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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구온난화 특집을 실은 한겨레 기사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다.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것이 습관처럼 배어있어, 휘발유값 인상소식에 인상을 쓰며 하루를 시작하던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 나부터 환경을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환경을 위해 사는 삶을 찾아야 한다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런 고민으로 한 해의 계획을 세웠는데 일주일에 사흘 이상은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자는 약속을 만들었다. 아직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하다는 것을 핑계로 삼아 자전거를 썩혀두기가 벌써 세 달. 계획을 세워놓고 작심삼일이 아니라 세 달이 지났으니 이를 어쩌랴….
학교에서 집까지 편도 6키로 남짓한 거리. 자동차로 20분, 버스를 이용하면 50분, 자전거를 타면 50분.
드디어 기회가 왔다. 청주의 명승인 무심천에 벚꽃이 핀 것이다.
아주 작은 바퀴의 자전거를 기운차게 들고 집문을 나선다.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원흥이 방죽 오르막길을 오르니 수곡동까지 이어지는 내리막이 시원하다. 수곡동 법원 앞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서, 서원대 후문 골목길을 으럇샤사.. 드디어 무심천에 다다랐다. 벚꽃 하늘을 그림삼아서 달린다. 시원한 바람 또한 예술이다. 활짝 펴 꽃잎을 날리는 나무도 있지만 아직도 꽃을 피우지 못한 나무도 드문드문 보인다. 아마도 벚꽃에도 젊음과 늙음이 있나보다. 효성병원 앞에 펼쳐져 있는 절정의 꽃사태 밑을 지날 때 행복한 출근길에 취해 잠시 움직이던 자전거를 멈추고 하늘을 본다. 어제 저녁 꽃놀이로 북적거리던 번잡함을 뒤로 하고, 아침 들머리 사이좋아 보이는 할머니 두 분은 오래된 허리를 벤치에 기대 쉬시고, 저멀리 몇사람 지나가는 한적함. 바로 어제 효성병원 앞 사거리를 자동차를 타고 지날때 신호의 파란불을 기대하고, 주황색 불에 본능적으로 액셀을 깊게 밟아 속도를 올리고, 빨간색 불에 얼굴을 찡그리는 나는… 지금 없다. 파란, 주황, 빨강 깜빡거리는 신호에 깜빡거리는 나를 되돌아본다. 하얀 눈꽃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보며….
나는 오늘 가장 행복한 출근을 한 대한민국 C급 교사다.
학교에 와서 행복했던 아침시간을 떠올리면서 아이들에게 환경의 소중함과, 작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소중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작은 약속들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지만, 실천한 뒤의 기쁨은 몇 배가 됨을 다시 가슴에 새겨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