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가 나고 콧물이 흐르는 정도야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열이 나고 머리라도 지끈거렸으면
어쩔 뻔 했나
11월을 보내며
이 정도 아픔 없이
그냥 갈 순 없는 일
마지막 남은 은행잎
어제 밤 비바람에 모두 떨어져 버린들
미련과 아쉬움은
언젠가 그렇게 떨쳐버려야 할 일
떨어져 그리움으로 켜켜이 쌓이면
그 또한 고운 일 아닌가?
누군가 그 은행잎 밟으며
뒷모습 보인다 한들
* 용산 참사 300일이 지났다. 매서운 첫추위와 함께 11월이 간다. 희망이란 지독한 추위를 만나야 비로소 새움을 준비하는 나무들처럼 절망 속에서 꿀 수 있는 아름다운 꿈이다.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우리의 현실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