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의 압박과 국내 정치적 압력 속에서 예멘의 후티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지역 분쟁에 가담했다. 그러나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쟁을 다시 촉발하는 데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후티는 이란 전쟁에 참전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3월 12일 취임 연설에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Mojtaba Khamenei)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선 전쟁에서 “새로운 전선”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시온주의적 선동을 제거하는 길을 앞당기기 위해” 싸우는 이라크와 레바논 민병대로 구성된 축소된 저항 연합의 일원으로서, 예멘의 “용감하고 신념에 찬” 후티 운동을 특히 언급했다.
3월 26일, 후티는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2,0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날아가는 탄도미사일 두 발을 이스라엘로 발사했다. 이 날짜는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의 수도 사나 점령과 북부 예멘 대부분—전체 인구의 3분의 2가 거주하는 지역—을 되찾기 위해 시작했지만 실패로 끝난 7년간의 공습 작전 11주년에 맞춰 선택된 것이었다.
“저항의 날” 연설에서 후티 지도자 압둘말리크 알후티(Abdul-Malik al-Houthi)는 자신들의 개입이 “시온주의 유대인과 그 서방의 시온주의 지지자들의 폭정에 종속된” 아랍 국가들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알후티는 “유감스럽게도 이 지역 일부 정권은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데 얽혀 있다”며 “그들은 자국 영토를 개방하고 자금, 언론, 정치적 입장을 동원해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날 후티 군은 자신들의 개입 이유와 ‘레드라인’을 밝혔다. 대변인 야히야 사리(Yahya Saree)는 자신들의 싸움이 이란과의 동맹 때문이 아니라 “시온주의 계획”에 맞서고 가자지구 휴전을 강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후티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한 이슬람 국가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는 1990년대 예멘의 시아파 자이디(Zaydi) 공동체에서 등장했다. 이들은 북부 도시 사다(Saada)를 중심으로 한 큰 종교적 소수 집단으로, 자신들의 지역을 빈곤하게 만든 부패에 맞서기 위해 조직되었고, 군사 지도자 알리 압둘라 살레(Ali Abdullah Saleh) 정권과 그 후원국 사우디아라비아에 맞서 싸웠다.
살레는 “뱀 머리 위에서 춤춘다”는 말로 유명했는데, 이는 석유 수입과 사우디 자금을 충성적인 부족 네트워크에 배분해 국가 분열을 막는 통치 방식을 의미한다. 후티는 한동안 저강도 전쟁 상태를 유지하다가, 아랍의 봄이 실패로 끝난 뒤인 2014년 사나로 진군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그 동맹인 아랍에미리트와의 전쟁으로 이어졌고, 예멘 사회 구조를 사실상 붕괴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파괴적인 봉쇄를 시행하고 망명 상태의 허수 정부를 지원했다. 후티는 2017년 살레를 살해했고 국가는 분열되었다. 식량과 의약품 부족, 그리고 미국과 영국의 지원을 받은 사우디 공습으로 인해 예멘은 수만 명의 민간인을 포함한 희생자를 낳는 인도주의 재앙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테헤란은 후티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했고, 이는 사우디 석유 시설을 겨냥한 공격에 사용되며 전쟁을 종결로 이끄는 억지력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2022년 휴전 이후 후티는 권력을 공고히 했으며, 그 통제 범위는 북서부에서 홍해 항구 후다이다(Hudaydah)를 거쳐 타이즈(Taiz) 주 일부까지 이어진다. 이 강력한 이슬람주의 민병대는 석유 밀매, 통행료 징수, 카트(khat) 재배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전쟁 경제를 통해 생존하고 있다. 후티는 사우디가 지원하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정부가 연간 약 10억~20억 달러 규모의 석유를 수출하던 항구를 공격했다. 그 결과 예멘은 현재 거의 석유를 수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국가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2023년 10월 7일 공격과 그 이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이후, 후티는 이스라엘과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모두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이 반격을 가했다. 이러한 충돌은 2025년 봄 미국의 대규모 공습과 해상 공격으로 정점에 달했다. 이 공격은 라스이사 항구, 미사일 발사 기지, 그리고 사다의 한 교도소를 포함한 후티 통제 인프라를 겨냥했으며,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승리를 선언했고 후티와 휴전이 이루어졌지만, 후티는 이후에도 수개월 동안 이스라엘과 상선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란과 후티의 관계는 전략적 이해의 일치와 전술적 이견이 공존하는 형태다. 예멘의 자이디파는 ‘다섯 이맘파’로, ‘열두 이맘파’인 이란 시아파와는 계승 문제에서 견해가 다르다. 이란 시아파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정당한 후계자로 자이드의 형인 알바키르(al-Baqir)를 인정한다. 후티는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대결뿐 아니라 내부 권력 기반을 유지하는 데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 달 동안 이어진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속에서 후티는 전쟁에 개입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아왔다. 이란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사우디와의 전쟁에서 후티를 지원했고, 지금도 조직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압박은 이란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채텀하우스 연구원 파레아 알무슬리미(Farea al-Muslimi)는 “그들의 지지 기반과 심지어 적들로부터도 압박이 온다. 후티가 진지하지 않거나 지역적 역할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비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후티의 정체성과 이념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예멘 부족 정치 연구자인 헬렌 라크너(Helen Lackner)는 “후티는 지금이 개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그들의 선전과 이스라엘의 개입을 고려하면 참여하지 않기는 매우 어렵다. 만약 상대가 미국만이었다면 중립을 유지할 수도 있었겠지만, 반이스라엘 입장은 그들에게 매우 근본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후티의 ‘새 전선’ 개시는 계산된 균형 전략이다. 한편으로 그들은 이념적으로 깊이 관여하고 있고, 동시에 상대에게 불리하게 전개되는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 알무슬리미는 “그들은 이란 다음 차례가 자신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스라엘이 결국 매우 가혹하게 자신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며 “그래서 아랍식 표현으로 말하자면, ‘저녁에 먹히기 전에 점심으로 먼저 먹어치우려는’ 전략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로드맵’ 협상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로드맵은 북쪽의 거대 이웃과 일정한 공존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협상이 성사되면 사우디는 후티 통제 지역의 공공 지출, 특히 공무원 급여를 지원하고, 전쟁 동안 사우디 공군이 파괴한 민간 인프라 재건에도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2022년 이후 예멘 내전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들어갔다. 예멘 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의 경쟁은 올해 1월 리야드의 승리로 정리되었다. 사우디는 남부에서 과도하게 확장되어 있던 UAE 지원 분리주의 세력, 남부과도위원회(Southern Transitional Council)를 축출했다. 현재 사우디는 새 예멘 정부에 대해 거의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올해 장관들이 리야드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남부 거인 여단(Southern Giants Brigades)과 같은 친정부 민병대에도 영향력을 갖고 있다.
사우디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수니파 세력을 중심으로 예멘 국가를 재구성하려 하면서도, 동시에 후티를 위협 요소에서 배제하기 위해 오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예멘과 걸프 지역을 연구해 온 분쟁 데이터 프로젝트(ACLED)의 선임 분석가 루카 네볼라(Luca Nevola)는 “후티는 전쟁이 내일 당장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며 “특히 사우디와의 협상이 그들에게는 생명선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25년 후티가 가자지구 학살에 대응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이스라엘이 지도부 제거 공습으로 후티를 효과적으로 약화시켰다고 덧붙였다.
현재 후티는 안보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전쟁에 참여하면 사우디라는 잠재적 후원자를 잃을 위험이 있고, 참여하지 않으면 국내와 이란에서의 신뢰를 잃게 된다. 후티가 이스라엘만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 두 가지 위험을 동시에 피하려는 시도다. 알무슬리미는 “이들의 균형 전략에는 환상이 많다”며 “결국 상황이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티는 ‘전쟁 시작 30일쯤에 개입해 적은 비용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파티에 늦게 와서 즐길 것만 즐기고 숙취 없이 집에 가겠다는 식”이라고 비유했다.
트럼프와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가 벌이고 있는 이번 전쟁은 예측 불가능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전쟁은 모든 교전 세력에게 점점 목표가 확대되는 위험을 낳는다. 미국을 제외한 모든 참여자에게 이 전쟁은 생존의 문제로 인식된다. 만약 이스라엘이 거의 확실하게 그러할 것처럼 확전을 택한다면, 후티 역시 생존을 건 전면전의 논리에 빨려 들어갈 위험에 놓이게 된다.
[출처] Why Yemen’s Houthis Opened a New Front in the Iran War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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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레자 메라트(Arron Reza Merat)는 자코뱅 테헤란 특파원 출신으로 런던에 거주하고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