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 해 동안 베트남에서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40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727명이 부상했다. 총 33만 가구 이상이 피해를 입었으며, 농경지 약 93만 헥타르가 침수되어 경제 손실은 약 32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 베트남을 강타한 태풍과 열대저기압은 총 19건으로, 2017년의 역대 최다 기록에 근접했다. 당국은 필리핀 인근 열대저기압이 향후 15호 태풍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경고했다.
2025년 11월 중동 전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분리장벽 일부가 홍수로 무너졌다. 특히 알-부르즈(Al-Burj) 인근 장벽 붕괴가 온라인에 공유되며 관심을 모았다. 가자지구의 임시 캠프는 물에 잠겨 인도주의 위기가 더욱 악화되었고, 레바논에서는 베이루트 도심과 공항 연결도로가 침수되며 혼란이 발생했다. 반면 시리아 라타키아 지역의 산불은 집중 호우로 진화됐다. 요르단에서는 플래시 홍수로 실종자 구조가 이뤄졌으며, 당국은 저지대 접근을 삼가달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기획부는 2024년 기준 국토의 55.5%에 해당하는 96,500㎢가 사막화되었거나 사막화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완전히 사막화된 면적은 23.2%로 증가했으며, 농업용지 중 강물에 의존한 면적은 계속 줄고 있다. 이는 튀르키예(Turkiye)와 이란의 유입수 제한, 강우량 부족 등 외부 요인과 맞물려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라크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선정한 세계 5대 기후 취약국 중 하나로 꼽힌다.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은 기후변화 대응보다 기후재정 논의에 집중되며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는 사실상 뒷전으로 밀렸다. 화석연료 단계적 감축을 위한 ‘벨렝 로드맵’은 산유국들의 반대에 막혀 최종 합의문에서 빠졌고, 유일한 성과는 2035년까지 개발도상국의 기후 적응재정을 3배로 늘리자는 모호한 약속이었다. 이번 회의는 국제 협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기후위기 대응보다 정치와 이해관계가 앞서는 현실을 보여줬다.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 기후회의는 극심한 기후 조건 속에서도 산림 보호와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 등에서 일정 성과를 거뒀지만, 화석연료 감축 계획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국의 불참과 중국의 소극적 태도 속에 국제 재정 약속도 미흡했으며, 회의 외부에서의 시민 행동과 열대우림 보호 기금 조성이 오히려 더 큰 진전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COP30은 실질적 기후 행동보다는 합의 구조의 한계가 드러난 자리였다.
2025년 가을, 튀니지 남부 도시 가베스에서 중학생들이 집단 질식 증세로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가 소유 인산염 공장 Groupe Chimique의 오랜 독성 누출 문제가 다시 폭발적인 공분을 일으켰다. “숨쉬고 싶다”는 외침 아래 주민들은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을 벌이며 공장 가동 중단을 요구했고, 국가의 무관심과 탄압은 오히려 저항을 키웠다. 산업화의 희생양이 된 가베스는 지금, 수십 년간의 환경 파괴와 건강 피해에 맞서 자신들의 생존권과 깨끗한 미래를 위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2025년 COP30 기후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벨렝에서 수만 명이 참가한 원주민 주도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는 2021년 이후 처음 열린 대규모 기후 시위로, 시위대는 화석연료 감축, 기업 탐욕 반대, 전쟁 중단, 원주민 주권 존중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기후 해법의 주체임을 강조하며, 기후 정의와 실질적 대응을 요구했고, COP30 회의가 기업 이익 중심이 아닌 민중과 생명을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콜롬비아 환경부 장관 수산나 무하마드는 COP30에서 화석연료 감축 로드맵의 채택을 촉구하며, 기후 위기의 가장 큰 장애물은 화석연료 자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브라질 정부의 석유 탐사 허가를 비판하며 아마존 파괴가 지구 생태 안정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계인 그녀는 가자지구 학살과 미국의 군사 개입이 기후 위기 대응과 무관하지 않다며, 군사비 대신 기후 대응에 투자하라고 촉구했다.
수단 출신의 기후 외교 연구자 리나 야신은 COP30 회의에서 최빈국 그룹(LDCs)을 대표해 기후 재정과 정의로운 전환을 촉구하며, 적은 배출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기후 피해를 겪는 국가들의 현실을 조명했다. 그녀는 수단에서 15만 명이 사망한 분쟁을 ‘시민 내전’이 아닌 UAE가 금광 이권을 위해 RSF 민병대를 지원하며 벌이는 ‘대리전쟁’이라 규정했다. 야신은 국제 사회가 수단의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며, 군사 자금 지원 중단과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압박을 촉구했다.
COP30에서 인공지능(AI)은 기후 대응의 핵심 주제로 다뤄지며, 감축과 적응 양면에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았다. AI는 위성 데이터와 기계학습을 활용해 배출량 추적, 에너지 효율 향상, 재해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 해법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독자적 AI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다만,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소비와 광물 채굴 등 AI 자체가 유발할 수 있는 환경적 피해와 기후 관련 허위정보 확산 위험도 지적되며, 원칙 있는 개발과 투명한 데이터 관리가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