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채권시장이 결정하는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수십조 달러 규모의 고정금리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률은 올라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은 거대한 미국 국채시장이다. 동시에 2026년 여름 ‘차이나 쇼크 2.0’을 둘러싼 논의는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와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에 다시 주목하게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여전히 미국이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세계를 구성하는 구조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민간 금융 주체가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위험도 훨씬 커졌다.
과거에는 이 두 적자가 자금조달 메커니즘을 통해 직접 연결돼 있었다. 중국과 같은 수출국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축적한 무역흑자를 정부 외환보유액 운용기관이 미국 국채에 재투자했다. 이른바 ‘브레턴우즈 2.0(Bretton Woods 2.0)’의 자금 환류 구조였다. 그러나 이제 두 적자의 관계는 더 이상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아누샤 차리(Anusha Chari)와 잔 마리아 밀레시페레티(Gian Maria Milesi-Ferretti)가 최근 발표한 논문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두 사람이 분석했듯이 브레턴우즈 2.0 체제 아래 외환보유액 축적이 활발했던 2000~2009년에는 미국 국채 순발행 물량 가운데 매우 큰 비중을 외국 정부의 외환보유액 운용기관이 매입했다. ‘쌍둥이 적자’ 모델이 실제로 작동했던 것이다.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쌍둥이 적자 모델은 점차 새로운 체제로 대체됐다.
2010년대에는 금융위기 이후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미국 국채 발행이 빠른 속도로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 정부도 외환보유액을 어느 정도 계속 늘렸다. 그러나 신규 국채를 소화하는 역할은 점차 외국 민간투자자와 미국 국내 민간투자자가 맡기 시작했다. 이 자료는 미국 민간투자자가 보유 자산을 케이맨제도로 이전한 경우까지 감안해 조정했다.
2020년 이후 전례 없는 규모의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이 이어지면서 2000년대에 일반적이었던 정부 차원의 외환보유액 축적은 거의 완전히 중단됐다. 대신 미국과 외국의 민간투자자가 새로 발행한 미국 국채를 흡수했다.
트레이시 앨러웨이(Tracy Alloway)도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를 통해 같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외국 정부의 외환보유액을 나타내는 짙은 청록색 선은 2008~2009년경 40%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한다. 외국 민간 보유분을 나타내는 옅은 파란색 선은 외국 정부 보유분을 추월했다. 이제 가장 큰 매수자는 미국 국내 민간투자자다.

중국은 여전히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환율에도 개입하고 있지만, 이제 이런 정책은 과거처럼 미국 국채를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로 매입하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도 달러 자산을 매입해 미국의 무역적자에 자금을 공급하는 외국 투자자는 누구인가? 무엇이 이들을 끌어들이는가? 그리고 외국과 미국의 민간투자자를 모두 미국 국채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은 무엇인가? 간단히 답하면 이제 미국 국채시장으로 자금을 끌어들이는 동력은 환율을 조정하거나 수출 지향적 산업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아니라 수익 추구다.
미국 금융시장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게 만들면서 전 세계 투자자를 거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게 끌어들였다. 주식시장이 그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다. 차리 등의 자료가 보여주듯 미국이 특히 유로지역, 앵글로권, 아시아 선진국에 지고 있는 양자 금융부채 가운데 상당 부분은 포트폴리오 주식투자와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차지한다. 반면 중국에 대한 양자 금융부채에서는 포트폴리오 채권, 즉 2000년대에 축적한 미국 국채 보유분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2010년대 이후 중국은 세계경제에 대해 보유한 막대한 채권을 미국 이외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으로 전환해왔다.

그러나 미국 국채 역시 투자자를 끌어들인다. 무엇보다 미국 국채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을 이용하면 다양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이후 외국 보유자 가운데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을 가장 크게 늘린 곳은 유로지역과 영국 같은 주요 글로벌 금융 중심지, 그리고 케이맨제도다.

케이맨제도가 중요한 이유는 상당수 헤지펀드가 이곳을 역외 거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이후 헤지펀드는 미국 국채 수요를 떠받치는 핵심 주체로 부상했다.
헤지펀드의 미국 국채 보유 확대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즉 국채 매입을 축소하기 시작한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했다. 헤지펀드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20년 초 정점을 찍었다. 이 구조는 작동하는 동안에는 별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새로운 요인을 낳았다. 헤지펀드는 수익률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레버리지를 활용해 거래한다.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이들은 포지션을 청산할 수밖에 없다. 2020년 봄 이러한 위험이 뼈아프게 드러났다. 팬데믹이 시장을 뒤흔들자 헤지펀드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매도했고, 2020년 3월 국채시장은 공황에 빠졌다. 바로 앞선 차트북에서 다룬 위기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필립 J. 모닌(Phillip J. Monin)이 최근 발표한 연구는 헤지펀드의 미국 국채 투자 규모를 보여준다.
주: 자료는 2025년 9월까지의 월별 데이터다. 현물 및 파생상품 익스포저는 Banegas et al.(2021)의 방법에 따라 추정했다. 미국 국채시장 거래량에는 현물 증권과 국채 연계 파생상품을 포함한다. 출처: SEC Form PF, 저자 분석.
2023년까지 헤지펀드의 활동은 비교적 부진했다. 그러나 연준이 통화정책을 상당히 긴축하자 헤지펀드의 미국 국채 매입이 급증했다. 미국 국채 발행 잔액 자체가 수조 달러 증가했는데도 전체 국채시장에서 헤지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두 배로 늘었다. 뉴욕 연은 연구는 이렇게 밝혔다. “현재 헤지펀드가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뮤추얼펀드와 미국 인가 예금취급기관의 보유 규모를 넘어섰다.”

2020년에 이미 확인했듯 헤지펀드의 수요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으며, 이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 세계에서 가장 깊고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조차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헤지펀드의 익스포저가 이렇게 쌓이는 상황은 우려스럽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헤지펀드가 자체적으로 막대한 신규 자금을 축적해 미국 국채 익스포저를 늘린 것이 아니라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는 사실이다. 금융연구국(Office of Financial Research·OFR)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주로 환매조건부채권(repo) 거래와 프라임브로커리지 차입에 의존한다. 2025년 헤지펀드의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통한 차입은 154%, 프라임브로커리지 차입은 83% 증가했다.”
주: 자료는 2025년 6월 기준이다. QHF만 반영했다. 출처: OFR Hedge Fund Monitor, Office of Financial Research.
뉴욕 연은 연구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이러한 확대 규모는 놀라울 정도다. 2023년 초 이후 헤지펀드의 미국 국채 총 익스포저와 레포 차입 규모, 미국 국채시장의 월간 거래량이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더욱이 헤지펀드의 미국 국채 거래는 갈수록 소수 펀드에 집중됐다. 미국 국채 총 익스포저를 기준으로 상위 50개 펀드가 전체의 약 90%를 차지했으며, 이는 2023년 초 84%에서 상승한 수치다.
뉴욕 연은은 헤지펀드가 활용하는 거래 유형을 세분해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25년 9월 기준 2조 4,000억 달러에 이르는 롱 포지션 가운데 고레버리지 차익거래 전략인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와 스왑 스프레드 차익거래(swap spread arbitrage)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나머지 익스포저는 수익률곡선 거래, 담보로 제공하지 않은 현금성 국채 보유, 단순 롱 투자 등에 분산돼 있다.

요컨대 앞선 차트북에서 내가 주장했듯 2020년 3월의 충격은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려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2020년 위기 당시 미국 국채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베이시스 트레이드 포지션의 대규모 청산이었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오늘날 이 위험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을 당시보다 훨씬 커졌다.

“2025년 9월 전체 베이시스 트레이드 규모는 약 8,300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2020년 초 기록한 정점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최근 헤지펀드의 베이시스 트레이드 포지션은 민간이 보유한 전체 미국 국채 잔액의 시장가치 기준 3.5%를 차지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2020년 초 기록한 이전 최고치인 2.5%보다 40% 증가한 수준이다.”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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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