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 “노조 집단가입 시작”…“나쁜 계약 철회할 때까지 투쟁”

HD현대중공업 직접고용 이주노동자들이 임금 삭감과 성과차등임금제를 담은 새 근로계약 철회를 요구하며 노동조합 집단가입에 나섰다. 노동계는 이번 집단가입이 조선업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회사의 교섭과 차별 시정을 촉구했다.

출처: 금속노조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와 전국금속노동조합,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현중지부 사내하청지회, 울산이주민센터는 14일 울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의 역사적인 노동조합 집단가입이 시작됐다""회사는 부당한 근로계약을 철회하고 이주노동자 차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부터 직접고용 E-7-3 비자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기본급을 17~20만 원 삭감하고, 인사평가에 따라 기본급과 월 상여금을 차등 인상하며, 저성과자는 계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새 근로계약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노동계는 재계약 거부와 본국 송환을 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계약 체결이 강요됐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지금까지 직접고용 이주노동자 1600여 명 가운데 320여 명이 '강압에 의한 근로계약서 서명 사실 확인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확인서에는 관리자들이 재계약 불가와 다른 회사 취업이 어렵다고 압박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동계는 한 달 넘게 이어진 투쟁으로 일부 성과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 새 계약 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식비 공제를 중단하고, 20231월 이후 공제한 식비를 반환하며, 인사평가와 무관한 성과금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는 원래 시행됐어야 할 조치일 뿐이라며 "기본급 삭감을 정당화할 수 없고, 직접고용 이주노동자에게도 협력업체 노동자 수준의 성과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은 노동조합 가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 이후 현재까지 200여 명의 이주노동자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에 집단가입했다. 노동계는 이를 "침묵을 강요받던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의 주체로 나선 역사적인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투쟁에는 국제사회도 연대를 표명했다. 국제노총(ITUC)은 공식 성명을 통해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이주노동자는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공정한 계약, 차별받지 않을 권리, 자유로운 직장 이동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이번 사태가 이주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생산직 이주노동자에게 성과차등임금제가 도입되면 향후 정주노동자에게도 확대될 수 있다며, 이주노동자 차별은 전체 노동조건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HD현대중공업에 부당한 근로계약 철회와 이주노동자가 가입한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교섭, 차별 없는 임금·복지·인사제도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에는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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