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났다. 본격적으로 싸워보자.

12월 20일 있었던 정보통신 검열반대 문화제[사진-coptleft참세상뉴스]

지난 10월22일 정보통신검열반대 공동행동은 60일 릴레이 단식 농성에 돌입해 12월 20일 60일째로 단식농성을 마무리하고 오후 4시 30분부터 명동 한빛은행 사거리에서 "정보통신 검열 반대 문화제"를 가졌다. 60일 릴레이 농성은 11월1일 부터 시작 된 내용등급제를 철폐하고 인터넷 상에서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를 가져온 정보통신부 장관 퇴진을 걸고 시작되었다. 물론 60일 농성이 끝났어도 공동행동이 내걸은 내용등급제 철폐와 정보통신부 장관 퇴진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애초 농성은 싸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자 했던 것인 만큼 많은 성과를 얻어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정책실장은 "처음 시작 할 때는 어느 정도의 호응이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내용등급에 대해서 그것이 검열이라는 동의를 받아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노동네트워크 협의회 김승만 사무국장도 "일단 민주노총이 내년 주요 사업중 하나로 받아 안기로 한 부분이나 운동 사회 내에서 내용등급제 철폐 투쟁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을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청소년 보호 논리에 대한 우려로 인해 시민사회 단체들이 나서지 못한 부분이 있었으나 그런 논리를 넘어 설 수 있었으며 내용등급제가 일상적인 통제 수단이라는 인식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최세진 민주노총 정보통신국장은 "민주노총 정보화 추진단의 내년 사업목표 중 가장 주요하게 국가와 자본의 정보통신을 통한 감시 통제에 대한 대응"으로 잡고 "정보통신 검열과 생산 현장에서의 노동자 감시에 대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날 마지막 60일째 농성에 참가한 민주노동당 문성준 정보통신 국장은 "인터넷 상에서의 검열에 대해 좀더 인권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당내 인권위원회를 통해 자유권 쟁취 투쟁으로 조명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당내에서는 공대위를 통해 법률지원과 관련된 부분을 당이 책임져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검열 관계 입법안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당 정책위 법률팀이 검토중에 있으며 1월중에 견해가 나오면 당이 입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고민중이며 현재 공동행동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추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60일 릴레이 단식농성기간동안 매주 목요일 단식농성을 책임져 왔는데 민주노동당이 농성을 하는 날은 항상 악천후의 기상 조건이었다.

매일 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직접 농성에 참가함과 동시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명동성당에 찾아와 농성자들의 사진을 찍어 뉴스레터를 발간했던 대자보의 이창은 대표는 60일동안 내용등급제 문제를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가장 노력한 사람중 하나이다. 이창은 씨는 "세상에 알리면서 기대한 것은 우리가 어렵고 힘들게 투쟁하고 있는 모습이 사진을 본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이 문제가 전달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매일 사진을 찍어 뉴스레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60일 농성기간 동안 매일 12시에 명동성당에 나가 농성자들을 챙기고 농성장 청소등 실무를 도맡아 해온 문화연대 선용진 정보팀장은 일단 단식농성이 끝나 홀가분하다며 "60일 농성의 성과로 공대위 준비모임이 꾸려지고 향후 더 큰 투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었다"는 데서 가장 큰 의의를 찾았다.

단식농성 기간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함께 밤을 새가며 농성장에 결합했던 동성애자들의 경우 농성기간중에 동성애 커뮤니티 싸이트 엑스존에 대한 탄압을 받아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농성은 동성애자들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동성애자 인권연대 임태훈 대표는 "동성애자들이 집회나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별로 없는데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농성에 참여했다는 것과 이 문제에 낯 설은 동성애자들의 지지방문 등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며 "12월이 가기전에 엑스존에 대한 행정소송을 할 계획이며 법정투쟁을 중심으로 장외투쟁을 병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단식농성이 끝나는 날 오후 4시 30분 민예총 주관으로 열린 '아 아 아 대한민국'이라는 정보통신 검열반대 문화제는 100여명의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