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은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친위쿠데타가 일어난 일이기도 하지만 UN이 정한 세계장애인의날이기도 하다. 평년보다 다소 밋밋했다는 총화를 마치고 국회의사당역 노숙농성 밤 계엄령 속보를 들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빨리 어수선하고 위험한 국회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고, 뉴스 속보 외 어떤 정보도 없이 하나둘 모여드는 시민들과 국회 앞 시간을 보내고, 계엄해제 결의안 상정을 단체관람했다. 계엄령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전장연은 즉시 집회를 중단하고 해산했어야 했다.
2024년 세계장애인의날은 전장연 지하철투쟁이 만3년 되는 날이기도 하다. 2021년 12월에 시작된 출근길 지하철투쟁은 갈라치기·혐오정치의 대상이 되었다. “문재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왜 윤석열 때 투쟁을 하냐”, “출근길 시민의 발목을 잡는 비문명적 투쟁”이란 비난을 받았다. 한편으로 지하철 투쟁은 많은 시민들에게 장애인의 투쟁이 잘 알려지게 된 계기도 되었다. 윤석열씨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에도 지하철투쟁을 계속 한 전장연은 국민의힘 시민사회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를 통해 우리나라 3대 폭력단체로 지명되었다.
참세상
전장연은 성난 시민들을 국회에서 다시 만났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만난 성난 시민과 달리 응원봉을 들고 국회를 찾은 성난 시민들은 여전히 투쟁 중인 전장연에게 폭발적인 응원을 보냈다. 줄을 서서 시민권 열차에 탑승하겠다는 서명을 하는 시민들을 만나 가슴이 벅찼다. 이 서명 꼭 해보고 싶었다던 지역에서 올라온 시민, 가는 길을 되돌아와 간식을 전해주고 가는 시민, 핸드폰 충전하고 고맙다며 후원을 하고 시민, 탄핵 손피켓을 달라는 시민, 다양한 시민들을 만났다. 무엇보다 정치에서 멀어지거나 나와 동떨어진 문제로 생각했던 시민들을 광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전장연의 탄핵 구호는 다른 단체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윤석열 탄핵! 오세훈 OUT! 윤석열의 탄핵과 구속, 처벌 뿐 아니라 그 이후에 이어질 대선을 염려할 수밖에 없다. 지하철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 3년간 오세훈 서울시장의 구조적이고 치밀한 탄압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중증장애인 노동자 400명을 해고하고, 탈시설하여 지역에서 살겠다는 장애인의 목소리를 왜곡하던 오세훈 서울시장, 국민의힘을 그대로 둘 수 없다. 탄핵 이전에도 이후에도 전장연은 광장에서 장애인권리를 알리는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이 가지고 광장에 나갈 것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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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흐름을 만드는 공동대응 네트워크(가)에서 제휴 받은 기사입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