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달릴수록 더 번다”…라이더 산재 부추기는 플랫폼 구조

배달 라이더의 잇따른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낮은 배달료와 플랫폼 알고리즘이 만든 과속·장시간 노동 구조를 규제하고, 라이더에게 최저보수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공운수노조와 라이더유니온지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은 16일 국회에서 배달라이더 산재예방과 최저보수제를 위한 플랫폼 기업의 책임 토론회를 열고 배달 노동자의 산업재해 원인과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산재 예방과 중대재해 조사, 최저보수제 도입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퀵서비스업 산업재해자는 20214,602명에서 20257,278명으로 1.6배 늘었다. 2025년 퀵서비스·배달 라이더 산재 사망자는 40명에 달했다. 노동계는 낮은 기본 운임과 배달 건수·콜 수락률에 따라 보상을 늘리는 미션·등급제, 악천후 프로모션 등이 라이더를 장시간 노동과 위험 운전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자는 플랫폼의 배차 알고리즘과 보상체계 자체를 산업재해 위험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더가 정해진 시간 안에 배달을 마쳐야 다음 주문을 받을 수 있고, 미션이나 등급 유지를 위해 일정 건수 이상의 주문을 처리해야 하는 구조가 위험 운전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에 플랫폼 기업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확대하고 알고리즘을 산업안전 관점에서 평가·규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세상 자료사진

배달 라이더 사망사고가 정부의 중대재해 조사에서 사실상 빠져 있는 문제도 제기됐다. 박다혜 법률사무소 고른 변호사는 배달 라이더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지와 관계없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에 해당하며, 업무 중 사망사고는 중대재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법만으로도 정부가 사고 원인을 조사할 수 있고, 플랫폼 사업자 역시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산재 예방을 위해 최저보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토교통부의 2025년 생활물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 노동자는 월평균 24.5, 하루 평균 10.6시간 일했고, 하루 평균 42.7건을 배달하며 109.9㎞를 이동했다. 월평균 노동시간은 약 260시간에 달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장은 김용진 조합원의 죽음은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낮은 보수를 등급과 프로모션으로 메워야 했던 구조가 만든 결과라며 배달노동자에게 최저보수제를 도입하고, 그 산정 과정에 라이더가 참여하도록 하며, 플랫폼의 책임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배달 사고를 라이더 개인의 교통법규 위반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배차 방식과 보수 수준, 인센티브와 페널티 등 플랫폼의 업무 설계가 위험을 어떻게 높이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9일 플랫폼 노동자 최저보수 적용을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최저보수제 도입과 알고리즘 규제, 중대재해 조사 확대 등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이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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