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은 단 한 명도 없다”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노동계 반발

“정규직화 없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

8일, 정부와 여당이 “5만 4천 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무기계약근로자’로 전환하겠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노동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8일,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국회브리핑을 통해 “주요내용은 계약을 반복 갱신해 상시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제 근로자를 단계적으로 무기계약근로자로 전환하고, 상시 지속적 업무임에도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 근로자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밝혔다.

계약기간만 정해놓지 않은 계약직 ‘무기계약근로자'

노동계가 이번 대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이번 종합대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당정의 종합대책은 종합대책 수립 초기에 ‘정규직화’ 대책으로 논의되던 것이 결국 ‘무기계약근로자’로의 전환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조는 “대책 속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단 한명도 없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기계약근로자’는 엄밀히 말해 정규직화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1년, 2년 기간을 정해놓지 않는 것이다. 이들의 대우나 노동조건은 계약직 노동자와 같다. 그저 기간을 정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만 기간제 계약직 노동자와 차이를 가지는 것이다.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정확한 보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무기계약근로자’는 현재도 공공부문에 ‘상용직 노동자’로 존재한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조는 “지자체 상용직 노동자들의 경우 무기계약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조례 등을 통해 예산이 폐지되면 언제든지 해고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상시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하다”라며 이번 정부 대책은 비정규직의 사용을 정당화시키면서 차별을 존속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연맹도 “정부는 비정규직 대책의 기본 방향으로 정규직화가 아니라 무기계약근로로 잡았고, 그 안에서의 차별해소와 위법, 탈법 사항에 대한 노무관리수준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그대로 사용하며 유지 존속시키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핵심-비핵심 업무의 기준은 무엇?“

또한 정부가 ‘핵심-비핵심’ 업무를 나눠 비핵심 업무는 물론이며 핵심 업무에 있어도 ‘합리적 이유’가 있을 시 외주화의 길을 그대로 열어 놓아 노동계는 “정규직에도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공연맹은 “육체노동, 현업업무는 무조건 주변업무로 간주하는 관행 때문에 차별과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인정하고 용인하고 있다”며 “또한 핵심업무에 대해서도 외주화의 길을 열어놓고 있어 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하게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공무원노조도 “비핵심 업무는 물론이며, 핵심업무에 대해서도 외주화의 길을 열어놓고 있어 2007년도부터 전면 시행되는 총액인건비제와 기관 성과평가제 하에서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공공부문 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일상적인 외주영역확대와 비정규직화를 통한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와 여당의 이번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시키기는커녕 무기계약근로자로 한정시키면서 차별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며, ‘핵심-비핵심’ 업무에 대한 불분명한 기준으로 인해 핵심, 비핵심 가릴 것 없이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대표인 KTX승무원들은 아직도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참세상 자료사진

싸움 중인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대책은 쏙 빠지고...

이번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KTX승무원들의 문제라든지, 부산지하철매표소 노동자들 문제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문제도 가지고 있다. 공공연맹은 “장기간 투쟁하고 있는 KTX승무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환경미화원, 마사회 불법파견, 부산지하철 매표소 노동자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을 해결하지 않는 대책에 어떤 기대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미 발생해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의 쟁점을 어설프게 비켜가 볼 심산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조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은 현재 싸우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과 정규직화 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라며 “정부와 여당이 비정규직 남용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사회양극화의 주범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계,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 필수“

대책 자체의 실효성 이전에 이미 종합대책에 가지고 있는 한계들이 드러나면서 이후 제대로 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위해서는 노동계와 함께 대책을 수정,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노동계의 공통적인 요구로 민주노총은 “정부가 이번 대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되어야 하며, 이후 각 부처별 세부대책을 수립하는 과정과 정부가 운영할 대책위에 노동계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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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공공부문 , 종합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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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속사막

    위에서 다섯 번째 문단인데... 지자체 혹은 자치체,가 맞는 거지요?

  • 이꽃맘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