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초생활보장 제도 수행의 실상

기초생활보장법의 제정을 통하여 빈민의 "사회적 기본권으로서의 생존권" 즉,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법적 보장이 이루어졌다. 즉, 빈민의 생계 보장은 국가의 책임이고 국민의 권리로서, 국가가 그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국민이 국가를 상대로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 법제화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법의 기본정신을 제대로 제도에 반영시킬 의향이 법안 통과 시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의향이 없으면서 최저생계의 사회적 보장을 약속한 이유는 추정소득의 확대적용, 부양의무자에게 부양의무 떠넘김, 엄격한 재산, 면적, 승용차 선정기준, 일선 담당자들의 관리 및 무홍보 등을 이용하여 수급권자가 신청을 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탈락시킬 수 있을 것을 예측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수급권자의 가족부양 경향, 자립심, 낙인효과, 낮은 권리의식, 사생활 노출의 기피, 등을 이용하여 수급자들이 신청하지 않거나 도중에서 포기하게끔 제도를 운영하면 신청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기 때문이다. 설령 수급자들이 권리의식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조직이 별로 없고, 당사자 운동이 활발하지 않으며 수급권자들을 대변할 시민단체의 활동도 크게 겁낼 정도가 못되고, 언론기관들 또한 빈민의 권리보호에는 무관심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제도 수행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보니 기초생활보장의 사각지대를 광범위하게 노정시키고 있다. 빈곤인구는 천만∼삼백 칠십만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 370만을 기준으로 삼더라도 현재 수급자 151만7천명은 전체 빈곤인구의 41%에 불과하고, 보장수준 또한 법에 명시된 최저생계비 즉, 4인 가구의 경우 96만원은커녕 월 평균 35만원에 불과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초법에는 선정기준이 부양의무자와 소득인정액 두 가지 기준뿐이나 시행령·시행규칙 및 지침의 재산기준이 '99년 생보제도 시보다 하향 조정되었고, 종전에 없었던 주거면적기준, 토지면적기준, 승용차 기준,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 실제 부양 받지 않는 부양비의 소득산정 등이 새로 추가되었다. 종전의 생보제도 보다 소득기준은 높아졌으나 다른 기준들을 더 엄격하게 함으로써 많은 적격자들을 탈락시켰다.

이렇듯 법의 기본정신과는 거리가 먼 채로 제도를 운영하여도 별 문제가 없는 것을 알게 된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올해 봄에 평택과 괴산 등의 지역에서 부양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부양의무자에게 부양비를 강제징수 하였고 7월부터는 '내실화 지침'에 의하여 추정소득 부과 기준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여 많은 보장가구들을 탈락시켰다. 그리고 내년도의 생계급여 예산을 올해보다 오히려 1.5% 삭감시켰고 최저생계비 또한 4인가구 기준 99만원 정도로 책정하였다. '99년의 최저생계비는 전국민의 평균소비지출의 56.4%이었는데 '01년에는 49.1%로 떨어졌고, '02년에는 45%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내년도의 수급자수는 올해보다 더 줄어들고 보장수준 또한 더 낮아질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

특히 정부는 생산적 복지라는 정책기조 아래에서 아무런 저항할 힘이 없는 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의 근로무능력자 가구의 보장수준을 상대적으로 더 낮추었다. 다른 소득이 없고 부양의무자도 없는 3인가구의 경우에 실제 정부로부터 자활급여, 직업훈련비 기초생활보장 등의 형태로 지급받는 소득이 <표1>에 나타난 바와 같이 가구구성원 모두 근로능력이 없고 장애인이 있는 가구는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을 감안할 때, 최고 47만4천원이나 근로능력이 있는 가구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제도 시행을 지켜볼 때 국민의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지난 경제위기와 IMF 시절 정부로 향했던 불만과 저항을 무마하려는 기제로, 그리고 노동자를 해고하고 신자유주의, 생산적 복지를 강요하기 위해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제로 사용할 뿐 실제로는 빈민의 생존권의 사회적 보장법과는 거리가 먼 것을 알 수 있다.

<표 1> 2001년 7월 이후 가구특성별 수급자 가구의 급여격차

사례

가구특성


자활, 직업훈련 및 기초생활보장급여

일반수급자 가구와의 급여격차

장애로 인한 추가
기초생계비를 감안한 급여격차

1

아버지: upgrade형자활
어머니: 지역봉사 아 들: 직업훈련

98.3천원

31.6천원

47.4천원

2

아버지: 취로형자활
(20일근무)
어머니: 지역봉사
아 들: 학생

78.3천원


11.6천원

27,4천원

3

아버지: 노인
어머니: 노인
아 들: 장애인*

66.7만원

-

-

* 장애로 인한 추가 생계비 15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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