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한창이다.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때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올라간다고 한다. 이명박으로 대표되는 권력은 올림픽으로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촛불을 지워가고 있고, 시민들은 뜨거웠던 촛불을 기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늘도 촛불은 KBS 앞에서, MBC 앞에서, 청계천에서, 서울 시청 앞에서 망각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역사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남기려는 권력의 힘으로 왜곡되고 사라진다.
여기 사라지고 왜곡된 노동자들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망각과의 끊임없는 싸움으로 노동자의 앞날을 밝히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름은 노동자 역사 ‘한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조명해 미래를 만드는”
‘한내’는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의 역사를 정리해 총 12권짜리 백서를 완성해 내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고 김종배 씨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동운동역사자료실’의 역사를 이어받고 있다. 노동운동역사자료실을 운영했던 ‘김종배추모사업회’는 사업회의 사업을 뛰어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동운동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2007년 ‘한내’를 제안했으며, 올 해 1월 발기인대회를 거쳐 내일(23일) 창립행사를 갖는다.
[출처: 한내] |
한내는 양규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가 대표를 맡았으며, 연구위원으로는 유경순, 박준성, 김원, 김영수, 정경원 등 그간 노동자들의 역사를 다양한 곳에서 기록해 왔던 사람들이 함께 한다.
한내는 “노동자, 민중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사회양극화 현상은 극복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고, 노동자에게 희망은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이 난국을 돌파할 길은 노동자가 투쟁을 통해 세운 원칙에 입각해 과거를 평가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라고 밝히고, “이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조명해 미래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자”라고 제안하고 있다.
이에 한내는 △노동조합이나 단체들이 과거와 현재의 자료를 모아 자료실 설립 및 운영 △자료 전산화 사업 △노동조합 역사쓰기 지원 △역사 학습팀 지원 및 노동자 자기역사 말하기 작업 △노동운동사 재구성 작업 및 연구 지원 △청소년 교육 및 문화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
“역사는 소수 권력자의 전유물 아니다”
이런 한내의 창립 취지에 따라 창립행사도 ‘노동자, 계급투쟁 100년을 기억하라’는 제목으로 마련되었다. 창립행사가 열릴 보라매 청소년 수련관에서는 오후 2시부터 노동자들의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는 사진과 물품들이 전시되며, 오후 4시부터는 여전히 우리의 가슴과 입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노래로 노동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한다. 공식 창립대회는 오후 4시 40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한내’는 작은 내들이 하나로 모여 큰 내를 이룬다는 순우리말입니다. 작은 실천들이 큰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신념으로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의 대중화입니다. 역사를 소수 권력자들의 전유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노동자 대중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노동자역사 ‘한내’의 중심 과제일 것입니다” - ‘역사의 알기(주체)로 동지들을 모십니다’, 창간 발기인대회 자료집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