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Joe Biden)이 연임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지만 민주당은 그를 대체하기 위한 민주적 절차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7월 8일 MSNBC의 ‘Morning Joe’에 출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에 있었던 토론회에서 재앙적인 성적표를 받은 이후 자신에게 사퇴를 요구해 온 민주당 내 '엘리트'들을 맹렬히 비난했다. 바이든은 인기를 다시 얻기 위해 소수의 엘리트 기부자들에게만 전화 통화로 질문을 받기로 했다.

스크랜턴(Scranton) 출신으로 암트랙(Amtrak, 뉴욕 구간 기차)을 타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바이든은 오랫동안 기업과 월스트리트와의 친분 때문에 이미지가 늘 모순적이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모순된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이번에 벌어진 바이든 사태에서는,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소수의 기부자, 인플루언서, 유명인, 수백만 달러를 가진 정치인들로 이루어진 소수의 엘리트가 민주적 과정과는 상관없이 정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든은 2021년 10월 이후로 공개 타운홀에서 유권자들의 질문을 받은 적이 없다. 대통령으로서 그는 인터뷰나 기자회견 등 대본에 없거나 비판적인 상호작용을 피했다. 지난 4월, 뉴욕타임스 편집위원회는 바이든에게 재선 도전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성명에서는 그가 대통령 임기 내내 "독립 언론인의 질문을 적극적으로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뻔뻔하게 기준을 바꾸며, 다양한 선거운동원들이 조잡한 기자회견을 큰 승리로 여기는 이유는 바이든이 뒤늦게 몇 가지 대본에 없는 질문을 받으며 간신히 일관성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선거운동 웹사이트에는 아직 어떤 종류의 정책 페이지도 없다. 단지 '이슈' 섹션(대부분 과거 입법 업적과 반 트럼프 메시지에 전념하고 있다)이 있을 뿐이다. 바이든은 해안의 개인 저택과 영지에서 열리는 호화로운 모금 행사를 위한 일정에는 참여하지만, 거의 1년 동안 자신의 내각과의 전체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바이든은 자신의 선거운동이 예비 선거에서 합법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형식적인 예비 선거였다고 반박했다. 위스콘신과 노스캐롤라이나 같은 주에서는 바이든의 몇 안 되는 경쟁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고, 플로리다에서는 예비 선거가 아예 취소되었다.

한편,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바이든이 재선 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부터 1차 토론회를 완전히 없애버렸고, 현직 대통령이 공개 토론회에서 자신의 기록을 방어해야 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미국인들은 텔레프롬프터(teleprompter) 없이 연설하는 일이 거의 없고, 언론인보다 호화로운 모금 행사에서 기부자들에게 더 잘 보이려 하며, 재선되면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표를 구하는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 후보가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이 오랫동안 뚜렷하게 나타난 사람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조 바이든이 '엘리트'의 적이라면, 도널드 트럼프를 블루칼라 노동자의 아들이라고 부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대통령의 우스꽝스러운 프레임에는 한 가지 진실이 있다. 지난해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원 다수를 포함한 대부분의 미국인이 바이든의 나이를 우려하며 2024년 대선 출마를 반대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 기부자들과 민주당 권력 중개인들이 그의 편에 서 있는 한, 이 엘리트들이 1년이 넘는 여론 조사와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원하는 바를 단 며칠 만에 뒤집을 수 있었다.

2주 전 바이든의 토론 대참사 이후 처음으로 그가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진지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같은 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비밀스럽게 양가적인 지지 성명과 더 많은 구체적인 성명을 통해 그를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자금 모금 활동을 주도했던 백만장자와 억만장자들의 기부금은 빠르게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뉴욕타임스에 실린 논평만큼 바이든에 대한 반발을 일으킨 것은 없다.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가 바이든에게 경선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하는 기고문을 발표했다. 이 기고문이 발표된 후, 클루니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사전에 대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과 그의 캠페인 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을 몰아내려는 노력을 비밀리에 조율하고 있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소수의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들 사이의 음모와 개인적인 분노가 어떻게 그리고 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의 정치적 사건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지 사람들이 의문을 가져야 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다. 이것은 바이든 시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민주당을 완전히 정복한 부의 썩고 고립된 정당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분명한 이유로 모든 주류 정치인들은 빌 클린턴(Bill Clinton) 시대부터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점점 더 우세해진 본능인 부유층의 기부와 유명하고 잘 연결된 사람들의 지지를 오랫동안 요청해 왔다. 오바마 시대에는 부유층과 유명 인사의 기부가 사실상 당의 공식적인 교리로 격상되었다. 이러한 스타일은 힐러리 로댐 클린턴(Hillary Rodham Clinton)이 2016년 백악관 선거 캠페인에서 명성을 공공연히 추구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힐러리의 캠페인은 조직적인 자금과 함께 유권자들에게 실체 없는 정책을 제공했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버니 샌더스에게 두 번의 강력한 도전을 받은 2016년 이후, 민주당 엘리트들은 고액 기부자들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대중의 정치 및 선거 과정 참여를 제한하려는 욕심을 드러냈다.

조 바이든의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당혹스럽게도 명확히 드러난 것처럼, 민주당 내부의 권력은 초부유층 기부자, 유명 인사, 수백만 명의 정치인들로 구성된 느슨한 네트워크에 의해 주로 통제되고 있다. 이들은 의미 있는 민주적 압력으로부터 자신들을 성공적으로 격리시켰다.

현재 많은 유력 민주당원들이 선거 자금을 모으기 위해 세련된 모금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정치가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사람들만의 독점적인 영역처럼 보이게 한다. 평범한 진보주의자나 활동가에게는 유명인, 인포테인먼트, 정치 팬 문화 대신, 감동적인 개인적 이야기가 있는 후보, 당파적인 클릭 미끼, 친구 및 가족과 함께 듣고 공유할 수 있는 팀 블루(Team Blue, 민주당 지지자)의 착한 사람들에 대한 팟캐스트가 제공된다.

지난 10여 년 동안의 정치 사건을 보면, 모든 선거를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중요한 국민투표로 간주하는 자유주의 엘리트들이 사실은 그들이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는 민주주의를 깊이 경멸하고 두려워한다는 결론을 피하기 어렵다. 바이든이 형편없는 토론 연설을 하기 전까지, 당의 많은 사람들은 그의 역사적으로 약한 캠페인을 지지하려고 했다. 한 명의 유명 모금가가 쓴 기고문이 조 바이든 후보의 생존 가능성에 압도적인 여론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낡은 민주당 기계의 진정한 작동 원리와 우리를 이 지경까지 만든 금권 정치 문화의 문제를 잘 보여준다.

[출처] The Democratic Party Is to Blame for the Biden Problem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루크 새비지(Luke Savage)는 자코뱅(Jacobin)의 칼럼니스트이다. 그는 <더 데드 센터: 역사의 종언 이후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The Dead Center: Reflections on Liberalism and Democracy After the End of History)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