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립학교가 학교운영위원회 교원위원 선임 과정에서 최고 득표자를 줄줄이 떨어뜨린 것으로 지난 8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교조 등은 “초등학교 반장 선거만도 못한 일이고 사학의 황당한 행태”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직원 선거가 반장 선거보다 못하네
서울 양천고는 지난 3월 19일 교직원 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교원위원 투표를 진행했다. 하 아무개 교사가 22표로 1등을 차지했고, 2, 3, 4등을 한 교사들의 득표수는 각각 17, 13, 5표였다.
그런데 며칠 후 이 학교 박 아무개 교장은 교원위원으로 1등을 차지한 하 교사를 뺀 나머지 세 교사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당연히 학교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학교 김 아무개 교사는 “이럴려면 왜 선거를 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교육청의 다음과 같은 답변은 더 기가 막혔다.
“귀교의 학교운영위원회 규정(비밀투표 뒤 2배수로 추천해 학교장이 임명)에 의거 적법하게 선출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선거를 치른 서울 충암고도 최다득표자인 민 아무개 교사를 떨어뜨렸다. 민 교사는 전체 득표수 111표 가운데 38표를 얻었다.
이밖에도 서울 ㄷ여고와 또 다른 ㄷ고, ㅈ고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다 득표를 얻고도 떨어진 교사들의 공통점은 모두 전교조 소속 교사라는 것. 이에 대해 조연희 전교조 사립위원장은 “사립학교가 뭐 그렇게 감출 것이 많은지 학생들 보기에 비교육적이고 부끄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김 아무개 충암고 교장은 “전교조 교사이기 때문에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 교원위원을 하지 않은 사람 위주로 뽑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 교육감 “학운위 대표성 강조”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일부 사립학교에서 교원위원 선거를 놓고 뒷말이 잇따르자 난색을 표했다.
전택수 학교운영지원과 장학관은 “1등을 하고도 떨어진 교사들은 상당히 억울할 것”이라면서도 “공립과 달리 사립학교는 사학정관에 따라 교원위원들을 뽑도록 했기 때문에 법을 고치기 전에는 특별히 지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3월 학부모에게 보낸 서신에서 “학교운영위원회가 교육 발전에 더욱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대표성이 인정될 수 있도록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구성·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