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토론회가 남긴 유일한 아쉬움은 전국민중연대도 참여하고,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통일연대도 참석 해 각계의 입장과 의혹들이 공개, 확인되는 자리가 되지 못한 점이다. 토론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동토론회'를 제안했으나 관련 단체들이 참여의 난감함을 표해 결국 5개 단위만이 토론회를 진행하게 됐다.
▲ 다함께 김하영 활동가가 발제를 하고 있다. |
이날 토론회에서는 단일연대연합체와 관련한 쟁점, 그리고 논의에 따른 각 단위의 진단이 이어졌다.
만약 상설연합체 안만이 있다면 현재의 민중연대 조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개선방안을 찾는 것이 선 과제일 것. 그러나 상설연합체 안이 615실천단와 통일연대의 재편, 집권 전략을 노정한 상설연합체 건설안 이기 때문에 쉽게 넘길 수 없는 전선체 논의까지 확대 됐다.
4명의 토론자로 김태정 노힘 활동가는 “상설연합체 건설 주장이 과연 타당한가”를 반문하며 “현재의 민중연대를 유지하며 그 동안 못한 부분을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을 주장했다. 임필수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이란 민중연대의 강령에 기반해 ‘상설공동투쟁체’의 민중연대 투쟁 기풍을 쇄신해 민중운동 촉진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하영 다함께 활동가는 "정부 수립을 위한 정치강령이 아닌, 특정한 구체적 목표를 위해 싸운다는 합의에 바탕한 공동전선을 구성해 연대를 강화해야 하고 그 안에서 급진 좌파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단일전선체의 계급연합이 갖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석준 전진 활동가는 “단일연대연합체 논의가 현재 한국 진보진영에 필요한 진지한 공동전선 구상이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연대행동 활성화의 구체적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효과적 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청중 자리도 부족할 만큼 참가자 토론도 적극적이었다. 최인기 전빈련 활동가는 “민중연대의 지역 조직의 영향력과 상층 기구의 운영 기구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긴장감 있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일붕 다함께 활동가는 '코민테른 3-4차 대회에서 제안된 공동전선 전략과 전술"'에 대한 확인 평가를 요구하기도 했고, 다른 참가자는 민중연대와 별도의 좌파 연대체를 만들자는 것이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물론 현재의 민중연대를 유지하며 그 내에서 더 발언력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3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회는 각 단위의 입장과 평가를 공유하는 1차 토론회로의 역할을 다했다. 토론회 참가자는 추가 토론을 기약하며, 향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
김태정, 민중연대 통일운동 기구 아니다, 상설 공투체 위상과 역할에 충실해야
첫 번째 토론자로 참가한 김태정 노힘 활동가는 “민중연대는 견해와 역사, 운동의 기풍이 다른 단체, 대중조직, 정치조직들의 공동투쟁체”라고 평하며 “상설연합체라는 단일연대연합체 구성 제안은 한국 사회운동을 특정 정파를 중심으로 연대운동 전체를 재편하려는 패권적 시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태정 활동가는 민주노동당에서 발간하는 ‘이론과 실천’에 기고한 정대연 민중연대 정책위원장의 글을 토대로 ‘상설연합체, 단일연대전선체, 단일연합체, 단일연대조직’등 단어가 혼용 사용되고 있음을 들며 “이는 특정정파 문제제기 피하려는 의도이며, 개념없이 단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한 ‘21세기코리아’ 자료에는 ‘민중연대가 상설연합전선체로 전환해서 통일연대가 하는 일을 통합해야 하고, 단위들은 여기에 들어가 통일운동해야 한다’는 주장을 들며 ‘통일운동에 입장차가 존재함에도 공동투쟁체인 민중연대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는데 이는 난립한 연대체의 효율 재편이 아니라 특정 정파의 정치 전략에 입각해 패권적인 방법으로 재편 하겠다는 시도다“라고 주장했다.
김태정 활동가는 사족으로 “민중연대는 이런 안이 기층 대중조직의 요구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회의자리에 참석한 강원민중연대가 시안에 반대의견 제출했고, 다른 지역 민중연대도 적극적으로 발언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민주노총 결정 사항도 중앙위의 결정 사항일 뿐 대의원대회를 통과한 안건이 아니다”라며 “사실자체에 대한 왜곡도 심각한 문제”라고 강변했다.
김태정 활동가는 토론을 마치며 “민중연대가 결성 3년차를 경과하는 지금, 민중연대에게 필요한 것은 상층간부들이 모여서 통일정세 운운하며 상설연합체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역할임을 거듭 강조했다.
김하영, 재편이 아닌 상설연합체 주장의 전략을 살피는 것이 핵심
김하영 다함께 활동가는 민중연대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안을 ‘계급 연합전략’으로 규정하며 “중소자본가, 민족자본가도 포함한 전선이 필요하다고 하고, 615 공동선언에 동의하는 사람은 전선에 모두 포함 시키고 있음”을 들었다.
나아가 “계급연합 전략이 우리 운동의 힘을 강화 시키고 단결과 연대를 확대 시킬 수 있는 방법인가?”를 되물으며 “무조건 적으로 ‘단결하면 좋은 것 아니냐’는 식으로 대동단결을 표방하는 논의에서 계급연합을 분명히 비판해야 한다”고 제기하며 2001년 대우자동차 파업의 예를 들었다.
'김대중 정권 당시 615 선언이후, 민족화합적 자유주의 세력과 민중전선들이 사실상 계급적 협력 관계를 형성하면서 2001년 대우자동차 파업 당시 노동계가 ‘김대중 정권에 대한 반대 투쟁’, ‘정권타도 투쟁 돌입’을 주장했으나 “자민통계열이 민주노총 지도부가 무모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막았던 것.'
김하영 활동가는 “이런 민중전선은 우리 운동을 앞으로 전진시키기 보다 민중운동의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지는 현재의 민중연대의 안이 연대와 단결을 강화하기 보다는 해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또한 김하영 활동가는 새로운 운동의 환경 조건에 운동의 잘못된 모습과 올바른 모습으로 운동에 적극 개입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이것이 ‘급진좌파’의 반성점이자 과제임을 확인했다.
▲ 전교조 회의실이 참가자들로 가득찼다. |
임필수, 투쟁의 기풍 쇄신해야
임필수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는 그간 논의 됐던 과정을 정리하며 “민중연대는 중복된 연대연합체 정비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시안에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부분 중 이미 615 공준위 결성으로 인해 자신의 역할이 애매해진 통일연대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숨은 쟁점”이라고 제기했다.
‘현재 민중연대의 제안은 ‘한국사회’에 대한 진단과 운동적 평가가 없어 비판도 어렵다‘고 말하며 "민족민주혁명론 등의 계속된 수사의 반복 된 논의와 이론적, 현실적 근거도 없는 주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고 맹점을 꼬집었다.
민중연대의 공식문건은 ‘(반미)반제국주의 반정권’을 표방하지만 임필수 활동가는 "구체적인 실천은 정권과 시민운동의 정책의제에 포섭되거나 노무현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투쟁을 회피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하며 표결 처리된 사회양극화해소 연대 참여 결정 과정을 예로 들며 “민중운동의 단일 창구로 상층 사업을 통해 시민운동과 발맞춰 갈 것이 우려스럽다”고 경고했다.
이어 임필수 활동가는 “현재 민중연대는 참가단위가 줄어들고 있는 조직의 취약성과 내용 없음 등에 대한 해결방식으로 구체적으로 갖지 못하고 있다”고 평하며 “신자유주의 반대투쟁과 반전평화투쟁을 중심으로 해 어떻게 새로운 연대운동의 기풍을 형성할 것인가”를 제기하며 주요 토론과제를 남겼다.
장석준, 요건을 상실한 논의, 결코 진지한 제안 아니다
장석준 전진 활동가는 ‘공동전선’의 두가지 쟁점, 노동자-민중 내의 균열과 갈등을 촉진하는 자본-국가의 운동에 맞서 노동계급 내의 통일과 광범한 민중의 연대를 성취, 강화하는 것과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주체 역량을 한 걸음 전진 시키기 위해 구체적이고 호소력 있는 당면 정치 과제를 제시하는 것을 꼽으며 “불행히도 현재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 제안에는 이 두가지 모두가 결여되어 있다”고 평했다.
‘단일연대연합체의 요체가 무엇인가’를 반문하며 “현존하는 대중운동 조직 등 즉 민주노총, 전농 등을 아우르며 독자적인 대의원 구조를 갖는 상위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해제하며 “이런 조직을 하나 만드는 것이 노동자-민중운동이 부딪히고 있는 가장 심각한 고통을 해결하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석준 활동가는 현재의 운동이 “조직된 운동가가 괴리된 형태로 나타나고, 보수언론들의 특권 집단으로 매도하는 공격과 존재하고 있는 운동들이 단결하지 못해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운동을 모아 회비, 대의원 구조를 갖는다고 해서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에 회의적이다“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지금 제기되는 통일전선, 연합정부를 구성하자는 것은 단일연대연합체 논의로 명쾌하지 못하거나, 진지하지 못하거나 의무스럽고 기만적이다“라고 평가하며 ”핵심에서 벗어났고, 오히려 시급히 필요한 논의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제기했다.
이어 장석준 활동가는 “내부의 진을 빼는 논의는 불필요 하다”고 제기하며 “지금 필요한 것이 민중연대의 질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면 구체적인 연대행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들, 구체적 쟁점을 두고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파의 공세적인 연대 의제는 뭐냐?
토론과정에서 장석준 활동가에게는 1936년 프랑스 공동전선에 대한 확인질문도 재차 오고가고, 또 다른 좌파 재규합체를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 이뤄지기도 했다.
김하영 활동가는 “한미FTA 논의에서 반독점 동맹의 옛 프리즘을 통해 신식민국독자론의 변형처럼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자본의 침투를 어떻게 보고, 대처할 것인가가 대안 문제와 연결해 국가와 남한 자본이 신자유주의 추진하면서 자본과 국가에게 비난의 초점, 공격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결론 보다는 미국자본 대 남한자본, 국가대국가 ,민족의 문제가 우선시 되는 관점들이 있고, 이는 제 2의 을사늑약이라 표현되는 부분이 최절정을 이룬다”고 예를 들어 답했다.
현장 토론에 나선 최인기 전빈련 사무처장은 “단일연대연합체 논의를 보면 ‘민족자주 정부 구성’ 등의 수사 표현을 그대로 구현 하는 등 인식기반은 80년대 논쟁구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제기하며 “비판에 있어서도 계급운동 진영은 자기 운동의 전망과 방향이 전제되어야야 한다”구 주장했다. 그렇지 못하면 수십년 비판해 왔던 연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중연대 외곽에서 계급적 독자성을 관철할 수 있는 별도의 전선체가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민중연대에 대한 안티와 포럼식의 행동만으로는 공동 실천 조직이 어렵다고 진단하고 진단 후 ‘노동자연합중심체’와 민중연대 내 활동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 최인기 활동가가 개인 발언을 하고 있다. |
전선재편을 통한 집권 전략이 숨겨진 나쁜 의도 일 것
한석호 전진 활동가는 “이 논쟁 소모적으로 갈 것 같다”고 전망하며 ‘반대 하려면 해라’라는 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또한 민주노총과, 전농 지도부 장악하고 있는 이 시기를 놓치기 어려울 것 이란 생각도 든다'“고 생각을 솔직히 밝혔다.
한석호 활동가는 “연대연합체는 2단계 혁명론에 입각해 현재의 시기를 민족통일의 대 사변기의 진입로로 보고 통일에 초점을 맞춰 그것을 위한 전선체, 연합체 구성하겠다면 그것이 숨은 나쁜 의도 일 것”이라고 지적하며 “민주노동당인지 아닌지 모호한 표현과 자주적 민주정부 등 하나도 드러낼 수 없는 애매하게 표현들이 나열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를 맡은 유영주 참세상 편집장은 한미FTA 저지 싸움과 관련한 의견을 피력했다. 유영주 편집장은 “한미FTA 관련해서, 보수와 개혁의 대립 전선이 급격히 붕괴되고 있는 시점, 96,97년 이후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 전선운동이 유실되어 왔음”을 지적하며 “한미FTA 사안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하나의 사안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협정이란 방식으로 와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결국 이는 “협상 자체의 저지, 반대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협상의 의미가 우리 전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냐”에 착목해 “한미FTA 손에 잡히는 저항의 맥락을 어떻게 고민할 것인가의 측면에서 보면 낙관적으로는 급진좌파에게 기회가 열리는 상황을 맞는 거 아니겠냐”라고 제기하며 반자본, 반신자유주의 반정부적 투쟁 전략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논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토론회를 마무리 하며 김하영 활동가는 “공동전선 안에서 급진좌파가 어떻게 활동했는지 철저한 반성속에서 이후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치강령적으로 동의해야만 단체를 규합하는 연대체 건설이 아니라 단일한 구체적 쟁점을 가지고 폭넓은 사람들이 연대할 수 있는 전선이, 급진좌파가 개입해 정치적 올바름을 입증 받기 위한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석준 활동가는 “지금까지 우리가 건설한 통일전선은 한국의 민주주의 운동에서 배태된 한국 좌파의 구조적 취약성을 반복한 것"이고, "지역에 기반이 없는 좌파운동의 한계", "공동투쟁체도 상층조직일 뿐 아래로 부터의 조직은 아닌것"을 지적하며 "멤버쉽 갖고 대중의교류, 소통, 합의의 운동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