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뒤에 숨겨진 인간의 노동

우리는 지금 소위 인공지능(AI)으로 촉발된 또 다른 기술 거품 속에 깊이 빠져 있다하지만 이 인공지능이라는 것은 사실 대부분 인공적이지도지능적이지도 않다그렇다면 AI와 다른 형태의 '스마트기술은 일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나는 기술과 직장에 관한 두 권의 신간 도서 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크레이그 젠트(Craig Gent)는 ⟪사이버보스알고리즘 관리의 부상과 직장 통제를 위한 새로운 투쟁(Cyberboss: The Rise of Algorithmic Management and the New Struggle for Control at Work)⟫의 저자로이는 노동자를 채용하고 해고하며 업무를 지시하는 알고리즘 관리 시스템을 노동자의 관점에서 심층 분석한 책이다. (참고로나도 이 책에 추천사를 제공했고 젠트와 함께 팟캐스트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 제임스 멀둔(James Muldoon)은 캘럼 캔트(Callum Cant)와 마크 그레이엄(Mark Graham)과 공동으로 ⟪기계 먹여 살리기: AI를 움직이는 숨겨진 인간 노동(Feeding the Machine: The Hidden Human Labor Powering AI)⟫을 집필했으며이 책은 우간다의 데이터 주석가아이슬란드의 데이터 센터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탈리스트까지 아우르는 AI 공급망을 다룬다.

우리는 기술 인프라에 영향을 미친 식민지적 역사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날마다 사용하는 저항의 방식그리고 노동조합이 직장 내 기술 관련 협상에서 자주 본질을 놓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출처: Unsplash, Nguyen Dang Hoang Nhu

사라 재피(SJ): 먼저두 분이 본인과 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면 좋겠다어떻게 이 책을 쓰게 되었나?

크레이그 젠트(CG): 나는 스스로를 연구자이자 작가편집자로 묘사할 수 있을 것 같다최근까지 에서 11년 동안 활동했으며책 ⟪Cyberboss⟫의 저자다특정 세대의 많은 활동가들처럼나 역시 노동 조직과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정치적 형태 간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알고리즘 관리가 빠르게 긱 경제(gig economy)의 경계를 넘어 다른 형태의 노동보다 전통적인 노동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책에서는 주로 물류형 노동에 초점을 맞추었다이 이유는 알고리즘이 조직 형태로서 절정에 달하는 것을 나타낼 뿐 아니라기술뿐만 아니라 계약과 같은 요소들도 포함하여 노동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리의 불안이 교차하는 지점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제임스 멀둔(JM): 나는 에식스 대학교 경영대학의 부교수로주요 기술 기업들로부터 아웃소싱된 데이터 주석 작업이 이루어지는 동아프리카 연구 현장에서 현장 조사를 한 후 이 책을 쓰기로 했다우리는 디지털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플랫폼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FairWork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곳에 방문했다.

우리는 동아프리카케냐와 우간다에 있는 새로운 회사에 방문했는데그곳 데이터 주석 센터의 노동 환경이 너무나 참혹하고 디지털 작업장과 다름없을 정도라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건 모두가 들어야 할 이야기다"라고 생각했다사람들은 기술 제품특히 인공지능이 가능해지기까지의 공급망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우리는 인공지능 뒤에 숨겨진 인간 노동을 보여주고특히 이러한 제품을 만드는 노동자들의 관점에서 그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했다.

SJ: 기술을 마치 피할 수 없는 것인간 진화의 산물처럼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기술은 우리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다가오는 것이라는 식이다하지만 두 사람의 책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러한 서사를 뒤흔든다노동자이자 노동자 권리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서소위 AI와 알고리즘 관리우리보다 더 똑똑하다고 일컬어지는 이 스마트 컴퓨터들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

JM: 실리콘밸리 경영진들은 AI를 마치 마법처럼 보이게 하려 한다꿈을 실현시켜 주고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며창의성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기계로 묘사하고 싶어 한다우리가 책에서 취한 시각과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AI를 오히려 '추출 기계'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점이다.

이 말의 의미는, AI의 산출물을 볼 때 그것을 매우 정교한 과정의 결과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여기에는 원자재노동그리고 우리의 집단적 지성이 추출되어 재포장된 후 이익을 위해 판매되는 과정이 포함된다.

AI가 요구하는 다양한 투입 요소를 생각해 보면환경 영향전기와 물겉보기에는 자동화된 설계를 만드는 데 실제로 필요한 방대한 양의 인간 노동수작업창의성기사그림음악 등 모든 인간의 창조적 노동이 포함된다이런 것들은 모두 아주 원초적인 추출 과정인데여기서 공공 자원들이 종종 무료로보상이나 동의 없이 가져가진다이를 통해 기업은 노동자와 사용자에 대한 통제력을 더 강화하며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창출하도록 설계된다.

CG: 안타깝게도 노동운동 역시 때로는 기술 발전을 이러한 객관적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최근 몇 년간선의로 출발했으나 불평등한 노동을 설명할 수 있는 코드를 일부 분리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세운 경우도 있었다내가 책에서 시도하는 것그리고 ⟪기계 먹여 살리기⟫가 아주 잘 해낸 부분은 기술을 가능하게 만드는 노동의 연결 고리를 살펴보는 것이다.

SJ: 제임스당신은 실제로 이런 끔찍한 아웃소싱 공장들을 방문해 보았는데자본이 이들의 존재를 숨기려는 이유에 대해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무엇을 배웠나?

JM: 첫째로빅 테크가 숨기고 싶어 하는 유해 콘텐츠 요소가 있다소셜 네트워크나 대형 언어 모델과 같은 것들에서는 사람들이 끔찍한 장면이나 영상이미지텍스트를 검토하고 조정해야 한다소셜 미디어나 챗봇 같은 기술 제품에서 이러한 인터넷의 끔찍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요구되는 콘텐츠 조정그리고 어느 정도는 데이터 주석 산업 전체가 존재한다.

기술 산업의 모토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러한 작업을 미디어 보도가 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 다른 국가에 물리적으로 아웃소싱하고또한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낸다는 점에서이 방식은 그들의 목적을 충족시켜 준다.

SJ: 이 대목에서 엘린 보리스(Eileen Boris)의 가사 노동과 가정 돌봄에 대한 연구가 떠오른다그는 친밀함과 '더러움'이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기 때문에 숨겨지고 매우 저임금으로 처리되며그 일을 그런 것과 연관되는 사람들에게 아웃소싱한다고 말한다.

기술이 편견이 없다는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있다특히 관리 의사 결정에 대해 생각할 때크레이그당신이 쓴 글이 떠오른다. “노동자들은 예측 불가하고오류가 있으며협력적이고 창의적이며게으르기도 하고 협력적일 때도 비협력적일 때도 있다한마디로그들은 자유롭다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자율성에 의해 돈을 벌기 위한 정밀하게 조정된 계산에 불확실성을 도입하는 것이다.”

CG: 비즈니스 대시보드를 판매하는 회사 광고가 떠오른다그 광고는 데이터는 거짓말하지 않으며직장에서 데이터를 그래픽으로 시각화하면 갈등과 의견 충돌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눈앞에 수치가 있으면 논쟁할 여지가 줄어든다는 식이었다.

내가 만난 노동자들에게는 목표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불분명했다흔한 패턴은 노동자들이 관리자에 의해 시스템을 신뢰하도록 강요받는 것이었는데마치 노동자와 심지어 인간 관리자도 때때로 틀릴 수 있지만 시스템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식이었다.

JM: 알고리즘으로 결정된 결정의 핵심 질문은 그것이 누구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가이다알고리즘은 어떻게 설계되었고어떤 권력 구조를 지지하는가객관적으로 보이고 중립성을 지닌 것처럼 느껴지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겠지만알고리즘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 특정한 사람들에 의해 설계된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알고리즘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세상에 배치된다어떤 것이 특정 시점에 특정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드러내면그러한 권력 관계가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SJ: 두 사람의 책 모두 미래지향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기술의 오랜 역사를 다룬다노동 통제시간 및 동작 연구뿐 아니라식민지 지리와 탈산업화 이후 저렴한 땅을 활용해 구식 식민지 권력의 경로를 따르는 창고와 첨단 기업해저 케이블의 방식까지 포함된다.

이 모든 것이 나로 하여금 먼 거리에서 식민지를 지배하는 데 사용되었던 해저 케이블을 떠올리게 했다알고리즘이 우버 기사나 딜리버루 라이더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방식 말이다이 역사와 이 최신 기술들이 오래된 권력과 지배의 구조에서 온 것임을 주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JM: ⟪기계 먹여 살리기⟫의 주요 논점 중 하나는 명백한 식민지 시절에 작동하던 권력 구조가 오늘날 기술이 개발되는 방식에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이는 여러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가장 명확한 예 중 하나는 국제적인 노동 분업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특정한 인체에 맞다고 여겨진 노동이 부유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제외되고과거에 식민지 경험이 있어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나라들발전이 더딘 역사를 겪으며 빈곤과 부패가 만연하고 기회가 적은다시 말해 더 나은 기회가 없는 인구에게 아웃소싱된다.

단일 기업의 구조를 살펴보아도 실리콘밸리나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상층부가 있고미국 전역에 마케팅과 IT 인력으로 구성된 중간 관리층이 있지만회사의 수익을 창출하는 모든 실질적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임시 계약직불안정한 형태의 노동엄격한 노동 규율 아래 있는 경우가 많았다그리고 이 모든 작업은 필리핀인도케냐 같은 국가로 아웃소싱되었는데이들 국가는 종종 미국과 영국과의 식민지 역사를 공유하며첨단 기술이 생산되는 방식에서 이러한 식민지 역사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SJ: 크레이그당신 책에서 1950년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디트로이트 협정'이라고 알려진 계약을 협상하기 전에 월터 루터가 사이버네틱 혁명과 다가오는 기술에 대해 경고를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경고를 받았고 왜 반대로 행동했는지 설명해줄 수 있는가?

CG: 이 이야기는 미디어 연구 학자인 닉 다이어-위더포드에게서 처음 들었다. 1949년쯤, '사이버네틱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노버트 위너가 당시 전미자동차노조의 수장이었던 월터 루터에게 편지를 보내사이버네틱 기술을 노조의 주요 이슈로 삼거나 그 기술의 억제를 위해 운동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루터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대신 '디트로이트 협정'을 협상했다처음에는 '빅 쓰리중 한 자동차 제조사와 맺은 협정이었으나 점차 확대되었다. UAW의 영향력은 노동운동 전반에 기준을 세웠고임금과 노동 조건에 관한 주요 문제들을 해결했지만노동 과정 자체에 개입할 수 있는 노조의 권리를 포기하고 회사의 경영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명시되었다.

이러한 기준은 전 세계 노동운동에 의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왔다여전히 노조들이 오늘날 우리가 우려하는 여러 노동 형태가 직장에서 기술의 도입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실제 전략이나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한때 많은 노조가 노동자 통제나 산업의 자율적 관리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곤 했고이는 비현실적인 이상이 아니었다그러나 그 이후로 건강과 안전 같은 문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 되었다.

SJ: 두 분이 다루고 있는 기술은 종종 노동자를 대체하기보다는 노동 강도를 높이는 데 사용된다내가 항상 기억하는 데이터는로봇이 있는 아마존 창고의 부상률이 로봇이 없는 창고보다 높다는 점이다최근 책에서 내가 말한 것 중 하나는자본주의는 우리를 로봇으로 대체하든지 아니면 단순히 우리가 더 로봇처럼 행동하게 만드는지에는 상관없다는 것이다두 분 모두 이 점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주었으면 한다.

CG: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자동화에 대한 불안감은 이미 수년간 존재해 왔다이는 최소한 1970년대어쩌면 그 이전부터 되풀이되어 온 오래된 담론이다나는 인간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고 유지 관리가 어려운 로봇을 만드는 것보다 더 저렴하고 쉽다고 생각한다물론 로봇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이 기술들은 더 저렴하게 착취할 수 있는 인간에게 적용될 수 있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 중 하나는 기술이 직장에서 사회적 관계를 무너뜨리고노동자가 작업 공간 내에서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을 재구성하는 방식이다이는 정치적 조직의 기본 전제 조건들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기술이 노동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하지만노동 시간 동안 가능한 한 최대한의 노동을 강요받는 변화가 인간적 관점에서 보아도 좋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더욱이이 기술들은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위해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SJ: 요즘특히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의 책 이후로 감시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흔해졌지만두 사람의 책에서는 자본주의가 본래 직장과 더 넓은 세계에서 감시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CG: 그 책이 유용하게 다룬 부분 중 하나는 자동화와 주보프가 말하는 '정보화(informating)'를 구분하는 점이다정보화는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데이터가 생성되는 과정을 말하는데이는 근본적으로 테일러주의 패러다임에서 이루어진다.

JM: 나는 감시 자본주의라는 개념의 문제점이 감시 그 자체가 아니라 자본주의에 있다고 생각해 왔다주보프의 논지는 더 건강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자본주의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애플을 모범적인 기술 기업으로 제시하며소비자 피드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훌륭한 소비자 제품을 만든다고 본다내가 이 틀에서 문제라고 보는 부분은자본주의 자체에 내재된 추출과 노동 및 환경 착취의 경향이 최근의 변형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SJ: 애플 기기를 사용자로서 생각할 때그 기기가 얼마나 훌륭한지에 집중하고동시에 폭스콘 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입장을 놓치게 되면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놓치는 셈이다폭스콘 공장에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작업 환경 때문에 자살 방지망이 설치되어 있다.

두 분의 책이 명확히 드러내는 것 중 하나는이른바 '클라우드'라고 불리는 무게 없는 기술이 실제로는 매우 물질적이라는 점이다최근 <타임스>에 AI가 얼마나 많은 물을 사용하는지를 다룬 기사가 실렸다이 기술의 공급망에는 실제로 큰 취약점이 있다허리케인 헬렌이 북캐롤라이나 서부를 강타하며 스프루스 파인이라는 마을을 휩쓸었는데이곳은 반도체 칩 제조에 사용되는 고순도 석영 모래의 공급지다. '클라우드'라는 표현은 이 기술이 얼마나 물리적이며많은 에너지와 물그리고 인간 노동을 필요로 하는 시스템 위에 구축되어 있는지를 가린다.

JM: 2018년과 2019년경모든 기술 회사들이 기후에 대해 대대적으로 이야기하며, 2019년에 많은 회사들이 탄소 중립 또는 탄소 네거티브를 약속했다그러나 지난 5년간의 실제 상황은 완전히 반대였으며구글의 배출량은 5년간 50% 증가했고마이크로소프트는 30% 증가했다.

이 모든 것이 AI의 전력 및 물 소비가 극심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다. AI 작업을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들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며, AI 산업이 몇 년 내에 네덜란드 규모의 국가만큼의 에너지를 소비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일랜드에서는 데이터 센터가 국가 전체 전력의 약 4분의 1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이는 이미 불안정하고 고갈된 지구에 엄청난 부담을 주며샘 알트만 같은 기술 경영진이 7조 달러 규모의 핵융합 발전소를 세우겠다는 터무니없는 발상을 통해 AI의 에너지 소비 문제에서 주의를 돌리려는 모습이 보인다.

AI 옹호자들은 기업 차원에서 효율성을 높여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사람들이 난방과 냉방 기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리라 말한다하지만 그러한 절감 효과의 대부분은 AI의 높은 에너지 집약도로 인해 완전히 상쇄될 것이다정확한 수치는 여전히 논의 중이며 과대 혹은 과소 추정이 있을 수 있지만인터넷구글 검색소셜 미디어 저장과 같은 기존 작업 부하에 비해 AI의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분명하다.

CG: 나는 이 문제를 거의 미시적 수준에서 바라보고 있다여기에는 여러 요소가 포함되는데특히 웨어러블 기술과 손에 들고 사용하는 스캔 건이 주요한 예다스캔 건은 작업 지시를 내리며 동시에 작업자를 추적모니터링하고궁극적으로 그들의 고용 미래를 결정할 계산의 자료가 된다.

이러한 유통 센터와 창고에서는 계산이 작업자들을 공간적으로 배치해 작업을 조직한다이상적으로는예를 들어 아마존의 픽 타워에서 알고리즘이 작업자들을 통로에서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배치하여 생산이 지연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동시에 작업장이 매우 고립된 공간이 되도록 만들어 직장 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최소화하고이는 조직화의 전제 조건을 약화시킨다.

많은 픽커들의 경우선반에 가득 쌓인 물건들 사이에서 일하기 때문에 주위에 사람을 볼 수 없다어느 방향을 바라봐도 수 미터 동안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SJ: 그럼 이제 마무리하기 전에 잠시 다룰 주제로 자연스럽게 넘어가 보자저항에 관한 이야기다일상적으로 앱 안에서 벌어지는 저강도 또는 중간 수준의 저항부터 시작해 보자크레이그당신은 책에서 노동자들이 알고리즘 상사에게 맞서기 위해 고안한 재미있는 방법들을 다룬 바 있다.

CG: 책에서는 더 조직된 행동과 사람들이 알고리즘을 우회하거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교섭하려는 여러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더 조직된 예로는 '슬로우다운행동이 있다여기서 노동자들은 파견 노동자들로정규직의 70% 임금을 받고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들은 모여서 작업 속도를 70%로 맞추기로 결정한다그들은 매일 작업을 하고 나면다음 날 아침에 전날 생산성 점수에 따라 해당 근무가 확정되었는지 취소되었는지 알려주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이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속도가 몸에 어떤 느낌인지 잘 알게 된다그래서 그들은 70%를 목표로 작업하고이는 데이터에서도 입증된다는 것을 확인한다.

또한 노동자들이 휴식을 얻기 위해 고안한 여러 전술도 탐구했다이 일은 상당히 강도 높게 지속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휴식 자체가 목표가 된다예를 들어장비를 조작해 생산성 점수에 영향을 주지 않고 로그아웃되도록 하거나잠시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게 해주는 코드를 서로 공유하거나몰래 관리자 컴퓨터에 로그인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등의 방식이 있다.

이러한 기술을 논할 때 중요한 정치적 포인트는노동자들의 자율성이 그저 피할 수 없는 기술 발전이 남긴 잔여물이 아니라기술 권력의 실행 과정에서 실제로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JM: 디지털 노동 아웃소싱 센터의 경우대부분의 노동자가 단기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들이 받는 작업이 세계 어느 곳으로도 이전될 수 있다는 사실이자본과 노동 간의 전통적인 투쟁에서 협상력을 거의 주지 않는다기술 회사들은 공급망에 약간의 혼란이 발생하거나 저항의 조짐이 보이면 주저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센터를 옮기거나 계약을 다른 나라로 이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이런 상황은 중간 관리자들에게 노동자를 통제하도록 압박을 가하며이는 종종 노동자 복지라는 명목으로 이루어진다.

SJ: 제임스책에서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저항의 두 가지 형태를 흐름 차단과 경고 울리기로 설명하고 있다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각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간단히 설명해 주고 예시를 들어줄 수 있는가?

JM: ‘흐름 차단은 노동자들이 AI 공급망의 필수적인 통과 지점에 위치했을 때 주로 사용된 전술이었다이는 특정 제품이나 작업장을 모니터링해야 하며, 5초 또는 10초 내에 특정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노동자들을 의미한다예를 들어앱에 로그인하려는 사람들의 신원을 수동으로 확인하는 노동자들이 있을 수 있다이 과정이 자동화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실제로 앱이 신원 확인이나 얼굴 인식에 문제가 있을 때는 노동자가 개입해야 한다이런 유형의 노동자들은 흐름을 차단할 수 있다그들은 기본적으로 파업에 돌입하거나 노동조합의 전통적인 전술을 사용해 기술 기업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야만 하게끔 압박을 가하고이를 통해 공급망 전반의 노동 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

두 번째 전술은 윤리적 투쟁에서 더 분명히 나타났다이는 반드시 일상적인 작업 조건과 관련된 것은 아니며기술 기업들이 계약하는 방식과 비즈니스 관행에 최소 기준을 요구하는 차원의 것이다예를 들어이스라엘이 아마존 데이터 센터와 같은 기술 제품을 통해 부당한 전쟁을 수행하는 데 기술 기업들이 사용되는 방식을 차단하려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위한 기술 반대(No Tech for Apartheid)’ 운동이 있다이 운동은 이스라엘이 전쟁 수행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면서 기술 노동자와 기술 기업들이 연루되는 형태의 공모를 조명하려 한다.

SJ: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과 자동화에 맞선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적어도 최근 몇 년간 노동조합들이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다루어 왔는데할리우드 작가 파업의 중요한 점과 대형 언어 모델에 대한 승리에서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CG: WGA(미국 작가 조합)가 AI와 관련해 내세운 요구는 기본적으로 억제라는 가장 단순한 형태로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어떤 면에서는 이 업계에서 대형 언어 모델이 건강 및 안전에 대한 위험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이런 요구에 몰린 셈이었다더 큰 투명성이나 설명 가능성이 이를 더 공정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흔히 듣는 말 중 하나는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이 기술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다그러나 AI와 시나리오 작업의 맥락에서는 스튜디오와 작가 간의 기존 임금 격차가 이를 무너뜨린다이로 인해 WGA는 많은 다른 노동조합들보다 몇 발 앞서 나갈 수 있었다또한 WGA가 이 부분에서 승리했으며물론 제한된 시간 동안의 합의이고 일종의 집행 유예일 수도 있지만우리가 원하는 위치에서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앞으로의 변화는 상대가 아닌 우리 쪽에 유리한 위치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출처] The Hidden Human Labor Behind AI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사라 재피(Sarah Jaffe)는 뉴올리언스와 길 위에서 생활하는 작가이자 기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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