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중앙위, '진보진영 총단결체' 놓고 논란

정족수 미달로 유회, 24일 긴급 중집회의 개최키로

8월 25일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열린 민주노총 제5차 중앙위원회가 '진보진영 총단결체 건설방침 건'을 두고 격론을 벌이다 정족수 미달로 유회됐다.

민주노총은 23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하반기 사업계획(수정안) 건 △당면 투쟁 방침 건 △진보진영 총단결체 건설방침 건 △열사정신계승 특별위원회 운영규정 건 △산별노조운동 원칙과 기준에 대한 건 △조직혁신 건 △각종 위원회 위원장 인준 건 △규율위원 선출 건 △비정규 50억 기금 모금완료 결의 건 등 굵직한 9개 안건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었다.

제 3호 안건인 '진보진영 총단결체 건설방침 건'에서 집행부가 제출한 안은 "전국민중연대, 통일연대를 발전적으로 해소하고 새로운 진보진영의 총단결체를 건설한다"와 "2006년 9월 준비위원회 결성을 통해 진보진영의 연대운동에 대한 평가, 본조직 건설을 위한 제반사항 준비사업을 민주적 토론과 실천투쟁을 병행하며 진행한다"는 것 등을 방향으로 하며, 이를 위해 최대 300명 규모·만장일치 운영 원칙의 전국대표자회의, 10명 이내의 공동대표단 회의, 지도위원단, 기획위원회 등의 체계로 구성된 '준비위원회'를 결성하자는 것이었다.


진보진영 총단결체, "시급히 추진하자" vs "심사숙고해야"

집행부의 안에 찬성하는 중앙위원들은 "진보진영 총단결체는 전체 민중운동 진영의 오랜 소원"이라며 "각각 사안별로 대응해왔던 것을 뛰어넘어 전체 남한 민중운동을 하나로 결집시켜야 한다"고 시급한 추진을 주장했다. 지난해 대의원대회에서 이미 추진이 결정된 바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 안을 그대로 대의원대회에 상정하는 것에 반대하는 중앙위원들은 "더 충분한 논의를 거쳐 내부에 힘있는 결의와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본조직의 내용과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준비위원회' 위상이 지나치다", "현재는 중집에서 심도있게 내용을 토론해야 할 때지 다시 대의원대회에 물을 단계가 아니다"라는 등의 주장을 폈다. 지난 18일 중집회의에서 이 안건에 대해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위원회에 의장 직권으로 안건이 상정된 데 대한 문제제기도 잇따랐다.

이 안건에 대해 중앙위원회가 정회를 거듭하며 두 시간 넘게 토론을 계속했으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표결을 시도, 정족수 미달로 나머지 안건들과 함께 자동 유회됐다. 조준호 위원장은 유회된 안건들은 24일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해 처리겠다고 밝혔다.

9월 6일, 고 하중근 열사 책임자 처벌·살인정권 규탄 총파업

한편, 민주노총 중앙위원회는 앞서 처리된 '하반기 사업계획(수정안) 건'과 '당면 투쟁 방침 건'에서 총파업 계획을 심의 의결했다.

집행부가 제출한 '당면 투쟁기조'는 △고 하중근 열사 투쟁의 기본구호는 '노동자 때려죽인 살인정권 심판하자'로, 비폭력 평화 투쟁전술기조 유지 △고 하중근 열사 책임자처벌 투쟁에서 승리하고, 그 성과를 계승하여 곧바로 하반기 총파업투쟁으로 전환 △9월 초 혹은 10월 초 비정규법안 강행처리 저지 총파업, 9월 초 한미FTA 3차협상 저지투쟁, 9월 24일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회, 국정감사투쟁, 10월 17일-11월 3일 총파업 찬반투표 등을 통한 대응전선 구축 등이다.

애초 예정했던 11월 11-12일의 30만 명 규모 전국노동자대회는 예정대로 개최하되, 하반기 전면투쟁은 10월 말, 11월 초로 앞당겼고 전 조합원 총파업은 11월 20일 경부터 12월 국회 종료시점까지 진행하게 된다. 단, 9월 정기국회에서 비정규직 관련법안이 강행 처리될 시에는 법사위 개최일에 맞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중근 열사 등 당면 투쟁에 대해서는 한미FTA 3차 협상이 시작되는 9월 6일에 '고 하중근 열사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6시간 총파업에 돌입하며, 9월 17일에는 서울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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