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에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12일 서울고법은 아산공장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현대차는 불법파견임을 인정하고 2년 이상 근무자들은 정규직화시키라는 판결을 재확인했다.
지난 7월22일 최병승 조합원에 대한 불법파견 정규직화 판결에 이어 법원의 불법파견 판정기준을 한번 더 명확히 한 판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제외를 주장했던 서브라인도 불법파견이며 2년 이상 근속자에 대한 고용의제 조항의 위헌법률제정신청도 기각댕했다. 회사의 주장은 법원에서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억지라는 것만 검증되었다.
이제 회사가 바랄 수 있는 것은 노동부의 실태조사 결과뿐이다. 그러나 2004년 9월에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던 노동부가 5년 동안 그대로 컨베이어가 돌아가는 현대차 작업현장이 있는 한 합법도급이라고 번복할 수 없다.
현재 현대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대법원 파기환송심을 최대한 연기시키는 시간 끌기와 현대차비정규직지회를 자극, 불법파업을 유도해 고소고발, 체포영장과 구속, 손해배상, 징계해고라는 사법부의 칼을 빌려 대법원 최종심 이전에 비정규직 투쟁을 무력화시키는 방법뿐이다.
우려가 시트1부에서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조합원 가입률이 90%에 이르는 동성기업을 폐업시키는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 노조 탈퇴 설득 논리에서 바지사장들은 7월22일 이전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계약해지 당할 수 있다고 했기에 그 시범사례가 동성기업이며, 동성기업 사장은 폐업의 사유를 개인사정이라고 말하고 있기에 더욱 의심스럽다.
울산공장도 아닌 효문공단의 시트1부 비정규직지회 활동의 고립이라는 약점을 최대한 반영해 불법투쟁을 유도하여 초기에 투쟁을 무력화시키고 보수적 언론을 동원해 여론 악화를 꾀하는 기획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회사는 이마저 실패할 것이다. 첫째,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정규직이 되고자 하는 열망과 투쟁 의지가 그리 호락호락 꺾이지 않을만큼 결연하다. 둘째, 현대차의 비정규직 차별과 착취가 부당하다는 것은 집집이 절반이 비정규직이고 자녀가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야 하는 걸 아는 국민의 여론이 이미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편이고 국민 대다수가 현대차가 부당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회사가 마지막으로 믿는 정규직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반대여론 조성 유인물 발행, 비정규직 집회와 파업투쟁에서 정규직노동자와 갈등과 폭력을 유발하겠지만 불법경영을 바로잡겠다는데 부당한 회사 편에 서서 싸울 정규직노동자는 없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비정규직 착취하고 중소기업 갈취하고 차값 인상으로 국민에게 고통주는 기업경영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불법경영, 착취경영을 선진기업이라고 세상을 속일 수 없다.
8200명의 비정규직노동자를 정규직화시키는 데 고작 2500억~3000억원의 추가 소요경비에 "경쟁력을 상실하고 회사가 망한다"라는 무능력한 논리는 3~5조원이 소요되는 현대건설 인수에 나서며 대의명분은 모두 사라졌다. 오히려 신차 발표 시기마다 몇십만원~수백만원의 차값을 인상하면서도 유독 불법적인 비정규직을 합법적으로 정규직화시키는 데 인색하다는 걸 온 국민과 고객들이 다 알고 있기에 여론전은 현대차 편만은 아닐 것이다.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있다. 도둑이 매를 들고 주인을 때린다는 말로 해석한다. 지금 시트사업부에서 정리해고 당하고도 폭행과 경찰연행을 당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이 그 심정일 것이다. 불법파견은 현대차가 저지르고 8200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차별과 착취를 당한 노예노동의 대가를 불법이라는 멍에와 폭력 행사로 잠재울 수 있다는 망상은 접어야 한다. 당장 시트공장의 관리자들과 폭력경찰을 철수시키고 불법파견을 해결할 방안을 찾는 교섭에 나서는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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