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메가프로젝트? “노동자들에게 돌아올 것 없다”

발전노동자 김영훈, 제용순 인터뷰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지회장. 기후정의동맹 제공.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김영훈입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10년째 경상정비 전기 파트에서 일하고 있어요.

Q. 발전소 폐쇄는 언제부터 실감하셨나요?

2020년대 초반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처음 접했어요. 소문만 무성했는데 문서로 보니 “현실로 닥쳐오는구나” 싶었죠. 작년 12월엔 1호기가 가동 중단되면서 심각성을 체감했고요.

큰 기업 소속이라면 다른 사업소로 옮기거나 숙소 지원도 있는데, 하청은 계약이 끝나면 실직입니다. 가족의 생활 기반이 지역에 있어 이주도 어렵고요. 이직을 많이 고려하기도 해요.

Q. 고 김충현 님 사망 이후 만들어진 협의체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6월 1주기를 맞아 현장 정문에 식수를 심고 추모식도 했어요. 사고 당시 ‘긴급작업’을 이유로 2인 1조 원칙까지 어긴 사실이 드러났어요. 원청은 “하청이 알아서 할 일”, 하청은 “우린 바지사장”이라며 책임을 떠넘겼고요.

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가 합의됐지만 직제·처우를 논의하는 노사정협의체는 반년 넘게 지지부진해요. 결국 권한은 정부에 있으니 압박해야죠. 파업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 김충현 발전노동자의 영정을 든 김영훈 지회장. 참세상 박도형 기자.

Q. ‘정의로운 전환’을 설명해 주신다면요?

발전소 폐쇄는 탄소 배출 때문에 필요하지만, 노동자나 지역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석탄화력이 폐쇄돼도 그 누구도 피해를 보아선 안 된다”가 저희 슬로건입니다. AI 산업에 따른 일자리에도 적용돼요. 발전소 노동자들이 재생에너지 일자리로 잘 전환됐으면 합니다.

Q.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어떻게 보세요?

앞뒤가 안 맞아요. 기후위기 대응으로 발전소는 폐쇄하면서 AI 산업 때문에 노후 핵발전소 재가동까지 밀어붙이거든요. 소수 기업에 수혜가 몰리는 사업이라 저희에게 돌아올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요?

분리수거나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거시적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개인 실천만으론 한계가 있거든요. 정부와 지자체 정책에 관심을 두고 기후정의행진에도 꾸준히 참여해주셨으면 합니다. 그게 지역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느껴보시면 좋겠어요.



제용순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위원장. 기후정의동맹 제공.

Q. 소개 부탁드립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30년째 일하고 있는 발전노동자 제용순입니다.

Q.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재생에너지 전환이 필요한데요. 민간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어떻게 보시나요?

러-우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했을 때 한전과 가스공사는 그 비용을 부채로 떠안았지만, 민간발전사와 태양광사업자는 많은 수익을 냈습니다. 현재 재생에너지의 90% 이상이 민간 투자예요. 이를 그대로 두면 ‘우회적 민영화’로 전기요금이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Q. 발전공기업 5개를 통합하는 「한국발전공사법」이 발의됐습니다. 무엇이 달라질까요?

5개 발전공기업이 하나가 되면 통합 관리 비용이 줄고 탈석탄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해상풍력 투자도 가능하고요. 제가 1995년 한전에 입사해 발전자회사 분리를 겪었는데, 우리가 계속 주장해 온 민영화 저지와 발전공기업 통합의 첫걸음이라 생각하니 ‘부끄럽진 않게 살았다’는 감회가 드네요.


참세상 자료사진. 참세상 박도형 기자.

Q. 통합 과정에서 하청 노동자의 고용 승계도 중요한 문제죠.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초기에는 전환배치(가동 중인 다른 발전소로 노동자를 배치하는 것)로 가능할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석탄을 취급했던 설비가 없어지는 거잖아요. 우리는 통합 발전공기업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노동자의 일자리도 함께 전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게 ‘정의로운 전환’이죠.

Q. 3대 메가프로젝트가 전기의 공공성을 해칠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기업은 자체 발전소를 짓고 전력구매계약(PPA)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자신들이 쓰고 남은 전기를 외부에 팔겠다는 거예요. 일부 재생에너지에 허용된 PPA를 LNG 발전소까지 확대하면 기업은 손해 없이 민영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PPA 확대에 반대합니다.

전기는 생활필수품이잖아요. 기업이 전기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데 반대합니다. 누구나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 그게 전기의 공공성을 지키는 일 아닐까요. 

덧붙이는 말

이 글은 참세상 창간특집① 「멈춰라, 3대 메가프로젝트!」(링크)의 일환으로, 기후정의동맹이 발행한 신문과 참세상에 공동 게재합니다. 참세상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싼 쟁점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관련 글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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