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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얼마나 타락했는지도 모르고…” 현자노조 전 부위원장 ‘기아차 사태’ 노동운동에 직격탄…“환골탈태의 기회” 기아차노조 채용비리 연루 파문으로 노동운동의 도덕성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노조 전 부위원장인 하부영씨가 노동운동의 ‘또다른 치부’를 가감없이 드러내며 이번 사태를 도덕성을 재무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부영 전 부위원장은 <월간 노동사회> 2월호에 게재될 예정인 “노동운동 ‘환골탈태’의 기회다”라는 글을 통해 “그동안 ‘노동운동의 도덕성 재무장’이 필요함을 외쳐 봤지만 허공의 메아리로 흩어져버렸다. 노동운동 선배들이 경고음을 울려 주었는데도 자정하고 고칠 수 없었던 노동조합의 메커니즘이 오늘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사실 현장에서도 사사건건 기준과 원칙이 무너지고, 잘못임을 느끼지도 못하는 도덕 불감증이 만연해 있음을 지적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너만 잘났느냐’하는 냉소뿐이었으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는 혼돈만 일어났다”며 “이미 여러 노조에서 부정부패와 타락의 문제가 불거졌으나 노동운동 역시 미봉책으로 묻어두고, 단순 사건으로 바라보았을 뿐 심도깊게 분석하고 조사하여 칼을 대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 박홍귀 기아자동차 노조위원장이 24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에서 노조 긴급 대의원대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의 뜻으로 머리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 전 부위원장은 또 “노동운동이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세상을 바꾸자’고 주장하는 건 그 만큼 전 사회적으로 도덕적 우월성이 있을 때 가능한 말이다. 그러나 지난 18년여를 지나며 한국사회에 또 다른 권력으로 등장한 것도 주지의 사실”이라며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거나 높아진 만큼 우리 노동운동은 사회적 책임을 지는 일에 대해서 소홀히 하거나 회피해 왔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날마다 요구만 하고 투쟁에만 전력투구를 해오다 보니 사회적 책임이라는 질적 성장에 소홀히 해왔다. 그러다 보니 사회 현상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무책임한 세력으로 전락하며 국민들이 기대를 접고 지지와 박수를 철회한 것이다. 국민들은 언제인가부터 본능적으로 ‘이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며 지적을 해왔지만, 우리는 그걸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옛날의 관성을 그대로 유지해 왔다. 1998년 IMF 사태를 겪으며 세상이 크게 변화했는데도 노동운동은 아직도 87년의 관성으로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노동운동의 관성이 집단적인 도덕 불감증까지 불러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현장 대의원 선거에서도 조합원들이 후보에게 ‘당신이 당선되면 나 근골격계 산재되도록 해 줄 거냐’며 표를 흥정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노조에 사택 조기입주를 부탁하고, 조·반장 승진까지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조합원들이 사적인 이해관계 관철을 요구하니, 대의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당한 방법을 동원한다. 우리 내부가 얼마나 썩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러나 그런 행위가 도덕적으로 부당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다.” 또한 이런 도덕적 불감증은, 일부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착취의 수단’으로 삼는 현실까지 불러오게 됐다고 말했다. 하 전 부위원장은 “우리 속에는 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해 여차하면 비정규직을 정리해고 시키자는 묵시적 합의가 숨어 있다”며 “동일한 노동을 하면서도 정규직 임금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과 섞여서 일하고 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비정규직과 위치가 바뀌었다면 현재의 정규직들은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님에도 남의 일이기에 못 본 척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하 전부위원장은, 이번 사태의 진정한 해법은 노동운동이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도덕적 타락에 대해 준엄한 ‘정의의 칼’을 빼어 드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덕적 기준은 비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금속산업연맹 임원선거가 ‘무효표’를 던져 무산시키는 사건이 있었고,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 마음에 들지 않는 안건이라 해서 회의장을 빠져나가 유회시킨 일이 있다. 금융노조는 선거부정 시비까지 생겼다. 그야말로 있어서는 안 될 일들만 벌어진다. 이 모두가 자신들이 한 행위가 얼마나 더럽고 타락했는지 모르고 자랑처럼 떠벌리는 게 지금 노동운동판이다”고 비판했다. 하 전 부위원장은 나아가 “훨씬 높은 노동운동의 도덕적 기준과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도 이젠 견제와 감시장치를 요구해야 한다. 특혜와 특권이 있다면 다 반납하고 87년 절박했던 그 심정, 인간답게 살자고 외쳤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보면 이 위기와 고립으로부터 해방 될 길이 열린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하부영 전 부위원장의 <노동사회> 기고문 전문. 노동운동 ‘환골탈태’의 기회다 -기아차 입사비리가 노동운동에게 주는 교훈- 기아차 사태를 접하는 순간은 앞이 캄캄하고 당황스러웠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리 비관만 할 일이 아니었다. 그 동안 ‘노동운동의 도덕성 재무장’이 필요함을 외쳐 보았자 허공의 메아리로 흩어버리고, 노동운동의 선배들이 경고음을 울려 주었는데도 스스로 자정하고 고칠 수 없었던 노동조합의 메커니즘이 오늘의 사태를 만들었다. 사실 현장에서도 사사건건 기준과 원칙이 무너지고, 잘못임을 느끼지도 못하는 도덕 불감증이 만연해 있음을 지적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너만 잘났느냐”하는 냉소뿐이었으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 혼돈만 일어났다. 1987년 이후 벌써 18년 차를 바라보는 민주노조운동이지만 자정의 기회를 놓쳤왔던 것이 이런 사태로 나타났다. 이미 여러 노조에서 부정부패와 타락의 문제가 불거졌으나 노동운동 역시 미봉책으로 묻어두고, 단순 사건으로 바라보았을 뿐 심도 깊게 분석하고 조사하여 칼을 대지 못했다. 대공장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이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는 이유도 이러한 도덕적 타락을 경계하라는 일종의 경종이었음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사태의 본질을 보자 나는 이번 사태를 보며 언젠가 터질 일 ‘잘 터졌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노동운동이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세상을 바꾸자’고 주장하는 건 그만큼 전사회적으로 도덕적 우월성이 있을 때 가능한 말이다. 그러나 지난 18년여를 지나며 한국사회에 또 다른 권력으로 등장한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거나 높아진 만큼 우리 노동운동은 사회적 책임을 지는 일에 대해서 소홀히 하거나 회피해 왔다. 날마다 요구만 하고 투쟁에만 전력투구를 해오다 보니 사회적 책임이라는 질적 성장에 소홀히 해왔다. 그러다 보니 사회 현상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무책임한 세력으로 전락하며 국민들이 기대를 접고 지지와 박수를 철회한 것이다. 국민들은 언제인가부터 본능적으로 “이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며 지적을 해왔지만, 우리는 그걸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옛날의 관성을 그대로 유지해 왔다. 1998년 IMF 사태를 겪으며 세상이 크게 변화했는데도 노동운동은 아직도 87년의 관성으로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우리의 힘이 얼마나 커졌고,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졌는지 스스로 모르고 사회적 책임 세력으로서 세상을 두루 살피며 새로운 방향과 목표를 정해야 할 시기를 놓쳐 버린 것이다. 집단적인 도덕불감증에 빠졌다 우리는 비리사건이라는 현상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조합 내부의 도덕적 흠결을 샅샅이 발굴하여 치유하고 고쳐나간다는 혁명적인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사회적 양극화와 노동자간 격차와 차별이라는 화두를 안고 있다. 이 내용도 상세히 들여다보면 일부 정규직이 기득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회사와 담합하여 비정규직을 착취하는 공동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속에는 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해 여차하면 비정규직을 정리해고시키자는 묵시적 합의가 숨어 있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여야 한다는 ‘살인의 마음’을 품고 있다는 생각까지 올라가면 세상 살아가는 게 섬뜩하다. 왜! 우리가 언제부터 남을 죽이고 내가 살아야 한다는 ‘살기’를 품고 살았달 말인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집단적인 범죄공모가 용인되는 곳이 되었단 말인가! 또 동일한 노동을 하면서도 정규직 임금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과 섞여서 일하고 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비정규직과 위치가 바뀌었다면 현재의 정규직들은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님에도 남의 일이기에 못 본 척하며 살아가고 있다. 도덕적 가치와 기준을 다시 세우자 우리는 ‘살기’를 품고 살아가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할 만큼 집단적으로 도덕적 불감증에 빠진 걸 인정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진정한 해법은 우리 스스로도 모르고 빠져든 도덕적 타락을 정의의 칼을 높이 치켜들고 베어 버리는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높은 노동운동의 도덕적 기준과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도 이젠 견제와 감시장치를 요구해야 한다. 특혜와 특권이 있다면 다 반납하고 87년 절박했던 그 심정, 인간답게 살자고 외쳤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보면 이 위기와 고립으로부터 해방 될 길이 열린다. 도덕적 기준은 비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금속산업연맹 임원선거가 ‘무효표’를 던져 무산시키는 사건이 있었고,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 마음에 들지 않는 안건이라 해서 회의장을 빠져나가 유회시킨 일이 있다. 금융노조는 선거부정 시비까지 생겼다. 그야말로 있어서는 안될 일들만 벌어진다. 이 모두가 자신들이 한 행위가 얼마나 더럽고 타락했는지 모르고 자랑처럼 떠벌리는 게 지금 노동운동판이다. 현장속 대의원 선거에서도 조합원은 후보에게 “당신이 당선되면 나 근골격계 산재되도록 해 줄 거냐”며 표를 흥정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사택에 조기입주를 부탁하고, 조·반장 승진까지 개입하는 일도 있다. 조합원들이 사적인 이해관계 관철을 요구하니, 대의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당한 방법을 동원한다. 우리 내부가 얼마나 썩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그런 행위가 도덕적으로 부당하고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다. 이젠 바로 잡아야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기준과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 게 문제의 본질이다. 민주노총은 진상을 조사해서 원인을 밝히고 사과하는 것도 좋지만 사회를 책임질 세력으로, 말로만 세상의 주인이 노동자가 아니라 진정으로 주인답게 행동하고 살아갈 도덕적 기준과 가치를 만들어 교육하고 생각을 바꾸도록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잘하라고 꾸짖어 주는 건 아직은 희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예 포기 당하는 게 더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 “가다가 넘어지면 쉬었다 가자”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기왕 넘어졌으니 확실히 고쳐서 가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노동운동이 제대로 서도록 ‘탈태환골’의 기회로 삼고 현재의 위기와 고립으로부터 벗어난다면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이 준엄한 심판을 순간적으로 모면하고 피하며 숨기고 축소하려 한다면 노동조합의 간판은 역사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번 기회에 노동운동은 양심을 회복하고 도덕성을 재무장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추고, 이 사회를 진정으로 책임질 정정당당한 세력으로 다시 태어나자. 지금 현장에서도 희망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전직위원장들이 과거 청산을 위해 반성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용기 있는 행동이 나오고, 대의원들이 스스로 '행동강령'을 만들어 자정을 물결이 일고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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