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로벌 탄소 예산' 집계, 화석연료 탄소 배출량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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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해마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엄중한 현실은 오늘(현지기준 13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국제 기후 회의 COP29에서 세계 지도자들에게 제시될 것이다.

최신 연례 점검 결과에 따르면, 세계는 2024년 화석연료에서 374억 톤의 CO₂를 배출하며 새로운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0.8% 증가한 수치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의 도입이 22개국에서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화석연료 사용의 지속적인 세계적 증가를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2023년에는 자연 시스템이 과거만큼 CO₂를 포획하고 저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후도 나타났다. 인류가 산림 파괴를 해결하고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CO₂ 증가 속도를 늦추고는 있지만, 전 세계 배출량이 즉각적으로 정점을 찍고, 이를 감소하기 위한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

글로벌 탄소 예산(Global Carbon Budget)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대기에서 제거하는 탄소의 원천과 흡수원을 매년 전 지구 규모로 집계한다. 

여기에는 화석연료 연소나 시멘트 생산과 같은 인간 활동에서 비롯된 인위적 원천뿐 아니라 산불과 같은 자연적 원천도 포함한다.

CO₂ 흡수원에 대해서는 이산화탄소가 대기에서 제거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려한다. 여기에는 식물이 성장하면서 CO₂를 사용하는 과정과 바다가 CO₂를 흡수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이들 중 일부는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일부는 인간 활동에 의해 적극적으로 촉진되고 있다.

매년 이러한 모든 가용 데이터들을 탄소의 원천과 흡수원 측면에서 종합하는 것은 86개의 연구 기관이 참여하는 방대한 국제적 노력이며, 여기에는 호주의 CSIRO(호주 연방 과학 산업 연구 기구)도 포함된다. 우리는 연말까지 남은 월별 데이터를 보완하기 위해 컴퓨터 모델과 통계적 접근법도 사용한다.

화석연료 배출 증가

올해 화석연료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 증가의 주요 원인은 석탄보다는 화석 가스와 석유에서 비롯되었다.

화석 가스의 탄소 배출은 2.4% 증가하여, COVID 팬데믹 이전에 관찰되었던 강력한 장기 성장률로 돌아섰다. 가스 배출은 대부분의 대형 국가에서 증가했으나, 유럽 연합에서는 감소했다.

석유의 탄소 배출은 전체적으로 0.9% 증가했으며, 이는 국제 항공과 인도에서의 배출 증가에 의해 주도되었다.

국제 항공 여행의 반등으로 인해 2024년 항공 부문의 탄소 배출이 13.5% 증가했지만, 이는 여전히 COVID 이전인 2019년 수준보다 3.5% 낮다.

한편, 미국과 중국에서 석유 배출은 감소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증가에 힘입어 석유 배출이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도 있다.

석탄의 탄소 배출은 0.2% 증가했으며, 인도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고, 중국에서는 소폭 증가했으며, 미국에서는 중간 정도로 감소했고, 유럽 연합에서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에서 석탄 사용은 현재 1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은 2024년에 마지막 석탄 발전소를 폐쇄했으며, 이는 첫 발전소가 가동된 지 142년 만의 일이다. 석탄을 대체하는 풍력 에너지의 강력한 성장으로, 영국의 CO₂ 배출량은 1990년 이후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토지 이용의 변화

탄소 배출은 토지 개간과 토지 황폐화에서도 발생한다. 하지만 나무를 심으면 일부 CO₂를 다시 흡수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토지에서의 원천과 흡수원을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간(2014–2023)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한 전 세계 순 CO₂ 배출량은 연평균 41억 톤으로 집계되었다. 올해는 아마존에서의 가뭄과 화재로 인해 평균보다 약간 높은 42억 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양은 인간 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배출의 약 10%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화석연료에서 비롯된다.

중요한 점은 화석연료 배출과 토지 이용 변화 배출을 합한 총 탄소 배출량이 지난 10년 동안 대부분 정체 상태를 유지했으나, 2024년에는 사상 최고치인 약 410억 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2014–2023년의 정체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2%의 총 배출량 증가율을 보인 10년간의 유의미한 성장 이후에 나타난 것이다. 이는 인류가 산림 파괴 문제를 해결하고 화석 CO₂ 배출 증가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전 세계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더 많은 국가가 배출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경제가 성장하면서도 화석 CO₂ 배출이 감소한 국가는 22개국에 달한다. 이들 국가는 주로 유럽 연합 국가들이며, 미국도 포함된다. 이들은 지난 10년(2014–2023) 동안 전 세계 화석 CO₂ 배출량의 23%를 차지했다.

이는 이전 10년(2004–2013) 동안의 18개국에서 증가한 수치다. 새로 추가된 국가는 노르웨이, 뉴질랜드, 한국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승용차 보유량 중 전기차 비중이 25%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며 도로 교통 배출이 감소했고, 바이오 연료가 화석 휘발유와 디젤을 대체했다. 특히 노르웨이의 석유 및 가스 부문에서 해상 플랫폼의 가스 터빈을 전기식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배출이 크게 줄었다.

뉴질랜드에서는 전력 부문의 배출이 감소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 나라는 수력 발전 비중이 높았으며, 이를 석탄과 천연가스가 보완했다. 그러나 현재는 풍력, 특히 지열 에너지가 화석 연료 발전을 감소시키고 있다.

중국의 배출은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소폭이며 다소의 불확실성이 포함되어 있어(성장이 없거나 약간의 감소 가능성 포함) 변동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2023년에 미국이 역사상 설치한 모든 양보다 더 많은 태양광 패널을 추가했다.

자연이 보이는 우려스러운 신호

1960년대에는 우리의 활동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160억 톤의 CO₂가 배출되었다. 이 중 약 절반인 80억 톤은 숲과 바다에 의해 자연적으로 대기에서 제거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인간 활동으로 인한 배출량은 연간 약 400억 톤의 CO₂에 달했다. 이 중에서도 다시 약 절반인 200억 톤이 제거되었다.

이러한 자연적 흡수원이 없었다면 현재의 온난화는 이미 2°C를 훨씬 넘어섰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이 도울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2023년에는 육상의 탄소 흡수가 10년 평균치보다 28% 감소했다. 아마존의 가뭄, 캐나다 숲에서의 전례 없는 산불, 엘니뇨 현상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고온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후 변화가 계속되면서 해양 온도가 상승하고 육상에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더 빈번해짐에 따라 CO₂ 흡수원이 덜 효율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엘니뇨 현상이 진정됨에 따라 작년의 육상 흡수 감소가 상당 부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

최신 탄소 예산에 따르면, 전 세계 화석연료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배출량 정점을 더욱 늦추고 있다. 전 세계 CO₂ 배출량은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개발한 시나리오 범위 중간 수준에서 계속 추적되고 있다. 우리는 아직 파리 협정의 1.5–2°C 온난화 목표에 맞추어 배출 곡선을 꺾지 못했다.

이는 기후 변화 악화를 피하기 위해 배출량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분명해진 시점에서 나타난 것이다.

우리는 재생 에너지와 전기차의 빠른 채택과 같은 긍정적인 신호도 확인했다. 이들은 점점 더 저렴하고 접근 가능해지면서 순 배출 제로 경로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를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로 전환하려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의지와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출처] Global carbon emissions inch upwards in 2024 despite progress on EVs, renewables and deforestation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펩 카나델(Pep Canadell)은 호주 연방 과학 산업 연구 기구(CSIRO)에서 일하고 있다. 코린 르 케레(Corinne Le Quéré)는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University of East Anglia), 글렌 피터스(Glen Peters)는 국제 기후 및 환경 연구 센터 - 오슬로, 유디트 하우크(Judith Hauck)는 브레멘 대학, 율리아 폰그라츠(Julia Pongratz)는 뮌헨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대학, 피에르 프리들링슈타인(Pierre Friedlingstein), 은 엑서터 대학(University of Exeter), 로비 앤드루(Robbie Andrew)는 국제 기후 및 환경 연구 센터 - 오슬로(Center for International Climate and Environment Research - Oslo) 소속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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