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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
DAILY CURATION N°013
2026/08/27(목)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1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3%로 되돌린 날, 노동부 통계 속 월급의 구매력은 뒷걸음치고 있었다. 오늘 심층분석은 이 두 숫자를 겹쳐 읽는다. |
| 2 | 폭염의 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가 숨진 그날, 법정에서는 4년 전 하청 파업에 다시 징역이 구형됐다. 같은 회사, 같은 날의 두 장면이다. |
| 3 | 히말라야의 빙하가 무너져 네팔 강마을을 덮쳤다. 사망 · 실종이 1천 명에 가까운 이 홍수를 한 장의 세계에 담았다. |
| 4 | 12 · 3 계엄 때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이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내란의 책임을 묻는 판결이 하나씩 쌓인다. |
| 5 | 세종호텔 로비에서 해고 철회를 외친 노동자와 시민 16명이 검찰로 넘겨졌다. 곁에 섰다는 이유로 시민까지 수사받는 장면을 온라인 광장에 담았다. |
함께 볼 기사 「실질임금, 석달 연속 감소…“유가 · 물가 · 환율 3고 영향”」 한겨레 · 08/27
함께 볼 기사 「한은, 기준금리 3%로 연속 인상 “관례 벗어난 조치 · · · 시장에 강한 시그널”」 주간경향 · 08/27
함께 볼 기사 「혼란스러운 부채와 재정적자 논쟁」 Dean Baker · 참세상 · 08/27
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렸다. 지난달 16일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이다. 금리를 연달아 올린 것은 2022년 4월부터 이어진 7연속 인상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몇 시간 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에는 다른 숫자가 있었다. 물가를 반영한 6월 실질임금은 341만2천 원으로 1년 전보다 0.1% 줄었다. 4월 1%, 5월 1.4%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이고, 석 달 넘게 줄어든 것은 2023년 4~8월 이후 3년 만이다. 금리를 올린 손과 임금 통계를 발표한 손은 다르지만, 두 숫자는 같은 하루에 같은 살림을 가리키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3.3%로 크게 올려 잡았다. 수출이 잘돼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임금 통계는 그 성장의 몫이 어디로 갔는지 보여준다. 6월 명목임금은 3.1% 올랐지만 상승분 대부분은 반도체 성과급이었다. 성과급이 포함된 특별급여가 17.2% 급증하는 동안, 300인 미만 사업장의 임금 상승률은 2.3%로 물가상승률 3.2%에도 못 미쳤다. 큰 공장의 성과급이 평균을 끌어올리는 사이 대다수 노동자의 구매력은 줄어든 것이다. 새로 생긴 일자리의 사정도 비슷하다. 7월에 늘어난 종사자 22만6천 명 가운데 65%가 임시 · 일용직이었고, 계약 종료와 해고 같은 비자발적 이직은 66만9천 명으로 24.3% 늘었다.
인상의 이유는 물가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도 지금 물가상승률이 3%대로, 6%대를 기록한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부가 실질임금 감소의 배경으로 꼽은 것도 유가 · 물가 · 환율이 모두 높은 이른바 ‘3고’다. 문제는 이 처방의 비용이 놓이는 자리다. 물가에 뒤처진 임금으로 버티는 사람에게 금리 인상은 이자 부담으로 한 번 더 얹힌다. 성장률 전망을 0.7%포인트나 올려 잡을 만큼 경기가 좋다면, 필요한 질문은 그 성장으로 누가 이익을 얻었고 누구의 실질임금이 줄었는가다.
첫째, 추가 인상 여부다. “늦지 않게”라는 총재의 말은 3%가 끝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임금이다. 노동부는 임금 상승률이 지금처럼 3% 안팎에 머물면 실질임금 증감률도 0% 안팎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본다. 셋째, 배분 싸움이다. 올려 잡은 성장률 3.3%의 과실을 두고 하반기 임금 교섭과 내년 최저임금 논의가 이 두 숫자 위에서 벌어진다.
함께 볼 기사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1㎥ 농성’ 2심도 징역형 구형」 매일노동뉴스 · 08/26
함께 볼 기사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 “원청교섭 4년째 제자리”…51일 파업 4주기 맞아 추가 투쟁 예고」 참세상 · 07/22
함께 볼 기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서 하청노동자 사망」 뉴스토마토 · 08/26
25일 오후 3시께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조립5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오후 작업을 마치고 쉬러 이동하다 쓰러졌다. 그는 두 시간여 만에 숨졌다.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가 잰 당시 작업장 체감온도는 34.2도였다. 법은 체감온도 33도가 넘으면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주도록 정하고 있다. 같은 날 창원지법에서는 또 다른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의 결심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2022년 51일 파업을 이끈 김형수 전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가로세로 1m 철제 구조물에 스스로를 가뒀던 유최안 전 부지회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1심 구형과 똑같은 형량이다.
숨진 노동자도 징역을 구형받은 노동자도 같은 조선소의 하청 소속이다. 2022년 파업의 요구는 “삭감된 임금 30%를 돌려달라”였다. 원청은 직접 근로계약이 없다며 교섭을 거부했고, 파업이 끝나자 47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 손배는 지난해 10월에야 취하됐지만 형사 재판은 계속되고 있다. 폭염도 하청에게 먼저 온다. 지회는 노동부에 온열질환 집중점검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회 집계로 한화오션에서는 2024년과 지난해 각 40여 명, 올해도 29명이 온열질환 증상을 보였다. 사측은 병원 진단이 ‘상세불명의 급성 심근경색’이며 온열질환 판정은 없었다고 밝혔고, 노동부 통영지청도 현장을 확인한 뒤 온열질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폭염을 이유로 한 작업중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죽음의 원인은 다툼 중이지만 다투는 두 쪽의 힘은 같지 않다. 조사와 판정의 권한은 회사와 정부에 있고, 하청노동자들에게 남은 것은 4년 전과 같은 자리의 요구다. 참세상이 지난달 전한 대로 이들의 원청교섭 요구는 4년째 제자리에 있다.
첫째, 10월 13일 항소심 선고다. 도크 점거가 업무방해인지, 1㎥의 농성이 감옥에 보낼 일인지를 법원이 다시 답한다. 둘째, 죽음의 규명이다. 온열질환 인정과 산재 처리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셋째, 이 재판은 원청과 교섭하겠다는 4년째의 요구와 맞물려 돌아간다. 금속노조는 2차 파업에 이어 추가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형수 전 지회장은 결심공판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차별하지 않도록, 이들이 현장에서 죽어 나가지 않도록 현명한 판결을 부탁드린다.”
26일 아침 네팔 라수와에서 해발 5천 미터의 빙하가 무너져 내려 강을 막았다가 터뜨렸다. 트리슐리강 수위는 30분 만에 9m 치솟아 다리와 마을, 한국 기업이 짓던 발전소까지 삼켰고, 네팔 당국 집계로 사망 · 실종이 1천 명에 가깝다. 주민들이 골목 끝에서 휴대폰으로 기록한 이 흙빛 강물은, 빙하가 무너지는 속도를 사람의 시간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종호텔 로비에서 정리해고 철회와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한 노조 조합원과 연대 시민 16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336일 고공농성으로도 끝나지 않은 싸움이 이제 수사기록 안으로 옮겨졌다. 연행 당시를 지켜본 연대자의 증언을 옮긴다.
세종호텔지부와 함께 세종호텔 로비 내에서 연대하여 시위하던 시민들 포함해서 연행되었던 이들 전원 검찰 송치입니다.
— 탱굴 (@Rigu_Tang_) 2026년 8월 27일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요구해 온 1인시위가 끝나고 28일 낮 12시 보신각 앞 집회 예고로 이어졌다. 혼자 서 있던 요구가 모임의 요구로 바뀌는 장면이라 참여 정보와 함께 옮긴다.
청년들이 요구한다, 사회가 일자리를 만들어라! 일시: 8월 28일(금) 12시, 장소: 보신각 앞
—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ksoyouths) 2026년 8월 27일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을 두고 여권 안에서 공개 반론이 나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인준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당 수석대변인이 공개했고, 이 소식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며 논쟁의 축이 됐다. 한쪽은 의료민영화를 옹호해 온 인사가 헌혈과 후원으로 지탱되는 인도주의 기관을 맡을 수 없다는 자격론이고, 다른 쪽은 이미 선출과 취업 심사를 통과한 인선을 정치가 뒤집는 게 맞느냐는 절차론이다. 3주 만에 2만4천 명이 참여한 보건의료노조의 반대 서명이 이 논쟁의 무게를 말해 준다. 공은 이제 인준권자인 대통령에게 넘어가 있다. 조직들의 요구는 아래 오늘의 주장에서 이어진다.
그리스 전 재무장관 바루파키스가 달러 기축통화가 미국을 부도 위험에서 지켜준다는 통념에 의문을 던지고, 실리콘밸리와 다른 중국식 AI에 혁명적 잠재력이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달러의 힘이 무엇으로 유지되는가라는 질문은 오늘 사설 · 칼럼 비평의 허드슨 칼럼과 정확히 겹치는 논쟁이라 함께 놓는다.
In this week’s Econoclasts, Wolfgang and I question the assumption that the US $ shields Americans from the vagaries of default.
— 야니스 바루파키스 (@yanisvaroufakis) 2026년 8월 27일
유가, 물가, 환율이 함께 높은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실질임금이 석 달째 줄어든 이유를 “지금은 유가 · 물가 · 환율이 모두 높은 이른바 3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용어는 자연현상처럼 들리지만 그 무게를 받아 드는 쪽은 정해져 있다. 환율과 유가를 먼저 견디는 것은 수출 대기업보다 월급과 장바구니이고, 3고를 잡겠다는 금리 인상의 이자도 같은 자리로 간다. 이 말이 널리 쓰인 2022년의 3고는 열 달 연속 실질임금 하락을 남기고 지나갔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 유해수습 현장의 기록을 전했다. 4월부터 지금까지 수습된 크고 작은 유해가 1,700여 점, 앞으로 두 달가량 작업이 더 남았다는 증언이다. 국방부 유해발굴단과 경찰이 항공사고 유해수습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는 대목은 거꾸로 이전의 참사들에서 국가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드러낸다. “가족들의 속은 숯덩이가 되었습니다”라는 문장 앞에서, 참사의 시간은 보상 합의나 재개항 일정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록해 둔다.
한국의 여러 비행기사고후 이렇게 유해수습을 국방부 유해발굴단, 경찰이 하기는 처음입니다. 가족들의 속은 숯덩이가 되었습니다.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Sanowi_) 2026년 8월 27일
1. HL만도 중대재해의 책임을 묻는 싸움이 국회로 자리를 옮겼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7일 진보당 정혜경 의원, 고 김승모 중대재해 대책위원회와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원 회장을 중처법 위반 피의자로 즉각 입건해야 합니다”라며 회장 집무실과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만도 전 사업장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같은 날 금속노조는 “한국경제, 그 펜 꺾어라”라는 성명으로 임단협 요구와 중대재해의 선후관계를 뒤집은 보도를 “완전한 오보”라고 반박했다. “청년 하청 노동자의 목숨보다 생산이 막힌 게 뉴스거리인 언론, 세상에 존재해도 되나”라는 문장이 성명의 온도를 보여준다. 앞서 25일 대책위는 평택지청에 작업중지 해제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냈다. 인터락 하나 달았다고 안전조치가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 유족 쪽의 일관된 주장이다.
2.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법을 두고 초록의 목소리들은 반대를 거두지 않았다. 정의당은 27일 “미래세대 외면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 반대한다”는 성명에서, 감축 목표를 범위로 정해 놓고 덜 줄이는 쪽 경로(하한선)를 사실상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개정안을 짚으며 정부에 더 줄이는 쪽 경로(상한선)를 기본으로 선언하고 메가프로젝트 전력수요의 영향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하루 앞선 26일 오후 녹색당도 “탄소중립법 개정안은 위헌이다”라는 논평을 냈다(발행 8월 26일 13시42분). 법은 통과됐지만 연도별 감축량을 정할 시행령과 헌법소원이 남아 있어, 이 반대들은 다음 국면의 예고에 가깝다.
3.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선에는 노동조합이 정면으로 반대를 걸었다. 민주노총은 27일 “국민 반대 외면한 인요한 취업 승인, 대통령은 인준 거부하라”는 성명에서 “대한적십자사는 자본의 논리가 아니라 생명의 논리로 운영되어야 할 기관”이라며, 의료민영화를 옹호해 온 인사의 회장 인준을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4일 취업을 승인해 이제 남은 절차는 대통령 인준뿐이다. 성명은 “인준을 강행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국민과 노동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녹색당은 27일 정부 · 여당이 일부 상인단체의 의견을 전체 중소상인의 합의처럼 내세워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려 한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밤새 일하는 유통 노동자와 골목의 중소상인이 그 편리함의 값을 치른다는 지적이다.
베네수엘라 제재도 이란과의 전쟁도 이 칼럼 안에서는 하나의 목적으로 모인다. 석유 대금이 달러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석유를 달러로 치르지 않는 나라는 그 자체로 미국 금융 질서의 위협이 되고, 전쟁과 제재는 그 이탈을 막는 수단이라는 것이 허드슨의 뼈대다. 산유국의 수입을 미국 계좌와 미국산 무기 구매에 묶어 두는 구조를 그는 약탈이라고 부른다. 기준금리와 환율의 하루하루가 어떤 세계 질서 위에 놓여 있는지, 오늘 심층분석의 국내 숫자들과 겹쳐 읽을 때 칼럼의 크기가 보인다. 연재의 첫 편이라 다음 편을 기다릴 이유까지 있다.
사설은 특검을 향해 “조금만 확인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쓴다. 문건 하나의 작성 시점을 근거로 전직 검찰총장 기소를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대목까지는 다툴 수 있는 영역이다. 글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도약한다. 개별 기소의 증거 다툼에서 출발한 글이 “사건 조작”과 “2차특검을 특검해야 한다”는 결론까지 세 문단 만에 건너뛴다. 사설이 확인하지 않은 것도 있다. 같은 날 법원은 계엄 당시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지휘관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내란 재판의 무게가 쌓여 가는 날, 기소 하나의 흠집을 재판 전체의 불신으로 키우는 배치는 확인을 건너뛴 실수라기보다 사설의 선택에 가깝다.
사설은 정년까지 일하는 노동자가 전체의 20%도 안 된다는 통계를 스스로 인용한다. 그 숫자는 대다수가 정년 앞에 밀려나는 노동시장을 고발하는 통계로 읽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사설은 거꾸로 정년 연장의 위험을 증명하는 데 쓴다. 노사가 교섭으로 합의한 결과를 “이기적인 선택”이라 부르는 동안, 협력업체에 원가 20% 절감을 요구해 온 원청의 선택은 등장하지 않는다. 청년 채용을 줄이는 것이 고령 노동자의 임금인지, 채용을 억제해 온 기업의 결정인지는 이 사설이 던지지 않은 질문이다. 세대를 맞세우는 프레임이 가리는 것은 원청과 하청, 정규와 비정규 사이의 더 오래된 격차다.
하후상박 개편의 취지를 받아들이되 수급 경계선의 사각지대를 경계하라는, 신중하고 온건한 사설이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를 함께 짚은 것도 값지다. 논쟁은 사설 바깥에서 왔다. 이튿날 경향신문 보도로 정부 개편안의 실물이 드러났다. 수급 상한을 2030년 기준중위소득 80%까지 내리는 축소안이고, 학계에서는 “80%라 해도 실제 중위소득의 54% 수준”이라며 이것은 하후상박이라기보다 지출 축소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는 예정했던 사전 브리핑을 돌연 취소했다. 700만 명이 걸린 제도를 공론화 없이 고치는 정부 앞에서, 사설의 ‘정교한 설계’ 주문이 성립할 조건부터 논쟁거리가 됐다.
전체 학생이 3.4% 줄어드는 동안 이주배경 학생은 4.3% 늘어 21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에서 출발하는 사설이다. 초등 교실 스무 명 중 한 명이 이주배경이라는 숫자를 시혜의 틀에 가두지 않고 사회 구성의 변화로 읽고, 한국어 교육과 전담 인력, 교사 역량까지 구체적 목록을 제시한다. 아쉬운 지점도 그 목록 안에 있다. 교육을 “유능한 구성원 육성”이라는 효용의 언어로 정당화할 때, 권리로서의 교육은 반 발짝 뒤로 밀린다. 그래도 혐오를 걷어내고 통계와 정책으로 이주를 말하는 사설은 지금 지면에서 드물어, 함께 읽자고 골랐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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