설즉 새로운 것을 건설하겠다는 결의를 표현했다.

새로운 시대로 접어든 엘 마이잘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유명한 코뮌인 엘 마이잘(El Maizal, 베네수엘라의 공동체 농장)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앙헬 프라도(Angel Prado)가 카라카스의 집 근처 바에 내 동료인 시라 파스쿠알과 나를 초대했을 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그곳에서 그는 신경질적인 웃음과 함께 영웅적이지 않은 태도로 "덩샤오핑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프라도는 2023년 12월 초 어느 날 밤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다타이밍이 딱 맞았다지난 2년간 우리의 조사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공동체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엘 마이잘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다우리는 프라도가 시장이 된 후 거대한 옥수수 밭과 소와 버팔로 무리로 유명한 엘 마이잘이 2년 동안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마을에 흥미로운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던 우리는 그의 전화를 받고 반가웠다선선한 밤바람이 부는 테라스에서 프라도는 지난 2년 동안 엘 마이잘에서 정치적사회적으로 많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코뮌의 경제적 측면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세 번째 맥주를 마시며 그는 새로운 시도즉 '대안 공동체 경제'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엘 마이잘 X(@ComunaElMaizal)

프라도는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브라질의 무토지노동자운동(Landless Workers’ Movement, MST)을 모델로 한 협동조합 설립을 언급했지만이 새로운 형태에는 사유재산심지어 집단적 사유재산도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엘 마이잘에 여전히 존재하는 임금 관계를 종식시키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으며양돈행사 서비스체계적 가축 사육을 위한 시범 프로젝트에서 이 대안적 생산 형태를 구현하는 것을 구상했다프라도가 카라카스에 온 이유는 다음 날 브라질로 날아가 MST의 호세 데 카스트로 연구소(Josué de Castro Institute)에서 협동조합 경영 과정을 이수하는 엘 마이잘 청년들의 졸업식에 참석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이 5명의 청년들은 2주 후에 엘 마이잘로 돌아와서 코뮌이 새로운 건설즉 영웅적이고 대중적인 건설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로 결의했다프라도는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우리가 이러한 변화에 회의적일 것이라고 생각했고그도 마찬가지였다사실 우리는 엘 마이잘뿐만 아니라 스페인의 많은 공동체가 표면적으로는 경제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제안에 열린 자세로 임했다이 대표적인 코뮌에서 어떤 대안적인 공동체 경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몇 주 후크리스마스 전 주에 우리는 수도와 코뮌 사이에 있는 마른 땅과 낮은 산을 가로질러 엘 마이잘로 긴 여정을 떠났다.

크리스마스는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카리브해에 위치한 이 나라에서 크리스마스는 12월 말에 단 이틀만이 아니라 앞뒤로 이어져 한 달 이상 축제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12일에 3~4배를 곱해야 축제 기간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외국인이 베네수엘라의 크리스마스 축제특히 순록 모자산타클로스 인형플라스틱 상록수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보면 야구생일 파티미인대회와 함께 석유 회사가 가져온 제국주의 문화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그러나 네 가지 사례 모두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이러한 외국의 관습을 수용하여 기존의 전통에 맞게 변형하고 적응시켰다베네수엘라의 크리스마스 연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적 혼합주의의 특징뿐만 아니라일상에서 벗어나 축제를 즐기며 쉬는 것이다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시간을 직선적으로 흐르는 것으로 보는 것과 달리과거의 유럽과 아메리카 사회는 순환적이고 상징이 풍부한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식민지배자들의 단조로운 시계 시간에 맞서베네수엘라 사람들은 쉽게 굴복하지 않았다저항의 전략으로 크리스마스를 크게 부풀려 축하하며몇 주 동안 함께 할라카(hallaca, 베네수앨라 전통음식)를 먹고 연대하는 전통을 통해 풍부한 시간 경험을 되살렸다이 방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산타클로스가 아니라 아기 예수님이 직접 (도우미나 썰매 없이!) 기적적으로 모든 가정에 선물을 나눠준다하지만 12월 오후엘 마이잘 코뮌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의 마음속에 떠오른 것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벌어지는 보다 현실적인 형태의 분배였다이번 행사는 신생 단체인 커뮤널 서킷(Communal Circuit)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코뮌에 세 번째로 식량 가방을 배달하는 행사다처음부터 공동체 프로젝트의 열망이었던 커뮤널 서킷 시스템은 정상적인 시장 관계에서 벗어난 공동체들을 연결하려는 코뮌부의 대표적 노력이다베네수엘라 저지대의 뜨거운 태양 아래다양한 베네수엘라의 주요 농산물이 전시되어 있다체 게바라 코뮌의 카카오 파우더바리나스 주 공동 관리 리안데르 공장의 '티코포로옥수수 가루공동 생산한 카페 카데날 등이 포함되어 있다이러한 '헤초 엔 코무나식료품은 안데스 산맥에서 생산된 신선한 채소민간 생산자로부터 조달한 기름과 쌀과 함께 비축된다이 모든 작업은 엘 마이잘의 본관과 창고에서 이루어지며현재는 잘 익은 고추의 향기가 가득하다앞으로 며칠 동안 이 잡다한 물품들은 가방에 분류되어참여 공동체 주민들이 시중 가격의 절반 정도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엘 마이잘은 인프라 측면에서 가장 잘 갖춰진 코뮌 중 하나이며 중앙에 위치해 있어 코뮌의 지역 유통 허브로 선정되었다식료품을 가득 실은 거대한 벨로루시식 평상들이 하나씩 창고로 들어온다전국 각지에서 온 생산자들이 함께 와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인근 포르투게사 주에서 온 한 캄페시노는 카라오타 검은콩을 대량으로 싣고 왔다. "리오 아우로 코무나(Comuna Río Auro)"라고 적힌 깔끔한 포장지에 담긴 마른 콩은 아름다운 상태였고그가 휴대폰으로 보여준 잘 가꾸어진 밭의 사진이 없어도이 소중한 베네수엘라의 주식이 이렇게 많이 전시된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리오 아우로 코뮌은 꼼꼼하고 정직하게소규모 개인 생산자들이 리오 아우로 코뮌에 '아그리마도'(납품)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얼마 후바리나스의 리안데르 제분소가 주정부와 공동 관리하에 운영되고 있으며 가공하는 옥수수의 대부분을 개인 생산자로부터 구매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커피 역시 대부분 소규모 개인 생산자들로부터 구매하고 있는데이들은 정부의 커피 공급망에 참여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체 게바라 코뮌의 안데스 코뮌이 만든 초콜릿만이 완전한 공동체 프로젝트에서 공급되는 것 같다.

몇 주 전 카라카스에서 프라도가 베네수엘라의 주요 농촌 공동체가 생산에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한 것과 일치하게베네수엘라 공동체 경제 현황에 대한 이 우연한 창은 이러한 상황을 보여준다생산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느낌은 공동체의 지역 코디네이터인 요한데르 피네다의 말을 통해 더욱 확실해졌는데그는 이 직책을 통해 전국의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게 되었다창고 밖 작은 나무 그늘 아래에서 피네다는 안타깝게도 올해 전국의 모든 코뮌에서 옥수수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한다정부에서 제공한 씨앗이 늦게 배달된 데다 비올레라는 생소한 농작물 투입물까지 더해져 수확량의 90% 이상이 사라졌다고 한다엘 마이잘이나 바리나스의 공동체에서 얻을 수 있는 원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리안데르 옥수수 공장이 민간 부문으로 전환했다이 외에도 피네다는 교육부가 코뮌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공동 회로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고 단언한다한편으로는 시장 사무실이나 국영 공장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물품 조달과 유통을 위한 거래가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공동체는 최소한의 역할만 하거나 최악의 경우 장식적인 역할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공동 회로 시스템은 또한 공동체를 '공동 도시'로 묶는 초기 프로젝트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리더에 의지한 공동체의 침체

다음 날 우리는 코뮌의 생산량과 대안 공동체 경제를 위한 새로운 계획을 물었다우리는 엘 마이잘의 내부 역학 관계와 사회적 유대감의 변화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한 원인즉 현재 코뮌이 경제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집중했다전날 피네다가 설명한 물류 및 투입물 문제 외에도 코뮌의 생산량을 방해하는 것은 단순한 의지 부족과 관심 부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미국의 제재로 인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고된 코뮌 건설 작업으로 인한 피로감이 공동체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수도 있다사실상 경제적 문제로 드러나고 있는 문제는 정서적정치적 차원에서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예를 들어엘 마이잘은 항상 리더 중심의 공동체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을 리더에게 의지해왔다그러나 그 리더가 다른 문제로 바쁠 때가 많아서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시장실에 있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프라도의 통제하에 시 정부가 있다는 이점이 있음에도이는 여러 차원에서 코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그럼에도 우리 조사의 핵심 목표는 새로운 대안 공동체 경제에 대한 제안과 그것이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얻는 것이다.

늦은 아침코뮌 인근에서 가장 큰 마을인 사라레에서 호세 루이스 시폰테스(José Luis Sifontes)를 만났다시폰테스는 프라도의 좋은 친구이자 수년 동안 엘 마이잘에서 여러 역할을 맡아온 공동체의 간부다그는 대중 교육자로서의 오랜 경험과 혁명적 배경(젊은 니콜라스 마두로와 함께 1992년 11월 봉기에 참여)을 가진 이 코뮌의 중요한 자산이다사라레의 '글로리아 수르(Gloria Sur)' 주택 프로젝트에 있는 집 밖에 앉아 있는 그는 요즘 일부 사람들이 프라도가 시장은 잘하지만 공산주의자는 아니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시폰테스는 프라도가 베네수엘라 역사상 최고의 시장이라고 확신한다그는 도로를 수리하고가로등을 고치고위기와 팬데믹 동안 쌓인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병원을 가동하는 등 시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모두 해냈다그러나 엘 마이잘의 열성적인 공산당원들이 프라도의 선거 운동에 온몸과 마음을 바쳐 두 번이나 짧은 시간 안에 선거를 치렀을 때그들도 정말 그렇게 생각했을까? "프라도는 단순히 베네수엘라 최고의 시장으로만 기억되어야 할까?"라고 그는 우리에게 물었다.

동시에 시폰테스는 이곳의 간부였던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코뮌에서 멀어진 것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많은 사람들이 프라도 시정부 사무실로 들어왔다가 에어컨과 사무직고급 의복이 갖춰진 더 세련된 세계로 떠났다다른 사람들은 그냥 떠난 것 같다프라도가 발전시키고자 하는 '대안적 공동체 경제'에 대해 묻자시폰테스는 갑자기 과거의 인기 교육자로 변신한다내가 단어 하나하나를 적을 수 있도록 천천히 말하면서 그는 "일부 코뮌에 토지를 제공하고 생산적인 과정을 지원하는 코뮌과 관련된 대안적인 형태"라고 설명했다더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그는 엘 마이잘의 주요 옥수수 밭과 방목지 주변을 따라 지어질 작은 부지가 있는 집을 보여주며 코뮌과 인접 토지의 지도를 능숙하게 그렸다이 새로운 가족 생산 단위는 코뮌 가족에게 적절한 생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길 잃은 소가 엘 마이잘의 밭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고 건조한 달에 코뮌을 괴롭히는 초원 화재를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 소식을 듣고 놀랐다시폰테스의 명쾌한 설명에 감사하면서도 프라도가 말한 것과 비교하면 계획이 너무 야심 차게 보였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것은 첫 번째 놀라움에 불과했다오후에는 온실치즈 제조 시설축사 등 잘 사용되지 않는 생산 시설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대안 공동체 경제 계획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엘 마이잘의 일부 공동체는 엄격한 사회적 재산 체제 하에서 더 많은 공동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다른 사람들은 가족 생산 단위를 추가로 만드는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다또 다른 사람들은 공동 토지와 특정 프로젝트를 위한 생산 수단을 개인 또는 함께 사용하는 일종의 혼합 재산 계약에 대해 이야기했다각 대담자들은 온실행사 서비스양돈장체계적 가축 사육 등 제안된 시범 분야 중 하나 이상에 대안 모델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했다좀 더 지적이고 추상적인 설명으로현재 시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공동체원 라나 비엘마(Lana Vielma)는 이 모델이 이스트반 메사로스(István Mészáros)가 사회주의 전환을 내부에서 집을 재건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설명에 빗댔다. 비엘마는 "혁명적이고 사회주의적인 경제를 창출"하려면 공산당 간부들과 미래 세대 모두를 위해 지속 가능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대안적 공동체 경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듣고 나면 처음에는 명백한 합의가 없어서 당황하게 된다그러나 곧 대담자들의 급진적인 관점이 새로운 경제는 집단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따라서 그 매개변수는 미리 또는 위에서 결정할 수 없으며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도 있다사실 프라도가 의도적으로 '대안적 공동체 경제'라는 문구를 '공허한 기표'처럼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이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내용으로 그 제안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차베스가 1998년 볼리바리안 헌법을 제안했을 때그리고 반세기 후 '21세기 사회주의'를 제안했을 때 한 일이 바로 이런 방식이다그는 국민 전체가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러한 제안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초대했다. '대안적 공동체 경제'는 수수께끼라기보다는 백 개의 꽃을 피우고 백 개의 학파가 경쟁하는 문제이다그것은 우리의 다양한 필요와 욕구를 상상하고투영하고현재에 작은 구멍을 뚫어 상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초대장이다결국 프라도가 여기서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공동체의 사회적 관계를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는 광범위한 참여즉 차베스 자신의 말처럼 "대중의 영웅적 창조물"이 아니라면 의미가 거의 없을 것이다.

새로운 시도로 과오를 덮을 수 없다

나는 수년 동안 프라도와 차베스의, 스페인어로 도망치거나 앞으로 도주한다는 뜻의 '후이다 하시아 아델란테(huida hacia adelante, 새로운 프로젝트로 현재의 위기를 회피하는 것)'라는 관행이 유죄라고 생각했다사실 나는 혁명 과정에서 리더십의 한 형태로서 후이다 하시아 아델란테에 대한 전체 이론을 비밀리에 개발했다일련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이것은 도전에 직면하면 더 큰 전략적 정치적 목표를 급하게 추구해 미완성정체 또는 실패한 이니셔티브의 흔적을 남긴 채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가는 방식이다지금까지 해온 일의 문제점을 직시하기보다는즉 지금까지 해온 일에 매달리거나 심지어 돌아가서 일을 고치고 잘했는지 확인하는데 파우스트 도박꾼의 이중 또는 전무 정신으로 항상 정치적 판돈을 높이면서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간다레닌(V. I. Lenin)의 말처럼 "더 적을수록 좋다"가 아니라 "더 나쁠지라도 더 좋다"가 더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볼리바리안 프로세스의 변덕스러움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차베스가 수많은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 이런 방식을 사용했는지 안다보조금 지원 식량 배급을 예로 들어보자볼리바리안 혁명의 첫 번째 국가 식량 배급 프로젝트는 1999년 바르가스 비극(대규모 자연재해이후 군대에 의해 수행되었다이것이 너무 제한적인 것으로 판명되자 차베스는 콩파스타옥수수 가루우유설탕 등 보조금을 받는 제품을 판매하는 전국적인 상점들로 구성된 메르칼(MERCAL) 시스템을 만들었다메르칼 시스템은 반세기 동안 지속되었지만관료화와 부정부패로 인해 시들해졌다차베스는 2008년에 국영 석유 회사와 협력하여 완전히 새로운 유통 시스템인 베네수엘라 식품 생산 및 유통(PDVAL)을 개발했다푸에르토 카벨로에서 수천 개의 컨테이너가 썩은 채 방치된 스캔들로 말 그대로 내부부터 썩어가던 PDVAL은 2010년에 슈퍼마켓 체인인 아바스토스 비센테나리오를 통해 보조금을 받는 식품 유통에 뛰어들었다수년 동안 이러한 궤적을 지켜보면서 나는 항상 조잡한 도구적 합리성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이 모든 프로젝트가 기본적으로 같은 일을 하는데 왜 메르칼을 고치지 않는가왜 항상 새로운 기관을 만들고 나서 기존 기관을 개편하거나 없애지 않는 걸까미시온 크리스토(Misión Cristo, 빈곤 퇴치 프로그램)나 미시온 네그라 히폴리타(Misión Negra Hipólita, 무주택자 문제 해결)와 같은 차베스의 유명한 반정부 '미션'에 대한 접근 방식도 마찬가지다지금은 다른 포기된 프로젝트와 함께 거의 완전히 잊혀졌다.

거의 모든 면에서 차베스의 충실한 추종자인 프라도는 이런 행태가 낯설지 않았다예를 들어, 2015년 엘 마이잘 코뮌의 영토가 만들어지기 훨씬 전부터 프라도는 코뮌의 기존 경계를 벗어나 인근의 사용하지 않거나 덜 사용되는 농장을 과감하게 점령하여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움직였다프라도는 자신이 시작한 프로젝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다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그러나 프라도가 보여준 가장 인상적인 후이다 하시아 아델란테의 사례는 속도를 늦추고 마을을 정비하는 대신 시몬 플라나스 마을의 시장이 되기로 결정한 것이다사실코뮌의 생산물 대부분은 물론 생산 수단의 일부즉 돼지 농장 전체가 그의 시장 선거 자금 마련을 위해 희생되었다경제적 자본과 정치적 형태를 교환하는 최고의 사례로, 2021년 여름에 약 300마리의 돼지가 정치의 제단에서 도살되었고그 피는 이 떠오르는 베네수엘라 지도자의 전진을 돕기 위해 필요한 선거 자금으로 승화되었다시장 선거 운동의 일부였던 공동 간부들의 육체적정신적 피로와 같은 인적 비용은 말할 것도 없다.

혁명적 프로젝트에 오랫동안 참여할 때 가장 좋은 점은 자기 비판이 가능하다는 점이며자기 비판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원천은 물론 경험이다베네수엘라에서 수년 동안 공동체 건설에 참여하면서나는 한때 단순히 후이다 하시아 아델란테라고 믿었던 것이 상당 부분 반경제주의(anti-economism), 심지어 계산된 반경제주의의 한 형태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나는 수많은 맥락에서 베네수엘라의 혁명 문화가 일관되게 정치에 우선순위를 두고자본주의의 철칙과 창의성에 대한 구속을 포함한 고된 노동의 구속으로부터의 해방을 단지 지적인 목표로 미루는 것을 거부하는 문화를 목격해왔다대신 베네수엘라의 혁명가들은 인간이 '정치적 동물'이며혁명적 정치란 새로운 형태를 시도하고시험하고발명하고때로는 실패하면서 전진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없다도 이해한다나아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란 프롤레타리아 노동의 극복자본주의의 사슬을 벗어던지는 것거부하고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행사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새로운 삶의 옵션을 발명하는 것 외에는 무엇일까따라서 내가 생각했던 '앞으로 도망치는 것'은 어쩌면 기존의 질서에 머무르는 것과는 정반대일 수도 있다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역사철학 테제에서 나온 멋진 이미지를 빌리자면앞으로 도망친다는 것은 현재 속에 있는 미래의 구체적인 숨결즉 메시아가 통과하는 작은 통로다.

자본주의와 그 우울한 삶의 선택지를 포함하여 현재의 상황을 거부하고 부담스러운 구속을 버리려는 프라도의 거듭된 노력은 허름한 산비탈 커피 농장에서 태어난 소년을 변신하게 만들었다소년은 관료적인 차비스타 청년 간부의 역할을 수행하다가 뛰어난 공산주의자가 되었고가장 최근에는 시몬 플라나스의 성공적인 시장이 되었다이제 그 같은 추진력이 그를 "대안 공동체 경제"라는 새로운 실험과 새로운 발명으로 이끌고 있다시라와 나는 하루 종일 물어 마침내 이 난해한 공동체의 지도자를 추적했으며공동체의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에 위치한 그의 집을 찾아가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질문했다그는 아이디어의 기본 개요즉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코뮌의 사회주의적 생산과 개인의 책임을 결합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 속에서 나는 오래된 선입견을 버릴 수 있었다나는 현재 이 아이디어가 "사회주의적 해방을 향한 전진"의 중요한 새 장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가장 중요한 것은 프라도가 코뮌에서 가장 신뢰받는 간부 몇 명과 최근 브라질에서 돌아온 청년들이 참여하는 비공개 회의에 시라와 나를 초대해 대안 경제에 대한 계획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상상이 가득한 놀이에서 나오는 집단적 대안

칼 마르크스(Karl Marx)는 인간 활동 전반에 대해 성찰하는 드문 순간 중 하나에서 모든 건축가는 "현실에 건축물을 짓기 전에 상상 속에서 건축물을 세운다"고 말했다사실 투영상상꿈은 모두 인간의 특성이며다양한 종류의 놀이로 표현된다엘 마이잘의 '대안적 공동체 경제형태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는 집단적 비전을 놀이로 구현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참석자들은 연대국제주의자매애사랑형평성 등 사회주의적 가치를 표현하는 단어가 적힌 긴 종이를 받아 작은 화분 주위에 둥글게 모였다한 젊은 여성이 방 한가운데서 태아 자세로 웅크리고 있다가 부드러운 음악에 맞춰 천천히 일어났다그녀는 MST(무토지 농민 운동훈련을 받은 다른 청년들과 함께 방으로 들어와 마치 땅을 개간하는 것처럼 바닥 근처에서 마체테를 휘두르며 우리 앞을 빙빙 돈다그들은 "땅과 사람을 자유롭게!", "각자의 필요에 따라!" 같은 구호를 외치며 우리와 대화를 나눈다그런 다음그들은 우리가 원 밖으로 나와 사회주의 가치를 상징하는 종이 조각을 나뭇가지에 매달도록 했다우리는 한 명씩 앞으로 나와 그 단어를 큰 소리로 외친다나무가 사회주의 가치로 가득 채워지면우리는 다시 원형의 의자에 앉아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e)"을 포함한 일련의 혁명가를 부른다.

이 놀이가 끝나고 공식 회의가 시작된다그러나 이제 펼쳐지는 회의의 정신은 마치 주문이 걸린 것처럼 그 전의 상징적인 서문에 의해 형성되었다이미 집단 놀이 활동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실제로 브라질 혁명가들이 '미스티카'라고 부르는 이런 의식 행위의 요점은 우리가 놀고 극화함으로써 집단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이런 종류의 놀이 활동은 규칙에 따라 노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만든 규칙을 가지고 노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동시에 우리 자신즉 함께 있는 우리 자신을 만들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따라서 이러한 맥락에서 놀이 활동은 상상하고 발명하는 우리의 능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역할을 하며우리가 가진 원초적인 힘 중 하나인 새롭고 더 나은 사회를 포함한 사회적 형태를 집단적으로 창조하고 구성하는 힘을 상기시켜 준다햄릿에서 주인공은 '쥐덫'이라는 연극 속의 연극을 통해 왕의 가장 깊은 생각을 포착하지만놀이 활동은 우리가 공유하는 상상력을 '포착'할 수도 있다가장 일상적인 상황도 인간이 투영하고 상상할 수 있는 무대로 바꿀 수 있으며우리가 무언가를 만들기 전에 집단적으로 '마음속의 구조를 키우는역할을 한다.

12월 말 토요일 아침베네수엘라 내륙의 거의 잊혀진 작은 마콘도 같은 마을에서 바로 이런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그곳에는 전직 건설 노동자였던 메시아스(Mesías)라는 신임 시장아르헨티나 출신의 국제주의자 벨렌 베네가스(Belén Benegas), 온실 관리인 예포 페레즈(Yefo Pérez), 애국가 연주 시 주목받는 은퇴한 중년의 예비역시 정부에서 온 공부 잘하는 비엘마( Vielma), 그리고 브라질에서 반년 과정을 막 마친 다섯 명의 젊은이와 카라카스에서 온 두 명의 열렬한 동료 여행자가 모여 코뮌의 미래를 논의했다커피 보온병과 빌린 비디오 프로젝터로 무장한 이 다양한 그룹은 이제 위기에 처한 코뮌과 세계에서 새로운 생산 방식을 위한 근거와 규칙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시작했다엘 마이잘에서 시험하고 시도하고 나중에 다른 공동체에 모델로 제공될 '대안적 공동체 경제'에 대한 제안을 구상하고 내용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었다따라서 공유 건설이라는 제안은 사회주의가 전략적 목표였기 때문에 일종의 가설이자 공약이 될 수 있으며희망이었다.

프라도가 가장 먼저 발언한다그는 다소 장황한 소개를 하지만그의 주된 목적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바통을 넘기는 것이다그는 참석한 모든 사람들을 통합하고 인정하는 방법으로 방에 있는 각 사람에 대해 언급하며 그들이 무엇을 해왔고 왜 투쟁에 덜 참여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종종 매우 복잡한 삶의 환경책임감경제적 필요성 등이 그들을 멀어지게 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그는 새해 전날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 상황은 엘 마이잘이 많은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실제로 대부분의 생산 부서에서 심각한 침체와 포기가 일어나고 있다그가 잠정적으로 "대안 공동체 경제"라고 명명한 새로운 프로젝트는 본질적으로 코뮌의 생산을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이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쿠바와 바스크그리고 MST와 콜롬비아 반군의 캠파미엔토 등 다른 곳에서의 협동조합주의와 공동 생산의 성공 사례를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프라도는 다음 연사로 넘어가기 전에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엘 마이잘 코뮌원이 MST 학교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이제는 전체 그룹이 함께 갔기 때문에 집단으로서 코뮌에 필요한 것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프라도는 "우리는 코뮌으로서 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적인 방법을 통해 혁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MST 교육을 받은 코뮌의 젊은이들이 발언할 차례다미스티카 극장을 배경으로 다섯 명이 지난 몇 주 동안 "대안 공동체 경제"에 대해 집단 브레인스토밍한 결과를 보여주는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앞에서 연설했다이들은 차례로 우리 앞에 서서 일련의 슬라이드를 통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설명했다첫 번째 슬라이드에는 사회주의적 가치가 여러 가지 색상의 시각적 시로 표현된 워드 클라우드가 표시된다다음으로 돼지 사육행사 서비스소의 체계적 사육 등 다양한 시범 프로젝트가 생산자 협의회궁극적으로는 코뮌의 의회와 총회에서 어떻게 통제되어야 하는지를 조직도를 통해 보여줬다행정회계후속 조치조달을 전담하는 위원회와 전담 인력이 있어야 했다경제적 잉여는 다른 슬라이드에서 생산 수단과 물질적 투입을 회복한 후 각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잉여의 10%를 코뮌에 환원하는 방법을 설명헸다또한 정기적인 회계 처리생산 계획 수립 및 발표마지막으로 모든 사회 생산 단위 내에서 역할 순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표하는 형식도 정중하게 돌아가며막힐 때 서로를 돕기 위해 나서는 5명의 젊은 연사들은 개인으로서그리고 단단한 팀워크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말뿐 아니라 몸소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직장에서의 역할 교대 문제는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사이며그들은 이 문제를 여러 번 다시 언급했다프라도는 젊은이들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을 맡는 것을 꺼리는 것을 감지하고 개입할 기회를 잡았거 "여러분 모두 사무실에 틀어박혀 아무도 돼지를 청소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해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킨 프라도는 잘라내야 할 주요 고르디우스의 매듭(매우 풀기 어려운 문제)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개발해야 할 것은 사회적 재산 기업처럼 여전히 공동 재산의 체제 아래 있지만 가족 생산 단위와 같은 개인 그룹에 부분적으로 사용권 또는 상품으로 넘겨지는 생산 모델이다혼합 시스템에서 보다 개인적으로 통제되는 이 부분은 동기 부여와 책임감을 키울 수 있는 장을 제공할 것이다나중에는 이러한 소규모 프로젝트에서 형성된 추진력을 바탕으로 나머지 코뮌의 생산에 피기백(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더 쉽게 일을 수행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프라도가 분위기를 만들자 베네가스는 "가족생산자그리고 코뮌의 은행을 위해 경제적 안정의 조건을 창출하는 새로운 작업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토론에 뛰어들었다프라도도 이에 동의했다핵심은 새로운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는 방법즉 개인이나 소그룹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생산에 연결하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내어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면서도 공동체의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프라도는 각 시범 프로젝트가 생산뿐만 아니라 정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코뮌의 확립된 상징과 교육페미니즘국제주의를 강조하는 담론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또한 시범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갈등 해결 문제를 돕기 위해 모바일 컨설턴트 팀을 개발할 필요성도 언급했다프라도는 이 모든 것을 달성하는 데 2년밖에 남지 않았으며시 정부에서 교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회의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시라와 나는 카라카스로 향하는 차가 도착했음을 알게 되었다우리는 떠나기 직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토론에 대해 간단한 격려의 말을 건넸다먼 길을 돌아오는 동안 나는 이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프라도베네가스그리고 청년들의 기준즉 한편으로는 개인의 동기 부여를 위한 공간과 다른 한편으로는 공동선의 실현을 결합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는 시스템을 발명하는 것이 가능할까여기서 두 가지를 결합해야 하는 것은 아담 스미스의 신비화된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공동의 손이 작업을 담당하기 때문에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런 다음 선례가 있다회의가 사바나 알타 마을 근처에서 열리고 있었다이곳은 약 15년 전소수의 공동체 창립 멤버들이 토지 탈취를 계획하기 위해 '전투 스테이션'을 설치하여 이후 10년 동안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위한 프로젝트의 기반을 마련한 곳이기 때문에 엘 마이잘의 공동체에게는 상징성이 가득한 곳이다사실그들이 찾고 있는 공식은 사회적 대안이 거의 없는 자본주의 사막에서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바스크 마을안데스 아일러스네팔 벼농사 공동체 등 다양한 곳에서 공동 생산에서 공평성을 달성하고 노동력을 조정하기 위한 복잡하지만 기능적인 시스템이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과거는 미래를 만드는 힘

여기서 제안하는 새로운 사회경제적 시스템은 재건이 가능하고 현실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본질적으로 식민지 사회과학이 부과한 편협한 경제적 결정론과 목적론적 단계주의(기성 권력이 '메시아'를 막기 위해 사회적 가능성의 수천 개의 작은 문을 닫는다고 생각)에서 벗어난 인간 활동의 다선형 과정은 무수한 의식적 혁신과 재구성 행위로 가득 차 있다우리 반구에서는 기원전 천 년대에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과 마야 문명에서 일어난 극적인 변화의 이면에 비교적 최근에 영국보다 더 넓은 영토에 평화를 가져온 북미의 이로쿼이(Iroquois, 하우데노사우니연맹이 형성된 것처럼 의도적인 집단적 결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사회주의 건설 프로젝트와 더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지난 75년 동안 중국 혁명을 상징하는 '덩샤오핑의 순간'과 금세기 들어 그 뒤를 잇고 있는 '시진핑의 수정'을 포함하여 반복되는 재건의 물결일 것이다아프리카계 시마론(cimarron)과 원주민이 힘을 합쳐 정착민-식민지 세력에 저항하면서 새로운 정치적경제적 공동체 관계를 의식적으로 구축한 엘 마이잘 코뮌 주변 산악 지역의 역사적 선례는 말할 것도 없다제대로 보면 과거는 인간 집단이 스스로를 만들고 재구성할 수 있는 심오한 힘을 보여주는 팔림프세스트(palimpsest, 고대 문서나 두루마리에서 원래의 글을 지운 후 다시 그 위에 새로운 글을 쓴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가가는 카라카스의 하늘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미 화려한 불꽃놀이로 물들고 있었다가장 현대적인 도시도 변화와 새로운 것혁명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음을 상기시키는 예측 불가능성과 놀라움의 축제다베네수엘라 노동계급이 사랑하는 이 명절 불꽃놀이는 현대 건축과 도시 계획의 무자비함에 맞서 독창적인 자유와 과잉이 맞서는 연례 의식의 일환이며수천 개의 병 로켓폭죽바람개비가 예측 불가능한 (클리나멘처럼방향을 바꾸며 자본주의 근대성의 진부한 정체에 맞서 싸우는 놀이의 한판 승부를 펼치는 것이다곧 도시 전체가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희망을 축하하는 빛의 향연으로 물들 것이다어쩌면 우리가 떠난 회의에서 '새로운 대안 공동체 경제'의 최종 형태는 우리에게 드러나지 않은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그래서 우리는 아직 열려 있는 문틈을 통해 코뮌들의 공동 작업이 아직 탄생하지 않은 ''의 잔상같은 것이다우리의 사회적 유대를 구성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지속적인 가능성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그런 일이 가능할지 궁금하다면그 대답은 분명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출처The Dream of a Thing: Refounding the Economy of a Venezuelan Commune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크리스 길버트(Chris Gilbert)는 베네수엘라 볼리바리아나 대학교의 정치학 교수이자 ‘코뮌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공동체 운동과 사회주의 프로젝트(Monthly Review Press, 2023)’의 저자이다. 그는 마르크스주의 교육 텔레비전 프로그램이자 팟캐스트인 Escuela de Cuadros의 제작자이자 공동 진행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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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공동체 코뮌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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