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를 파괴한 두 세력

불법 채굴은 마두로 정권과 범죄 조직을 부유하게 만든 반면아마존과 그곳의 주민들을 파괴해왔다미국은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한 국제기구들에서 발을 빼고 있다.

출처: Unsplash. Andrés Silva

2022년 6월 어느 날무장한 총격범들이 베네수엘라 아마소나스주에서 비르힐리오 트루히요 아라나(Virgilio Trujillo Arana)의 머리에 세 발의 총을 쐈다.

원주민 우오투자(Uwottüja) 공동체의 지도자였던 트루히요 아라나는 수년 동안 파괴적인 불법 채굴로부터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는 데 헌신해 왔다그러나 베네수엘라에서 불법 자원 채굴이 급증하면서범죄 조직들은 이윤에 장애가 된다고 여기는 인물들을 노골적으로 표적으로 삼기 시작했고그의 활동은 점점 더 위험해졌다그의 죽음은 2022년까지 8년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기록된 32번째 원주민 또는 환경 수호 활동가 살해 사건이었다.

2026년 1월 3일 미국이 카라카스를 공격하면서논의의 초점은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막대한 석유 매장량과 그 원유를 누가 통제하고 누가 이익을 얻을 것인가로 옮겨갔다그러나 이러한 논의에서 빠져 있는 것은 니콜라스 마두로 체제 아래에서 암처럼 번져온 환경 파괴와 인권 위기그리고 과연 누가 이를 멈출 것인가라는 문제다.

수만 건에 이르는 석유 유출 사고로 수로와 식수가 오염되었고생태계는 훼손되었으며공동체들은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한편 인권 단체들유엔 전문가들탐사보도 기자들은 콜롬비아의 민족해방군(ELN)을 포함한 범죄 조직들과 마두로 정권의 주요 수입원인 불법 채굴과 관련 해 자행된 끔찍한 인권 침해 사례들을 기록해 왔다.

분석가들과 연구자들은 이러한 범죄 조직들과 정부 관리들이 폭력처벌 면제협박을 수단으로 채굴 사업을 통제하고 그 수익을 나눠 가져왔다고 말한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7년 동안 법치주의를 체계적으로 파괴하고 인권과 환경권을 남용해 온 나라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베네수엘라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목표로 하는 시민단체 ‘SOS 오리노코를 설립한 크리스티나 폴머르 데 부렐리(Cristina Vollmer de Burelli)는 이렇게 말했다.

베네수엘라 유엔 대표부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폴머르 데 부렐리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중남미의 다른 일부 정부들과 달리 환경 파괴와 연결된 불법 경제를 단순히 묵인하거나 막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지휘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채굴 산업은 자금 조달 수단이자 마약 자금 세탁의 통로로 기능하고 있으며비르힐리오 트루히요 아라나처럼 그 앞을 가로막는 이들은 목숨으로 대가를 치른다.

오리노코 광업 벨트

카라카스 정부의 재정을 오랫동안 떠받쳐 온 석유 수입은 2014년을 전후해 감소하기 시작했다이에 마두로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오리노코강 남쪽의 광대한 지역을 오리노코 광업 벨트(Orinoco Mining Arc)’로 지정하며 채굴에 눈을 돌렸다그러나 이 지역에 초국적 범죄 조직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국제 기업들은 투자를 꺼렸다.

폴머르 데 부렐리에 따르면마두로 정부는 2018년 무법 상태의 광업 지대를 정화하기 위해 자국 군대를 투입하려 했다그러나 장성들은 대규모 유혈 내전을 우려해 개입을 거부했다이후 정부는 이 일을 ELN에 외주로 맡겼다.

“ELN은 들어와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광산을 장악했지만그 통제권을 결코 내려놓지 않았다.” 폴머르 데 부렐리는 말했다. “지금 현장의 상황이 바로 그렇다.”

여러 건의 유엔 보고서와 기타 조사 보고서들은 마두로 정권이 주로 금을그리고 보크사이트(철반석)와 다이아몬드 등 다른 광물까지 포함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불법 채굴 산업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취해 왔으며이 과정이 심각한 환경 파괴를 낳았다는 사실을 기록해 왔다.

예를 들어 금을 채굴하기 위해 고압 펌프와 중장비를 사용해 강바닥을 폭파하고 파낸다이후 채굴된 토사에 독성 물질인 수은을 섞어 금을 분리한다이 과정에서 수은은 대기와 숲강으로 방출되며생태계 전체를 오염시킨다.

그 대가는 원주민들과 지역 주민들이 치르고 있다.

연구들에 따르면 오리노코 광업 벨트에 사는 원주민 여성의 최대 90%가 신경계 이상과 각종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위험 수준의 수은 농도를 보이고 있다광산 캠프 주변에서는 강제 성매매와 성적 노예화가 급증했다. 10살에 불과한 아이들까지 보호 장비도 없이 광산에서 일하고 있다광대한 열대우림 지역은 황무지로 전락했고그 결과 일부 광산 자치구에서는 말라리아 발병률이 500% 이상 증가했다채굴주의의 공세에 저항한 사람들은 마체테(벌목도)로 손이나 발심지어 사지를 통째로 잘리는 일을 당했거나그보다 더 끔찍한 일을 겪었다.

원주민 영토는 지속적으로 침탈당해 왔다숲은 모조리 벗겨지고강은 퇴적물과 독성 물질로 막히면서 전통 문화와 생계 기반이 붕괴되고 있다보호구역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채굴이 법으로 전면 금지된 아마소나스주에는 광대한 국립공원과 원주민들에게 신성한 땅들이 있다야파카나 국립공원은 그중 하나로수백만 년 동안 생태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진화한 독특한 생명체들이 서식하는 테이블형 산즉 테푸이(tepuy)로 유명하다.

2019지역 주민들은 채굴업자들이 금을 찾기 위해 이 테푸이의 정상부를 뚫고 들어갔다고 신고했다이후 SOS 오리노코는 고해상도 맥사(Maxar) 위성 이미지를 통해 그 피해를 확인했다.

그곳은 그들의 사유 영지가 되어버렸다.” 폴머르 데 부렐리는 말했다. “어떤 환경 파괴를 상상하든테푸이 정상에 노천 광산이 파여 있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 정부 당국은 유엔 진상조사단에 참여한 법률 및 인권 전문가들의 입국을 차단했다그럼에도 이들 전문가들은 2022년 보고서를 발표해국경 지역 현장 방문문서 자료피해자와 목격자 인터뷰무역 자료 등 다양한 출처를 바탕으로 오리노코 광업 벨트와 기타 지역의 인권 상황을 조사했다.

이 보고서는 2014년부터 2022년 사이에 발생한 인권 침해와 범죄의 피해자로 추정되는 약 2,000명을 기록했으며이 가운데 800건 이상은 폭력적 사망일 가능성이 있는 사례였다이 살해 사건들 가운데 약 4분의 1은 정부 요원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 광산 노동자는 유엔 조사단에범죄 조직 구성원들이 마누엘이라는 소년에게 광산에서 일할 수 있는 허가 비용을 내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그에게 손을 통나무 위에 올리지 않으면 9밀리미터 권총을 네 머리에 대겠다고 말했다마누엘은 손을 통나무 위에 올렸고그들은 그 손을 잘라버렸다나는 이런 일이 2주나 3주에 한 번꼴로 벌어지는 것을 봤다어떤 달에는 두 번 일어나기도 했다매번 모임이 있을 때마다 두세 명의 손가락이나 손이 잘려 나가는 걸 봤다.”

조사단이 기록한 또 다른 사례에서는범죄 조직 구성원들이 19세 소년이 금을 훔쳤다고 한 뒤그의 손과 눈그리고 혀의 일부를 절단했다.

보고서는 성폭력 역시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말란드로(갱단원)가 어떤 여자를 마음에 들어 하면가서 데려왔고 그 여자는 거부할 수 없었다.” 한 광부는 유엔 조사단에 이렇게 말했다. “말란드로들이 여자아이들을 데리러 오면어머니들은 딸을 지키기 위해 대신 자신과 자 달라고 애원했다.”

정글에는 정글의 규칙이 있다

2주 전페몬(Pemón) 원주민 지도자 리사 헨리토(Lisa Henrito)는 오리노코 광업 벨트의 한 마을에 있는 상점을 방문했다.

나는 탄산음료와 달콤한 비스킷을 달라고 했고내 친구는 탄산음료를 달라고 했다.” 그는 말했다그러자 그의 친구는 가게 점원에게 금으로 값을 치렀다.

그들은 저울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설명했다. “돈이 금인 곳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그는 덧붙였다. “그리고 어떻게 광부가 되지 않고 버틸 수 있겠는가.”

이 지역에서 원주민들이 받는 압박은 많은 이들을 인접 국가로 떠나게 만들었다남아 있으면서 불법 채굴에 반대하는 이들은 살해당할 위험에 처한다또 다른 이들은 지역에 남는 대신 휘발유나 채굴 장비를 판매하는 등직간접적으로 불법 활동에 가담하도록 강요받는다.

자신이 태어나고농사를 짓고아이들을 키워온 공동체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스트레스로 숨진 사람들이 많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 원주민들은 땅과 너무 깊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이것은 비극이다.”

정부가 도시 생활로의 정착을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도시로 이동한 사람들은 결국 거리나 다리 밑에서 구걸하는 처지로 내몰린다고 헨리토는 말했다.

정부가 시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그 정부는 이미 정부로서 실패한 것이다.”  — 페몬(Pemón) 원주민 지도자 리사 헨리토

그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이생명과 영토에 대한 권리를 중심으로 한 원칙에 따라 수천 년 동안 자율적으로 살아남아 온 원주민들의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다고 본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이 행동의 옳고 그름을 두고 논쟁하고 있다고 그는 1월 3일 공격을 언급하며 말했다. “하지만 외부 세력이 우리에게 강제로 개입해 땅을 빼앗을 때원주민 공동체가 겪는 도전은 이와 매우 닮아 있다.”

그가 그리는 미래는 베네수엘라에서 공정하고 독립적인 사법과 제도가 복원되는 것이다. “정부가 시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그 정부는 실패한 정부다라고 그는 다시 강조했다.

이어 모든 정부에는 규칙이 있어야 하고그 규칙을 존중해야 한다.”며 우리 원주민들은 정글에서 산다정글에는 정글의 규칙이 있고우리는 그 규칙에 따라 산다다른 정부들도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익이 아닌 선택

불법 채굴과 연계된 인권 침해가 심화하면서국제 협력은 범죄를 기록하고당국에 압력을 가하며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네트워크에 맞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채굴을 억제하고 피해 공동체를 지원해 온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해체했다지난해 2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진상조사단을 승인했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도 다시 미국을 탈퇴시켰다.

또 지난 주에는 인권환경 보호민주주의와 법치 증진에 초점을 둔 60개가 넘는 국제기구와 조약에서 미국이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기구와 협정들이 더 이상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베네수엘라의 상황과 불법 채굴 대응 계획에 대해 질문받자백악관 대변인 테일러 로저스는 마두로의 체포를 언급하며트럼프가 서반구에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더욱 강화하고베네수엘라를 책임 있고 번영하는 미국의 동맹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역사적인 에너지 합의를 중재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전 인종 형평·정의 담당 특별대표였던 데지레 코르미에 스미스(Desirée Cormier Smith)는 이러한 조치들이 베네수엘라와 전 세계에서 인권 침해와 환경 파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것이 가장 취약하고 주변화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하면 깊이 우려스럽다고 그는 말했다.

베네수엘라처럼 정부 자체가 인권 침해의 주요 가해자가 되는 곳에서는국제 감시 기구들이 주변화된 집단을 보호하는 데 결정적인 안전망 역할을 한다이러한 기구들은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인권 침해 기록 메커니즘을 제공한다다르푸르와 미얀마 등 세계 여러 사례에서 보듯이러한 기록은 훗날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되어 왔다.

코르미에 스미스에 따르면트럼프가 베네수엘라 자원의 신속한 채굴에 집중하는 것은 기업들에 빠른 행동을 압박할 수 있으며그 과정에서 원주민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대해 사전 협의를 받을 권리를 무시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이는 이미 과도한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원주민들에게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트럼프가 이번 주 탈퇴하겠다고 밝힌 유엔 기구 가운데 하나인 경제사회이사회는원주민 인권토지권개발 사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인 유엔 원주민 문제 상설 포럼을 산하에 두고 있다.

코르미에 스미스는 미국이 앞으로 이러한 기구들이 내리는 결정과 합의특히 핵심 문서인 유엔 원주민 권리 선언을 더 이상 인정하거나 존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러한 기구와 협정에서 탈퇴한다는 것은앞으로 미국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서도 국제적 감시를 받지 않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코르미에 스미스는 말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연례 인권 보고서에서 원주민(Indigenous)’이라는 단어를 대거 삭제했는데이는 미국 정부가 더 이상 다른 정부들의 원주민 인권 침해를 압박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겠다는 신호였다.

중국과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정부들은 오랫동안 자국 내 행위예컨대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과 같은 사안에 대한 국제적 감시를 제한하려 해 왔다특히 중국은 민주주의보다 개발을 우선시하는 자신들의 구상에 맞게 국제 기구들을 재편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미국이 이렇게 많은 유엔 기구와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는 것은 중국이 꿈꿔온 시나리오다그들에게는 은쟁반 위에 올려진 선물과 같다고 코르미에 스미스는 말했다.

그와 다른 전직 정부 관계자들분석가들은 미국의 연쇄 탈퇴와 베네수엘라 공격이 트럼프 하에서 미국 외교 정책이 더 넓은 방향 전환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서 벗어나 자원 추출을 중심으로 한 협소하고 거래적인 접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1월 3일 공격에 앞서 미국 석유 기업들과 접촉했으며이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땅속에서 엄청난 양의 부를 끌어낼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마두로가 제거된 이후그의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국가 지도자로 자리를 이어받았다오랜 기간 마두로의 측근이었던 로드리게스는 여러 국가로부터 제재를 받아 왔으며부패와 인권 침해 혐의를 받는 인사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SOS 오리노코는 수요일 성명에서 로드리게스가 베네수엘라 남부를 폭력적이고 국가가 후원하는 채굴 기계로 바꾸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마두로를 델시 로드리게스로 대체한 것은 베네수엘라 환경에 매우 나쁜 징조다라고 이 단체는 말했다. “우리는 현재의 생태 학살이 새로운 정권 아래서도 계속되고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한다.”

[출처Trump Wants to Accelerate Extraction in Venezuela. So Do Drug Trafficking Organizations.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케이티 서마(Katie Surma)는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Inside Climate News)의 기자로, 자연의 권리 운동과 국제 환경 정의를 취재한다. 그의 보도는 인권과 환경이 교차하는 지점에 특히 초점을 둔다. ICN에 합류하기 전에는 상업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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