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정부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쿠데타’ 의혹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영국 정치 전반에 자리 잡은 새로운 편집증적 정치 문화를 보여준다. 과거 총리들이 경쟁자들을 경계하는 개인적 수준의 불안에 머물렀다면, 오늘날의 편집증은 브렉시트 이후 신뢰 붕괴, 음모적 사고의 확산, 정치 양극화가 만들어낸 구조적 현상이다. 명확한 비전 부재로 리더십 공백이 드러난 스타머 정부는 내부 반발 속에 취약한 지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규범 파괴와 극단화를 부추겨 영국 정치의 불안정성을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난민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정착권 제한, 가족 재결합 축소, 지원 조건 강화 등을 통해 ‘불법 이민 억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방안은 난민이 시민권을 얻기까지 최대 20년을 기다려야 하고, 2.5년마다 체류 자격을 갱신해야 하며, 일자리나 교육 참여가 조건으로 부과된다. 그러나 이는 난민 통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이미 과부하 상태인 내무부의 행정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안전하고 합법적인 입국 경로 확대는 긍정적이나, 이는 기존 난민의 권리 축소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도 존재한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러시아 동결자산 사용 여부를 법적·재정적 이유로 계속 미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우크라이나의 승리에 대한 전략적 회의가 깔려 있다. 일부 EU 국가들은 공개적으로 전쟁 회의론을 드러내며 전폭적인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EU 전체적으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현실주의적 계산이 강해지고 있다. 자산 사용을 미루는 결정은 단순한 유보가 아니라 향후 전세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유럽은 조용히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 기업 에네르고아톰을 둘러싼 부패 수사가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의 최측근까지 번지며 정치 스캔들로 비화했다. 반부패국(NABU)의 ‘미다스 작전’으로 최소 1억 달러 규모의 뇌물과 자금 세탁 정황이 포착됐고,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 티무르 민디치가 주범으로 지목됐으나 해외로 도피했다. 사법부와 국방부까지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며 젤렌스키 본인의 육성이 녹취에 포함됐다는 의혹도 확산 중이다. 이 사건은 EU의 정치 개입 명분이자 젤렌스키 체제의 정당성을 흔드는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11월 6일, 라트비아 리가 도메 광장에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의회의 이스탄불협약 탈퇴 시도에 항의했다. 해당 협약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 조약으로, 라트비아는 유럽 내 여성 살해율 1위 국가다. 비록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의회의 투표 연기로 위기는 일단락됐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탈퇴 시도가 정치적 책략이며 시민 의지를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많은 이들은 이 협약을 왜곡해 반(反)LGBTQ+ 정서를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주장에 분노하며, 라트비아가 유럽 가치에서 후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BC 간판 프로그램 ‘파노라마(Panorama)’가 도널드 트럼프의 1·6 연설 영상을 조작 편집한 사실이 드러나자, 국영 방송 수뇌부가 대거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이보다 훨씬 심각한 BBC의 왜곡 보도 사례들이 이보다 적은 주목조차 받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는 2010년 가자지구로 향하던 평화운동가들이 이스라엘군에 피습당한 사건을 다룬 다큐에서 이스라엘 편향적 서사를 반복했고, 2019년 총선 직전에는 제러미 코빈의 노동당을 '반유대주의 정당'으로 묘사하며 악의적 편집을 감행했다. 이는 언론의 기능이 아니라 영국 기득권과 억만장자 이해관계에 봉사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11월 13일 파리 테러는 시의 기억 정책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남겼다. 과거에는 유족 단체나 민간 주도의 추모 활동에 의존했던 파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공공 차원의 기념 조형물과 명판 설치를 본격화했다. 2025년 추모 정원 조성은 테러 희생자 기억의 공간화라는 최근 경향을 집약하며, 비극의 기억과 일상 회복 사이 균형을 모색하는 도시 기억 정치의 진전을 보여준다.
아일랜드 유권자들은 진보 성향의 독립 후보 캐서린 코놀리를 대통령으로 선출했지만, 대통령 직은 상징적이며 실질적 권력은 여전히 중도우파 정부와 남성 중심의 정치권이 장악하고 있다. 프랑스와 달리 아일랜드 대통령은 정부 수반이 아니며, 정치 개입이 제한된 의례적 역할에 머문다. 이로 인해 좌파 대통령 당선이 곧바로 정치 지형 변화로 이어지지 않으며, 아일랜드의 정치 구조는 여전히 여성과 진보 세력에 배타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예정됐던 트럼프와 푸틴의 부다페스트 정상회담은 취소됐지만, 성사될 경우 국제법과 유럽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뻔했다. ICC가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황에서 헝가리의 초청은 국제형사재판소 체제의 신뢰를 훼손하고, 우크라이나와 헝가리 간 외교 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컸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의 소수민족 보호 노력과 개혁 진전을 인정하고 EU 가입 절차를 가속함으로써, 헝가리와 러시아의 연대가 주는 지정학적 충격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2021년 연설을 편집한 BBC ‘파노라마’ 방송을 명예훼손이라며 10억 달러 소송을 예고했지만, 영국에서는 시효 만료로 불가능하고, 미국에서는 공인에 대한 ‘실질적 악의’ 기준 충족이 어려워 승소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이 같은 위협은 법적 성공보다는 언론을 위축시키는 전략적 목적, 이른바 SLAPP(공적 참여에 대한 전략적 소송)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소송보다 언론사의 재정 압박과 명예 훼손 리스크를 노린 협상 전략으로, 트럼프는 이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여러 언론사로부터 합의금을 받아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