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진보정치(이치열 기자)] |
민주노동당의 대권주자 권영길 의원이 심상정, 노회찬 의원에 이어 26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권영길 의원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과 ‘경제성장 전략’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고, 범여권과는 ‘한반도 평화체제론’을 가지고 한판 대결을 벌이겠다”며 보수적 성장론에 맞서는 진보적 성장론, 사이비 평화론에 맞서는 진보적 평화체제론을 제시했다.
또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 준비기와 원내진입기를 거쳐 올해 대선 ‘집권기’에 이르렀다며 진취적 진보대연합을 통한 진보적 정권교체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역할 부인하지 않는다”
권영길 의원은 “한국경제 성장률 저하의 핵심 원인인 신자유주의 부족이 아닌 신자유주의 과잉”이라고 지적하며 “진보정당 집권을 위해서는 분배론을 넘어 진보적 경제 성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길 의원은 ‘노동 중심 경제체제’를 진보적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며, △노동 이사(공공주식회사제 도입) △국가고용책임제 실시 △공기업 황금주 도입 △21세기형 경제기획원 재건 등을 정책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한국경제 3대 성장동력’으로 △노동중심 혁신 클러스터 △한반도 통일경제 건설 △북방대륙 경제권 개척을 통한 ‘제4의 세계경제권’ 건설 주도를 지목했다.
[출처: 진보정치(이치열 기자)] |
이 중 노동중심 혁신 클러스터는 기존 지역별 노사정위원회를 노-사-정-금융-대학이 참여하는 지역경제발전 협의체로 확장시켜, 산별노조 지역단위가 노동 단위의 참여 주체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한미FTA에 대한 ‘진보적 대안’으로 한반도 경제권과 아울러 러시아-중국-일본을 잇는 동북아 북방대륙 경제권 개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권영길 의원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의 역할을 부인하지 않는다. 돈 많은 부자를 증오하지 않는다. 저는 재벌들이 존경받기를 바란다”며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업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 연방헌법에 기초한 1국가-2체제-2정부 형태의 ‘연합연방통일공화국’ 수립을 궁극적 목표로 밝히며, △전면적 신뢰관계 구축 공동조치 △공고화 공동조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공동조치로 이어지는 ‘3단계 남북관계 공동조치’를 제안했다.
권영길 의원은 615공동선언 실현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대선 후보 중 누가 615공동선언을 온몸으로 실천하겠다고 이야기하나. 그것을 약속하지 못하는 한 평화대통령, 통일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저 권영길은 그 길로 매진하겠다”며 연합연방통일공화국 수립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후보단일화까지 열어놓을 수 있다”
진보대연합과 관련해 권영길 의원은 “양극화 해소, 한미FTA 반대, 비정규직 해결, 신자유주의 노선의 폐기, 평화통일의 원칙에 동의하며 ‘진정성 있게’ 실천하고자 하는 그 어떠한 세력과도 함께 할 것”이라며 “진취적 진보대연합으로 민주노동당발 정계개편을 이뤄내겠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한미FTA가 신자유주의 반대 논리의 핵심인데 한미FTA에 반대하면서 신자유주의 반대는 못하겠다는 것은 겉과 속이 다른 것”이라며 5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 “범여권에서 5대 조건 두고 동의한다, 내용 가지고 얘기해보자 하면 하겠다. 우리가 먼저 제안할 수도 있고 하게 되리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영길 의원은 “한미FTA반대비상시국회의에서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분들과 시국회의를 넘어 정치적 공동행동을 모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사람과는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다고 보고 전개할 생각”이라고 밝혀, 시국회의 의원 가운데 염두에 두고 있는 인물이 있음을 시사했다.
‘후보단일화까지 열어놓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권영길 의원은 “대선후보가 된다면 가정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다 가정해도 좋다”며 “붙어봐야 알겠지만 자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화답하듯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선동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최규엽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 위원장,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등 당 안팎의 진보대연합 추진 세력 다수가 참석했다. 미래구상 지금종 사무총장과 정대화 공동집행위원장, 오충일 고문도 눈에 띄었다.
이수호, 조준호 민주노총 전 위원장과 김태일 전 사무총장, 김창현 민주노동당 전 사무총장과 정성희 안양시위원회 위원장도 자리했다. 이 밖에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와 임종인 무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사회는 박용진 전 대변인이 맡았다.
한편 권영길 의원의 예비후보 등록일은 권영길 의원이 ‘맞상대’로 지목하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같은 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