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4주기를 한 달 앞두고, 오세훈은 무혐의로 남았다

[제35호] 2026년 9월 30일(수)

 

 
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DAILY CURATION
2026/09/30(수)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1 이태원 참사 검경 합동수사팀이 1년 2개월 만에 문을 닫기 하루 전, 오세훈 서울시장과 행안부 · 소방청 지휘부의 혐의는 ‘인정하기 어렵다’로 정리됐다. 4주기를 한 달 앞두고 수사가 누구 앞에서 멈췄는지를 첫 번째 심층이 따라간다.
2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여섯 명이 거제 조선소의 크레인과 지붕에 올랐다. 원청도 사용자라고 정한 법이 시행된 지 반년인데 회사는 “법원의 결과를 기다린다”고 답했고, 그 기다림이 무엇을 미루는지는 두 번째 심층에서 살핀다.
3 재정경제부가 올해 국세가 본예산보다 63조 2천억 원 더 걷힐 것으로 다시 셈했다. 2021년의 61조 4천억 원을 넘는 역대 최대 초과세수이고 그중 법인세 전망만 추경 때보다 35조 원 늘었는데, 어제 지면이 짚은 연체 9조 4천억 원은 이 셈법 어디에도 없다.
4 유엔군사령부가 DMZ 남쪽에서 나온 북한군 지뢰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고, 합참은 북에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김여정이 이를 “서울의 자작광대극”이라 부르는 사이, 발목을 잃은 군인의 사고를 남북이 함께 확인할 자리는 열리지 않았다.
5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이 밀양에서 청와대까지 480km를 걷는 첫날, 현장 계정에 남은 말은 “사진이 잘 나오면 뭐하노. 사람이 죽겠는데”였다. 그 걸음과 거제의 크레인 위에서 온 소식은 온라인 광장에서 이어진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이태원 4주기를 한 달 앞두고, 오세훈은 무혐의로 남았다
무슨 일이 있었나

10 · 29 이태원 참사를 수사해 온 검경 합동수사팀이 30일 운영을 끝냈다. 2025년 7월 30일 대통령 지시로 서울서부지검에 꾸려진 지 1년 2개월 만이다. 문을 닫기 하루 전인 29일, 합수팀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불기소 처분했다. 박희영 전 용산구청장의 증거인멸 혐의, 전 소방청장 직무대리와 행안부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혐의도 함께였다. 대검찰청은 “CCTV 자료,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관련자 진술, 법리 등을 볼 때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14개월 동안 합수팀이 재판에 넘긴 참사 책임자는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 한 명이다.

왜 지금 문을 닫나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검찰청은 수사권 없는 공소청이 되고 중대범죄수사청이 문을 연다. 검사가 이끌던 합수팀은 그 구조에서 남을 수 없다. 사건은 경찰 특별수사팀 12명이 10월 1일부터 맡고, 중수청과의 합동수사기구는 “협의 중”이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22일 새 합동수사팀의 조속한 구성을 요구했고, 그 자리에서 조인영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그 합수팀은 참사 책임자에 대한 수사에서 자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단 한 번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일주일 뒤 나온 첫 발표가 서울시장과 행안부 · 소방청 지휘부의 불기소였다.

수사는 누구 앞에서 멈췄나

2023년 1월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24명을 송치하면서 이상민 장관과 오세훈 시장, 윤희근 경찰청장은 서면조사도 없이 무혐의로 끝냈다. 유가족들은 지난해 11월 “오세훈 서울시장, 당신은 왜 아직도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고, 합수팀의 결론은 특수본과 같았다. 서울시의 재난 대비 책임을 법리로 따지는 일과 그날 밤 서울시장이 무엇을 했는지 국민 앞에 설명하는 일은 다른데, 불기소는 두 번째 일까지 끝난 것처럼 만든다. 특조위(10 · 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조사권만 있고 강제수사권은 없다. 조인영 실장이 합수팀을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의 연결고리”라 부른 이유다.

앞으로 무엇을 보아야 하나

첫째, 중수청과 경찰의 합동수사기구가 언제 어떤 권한으로 만들어지는가다. 둘째, 특조위의 시간이다. 활동 시한은 2027년 9월 16일까지 1년 늘었고 10월 27일 중간보고회가 예정돼 있다. 셋째, 10월 29일 4주기다. 당시 숨진 159명에 더해 올해 6월에는 참사 트라우마로 숨진 이가 160번째 희생자로 인정됐다. 남은 1년의 조사를 수사와 잇는 고리가 없으면 특조위 보고서는 권고로 끝난다.

#이태원참사 #검경합동수사팀 #오세훈 #불기소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특조위
 
노란봉투법 여섯 달, 하청노동자 여섯 명이 다시 크레인에 올랐다
무슨 일이 있었나

30일 낮 12시 30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강인석 지회장 등 집행부 여섯 명이 경남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 안 30m 크레인 두 곳과 25m 공장 지붕에 두 명씩 올랐다. 요구는 하나, 원청 한화오션이 단체교섭에 나오라는 것이다. 지회는 구내식당 · 통근버스 하청인 웰리브지회와 함께 2월 25일부터 218일째 천막에서 같은 요구를 해 왔다. 김형수 전 지회장이 서울 한화빌딩 앞 철탑에서 97일을 버티고 내려온 지 1년 3개월 만이다. 한화오션은 “정당성 없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법 절차대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법은 바뀌었는데 왜 교섭장은 비었나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개정 노조법, 곧 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정하는 원청도 사용자라고 정한 법이 3월 10일 시행됐다. 그 뒤 경남지노위와 중노위가 잇따라 웰리브지회와도 교섭하라고 판정했지만, 회사는 7월 20일 서울행정법원에 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내고 “법원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조선하청지회와는 교섭할 수 있어도 경쟁입찰로 계약한 용역업체 웰리브는 다르다는 논리다. 이김춘택 부지회장은 8월 5일 심리가 끝난 뒤 회사가 다섯 차례 서면의견서를 내 결정을 늦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법원이 판단을 미루는 동안 판정은 실행되지 않는다.

거제만의 일인가

두산에너빌리티는 3월 18일 이미 교섭을 요구한 플랜트건설노조를 “공고기간에 요구하지 않았다”며 교섭요구 공고에서 뺐고, 중노위는 28일 지노위에 이어 이 배제가 잘못이라고 판정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9일부터 10월 7일까지 전국을 돌며 “판정문 속에서는 사용자인데 교섭장에서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다. 정윤석 공공운수노조 연세대분회 부분회장은 기본합의서에 “교섭의제는 휴게시설뿐”이라는 문구를 넣자는 학교도 있다고 전했다. 법이 바뀐 뒤 원청들이 익힌 것은 소송, 공고, 의제 제한이었다. 조선하청지회는 “노동부는 재벌 대기업 한화오션 앞에서 무능했고 무기력했다”고 적었고, 금속노조는 “이 투쟁을 만든 것은 한화오션 원청과 역할을 방기한 국가”라고 썼다.

앞으로 무엇을 보아야 하나

첫째,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다. 회사는 기각되면 웰리브지회를 포함해 교섭하겠다고 공언했으니 결정 시점이 곧 교섭 시점이다. 둘째, 10월 13일 창원지법의 항소심 선고다. 2022년 여름 0.3평 철창 농성으로 알려진 51일 파업의 형사 재판이다. 원청교섭을 요구한 파업의 책임을 법 개정 뒤에도 그대로 묻는지가 드러난다. 셋째, 정부의 시행령과 해석지침이다. 공공운수노조는 그 개정을 요구하며 10월 24일 총궐기를 예고했다. 법이 반년 전에 바뀌었는데도 크레인 위의 여섯 명이 필요했던 까닭은 그 세 가지에 걸려 있다.

#한화오션 #조선하청지회 #고공농성 #노란봉투법 #원청교섭 #웰리브 #두산에너빌리티
03
한 장의 세계
한 장의 세계
자료: 알자지라(AJLabs)가 9월 29일 게재한 구글 지도 위성 사진 전후 비교 · 원문 보기 →
‘휴전’ 1년, 지도는 부서진 건물을 9% 더 그려 넣었다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이 3년을 맞는 10월 7일을 앞두고 구글 지도가 위성 사진을 갱신했다. 유엔 집계로 건물 82%, 약 20만 채가 부서졌고 ‘휴전’이 발효된 뒤 1년 사이에도 파괴된 건물은 9% 늘었다. 사망자는 7만 4천 명을 넘겼다. 동네를 가르던 선이 사라진 자리에서, 세계가 무엇을 ‘재건’이라 부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크레인 위에서 온 첫 소식은 헌법 조항의 이름이었다

고공농성 두 시간이 못 돼 지회가 올린 발신은 세 줄의 제목뿐이었다. 그중 “헌법이 보장한 노동삼권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현실을 끝장내자”가 크레인 위 여섯 명이 고른 말이다. 강인석 지회장의 호소문은 금속노조 성명에 실려 있다.

480km 도보의 첫날, 카메라 앞에서 그는 사진 이야기부터 했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도보행진이 밀양에서 시작됐다. 카메라가 몰린 첫날 현장 계정이 남긴 말은 “사진이 잘 나오면 뭐하노. 사람이 죽겠는데”였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였던 김진숙이 함께 걷고, 유지영 기자가 1일차 동행 취재에 나섰다.

아버지는 노동청 앞에 서고, 장애인은 스물다섯 개 구청을 돈다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쿠팡 산재 은폐 수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피켓팅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낮 11시 40분에 이어 간다.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과로로 숨진 고 장덕준 씨의 아버지 장광 씨가 함께 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종로구청 앞 1인 피켓시위 2일차를 알리며 서울 25개 자치구를 도는 중이고, 비마이너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경석 대표를 만나 권리중심 일자리를 “같이 연구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주노동자 금속노조 결의대회는 10월 4일 오후 2시 김제 이주노동자 기숙사 앞에서 열린다.

오늘의 논쟁
데이터센터가 싫다는 미국인에게 하원의장은 ‘중국의 심리전’이라고 답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28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을 “중국의 심리전(psyop)”이라고 불렀다. 샌더스는 “No, Mr. Johnson”으로 시작하는 한 문장으로 받았고 조회는 28만을 넘겼다. 그는 이어 AI 업계가 이번 선거에 3억 달러 넘게 쓸 계획이라며 논점을 돈으로 옮겼다. 전기와 물을 쓰는 시설에 반대하는 주민을 외부 세력이라 부르는 구도는 한국에도 있다. 참세상이 연 ‘멈춰라, 3대 메가!’ 특별페이지의 데이터센터 투쟁지도가 그 자리를 표시한다.

영화 한 편을 두고 국회의원은 전 대통령 부모의 출생과 전두환의 내란을 문제 삼았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영화 ‘암살자(들)’이 문세광이 아닌 제3자가 육영수를 살해했다는 음모론을 창작으로 포장했다고 문제 삼았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 부르고 그 부모의 출생까지 꺼내며 “이것을 소설로 만들고 영화로 만들어도 표현의 자유는 얼마든지 허용된다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날 JTBC 유튜브 토론에서는 전두환의 내란이냐는 물음에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두 번 답했다. 민주당 손명수 대변인은 “패륜적인 막말은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받았다. 논쟁의 자리는 표현의 자유에서, 그 자유를 논하는 사람이 법원의 확정 판결을 어디까지 부정할 수 있는가로 옮겨 갔다. 한겨레 보도가 발언 전문을 전했다.

오늘의 단어
정주여건

사람이 한곳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집, 학교, 병원, 교통 같은 조건을 묶어 부르는 행정 용어다. 대통령은 29일 3차 메가프로젝트 점검회의에서 산업단지의 정주여건 조성을 사업 계획에 처음부터 묶으라고 지시했고, 그 목록은 주거 · 교육 · 의료 · 문화였다. 다음 날 민주노총은 이 말을 “기업 특혜만 챙기는 ‘정주여건’”이라고 되받았다. 집과 학교가 있어도 계약서가 2년이나 4년이면 그 집에 얼마나 살 수 있는지는 정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의당도 30일 메가특구의 기간제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짚으며 내년에도 이 직장에 다닐 수 있는지 알아야 어디서 살지 정할 수 있다고 적었다. 정주여건의 목록에 노동시간과 계약 기간이 들어가는지가 10월 2일 두 번째 노사정 실무협의의 질문이다.

오늘의 말
주목누가 다음 사람을 구했는지, 한 병원이 문장 하나로 답했다

“먼저 떠난 이의 죽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사람들이 다음 사람을 구했다.” 이 문장에서 ‘구했다’의 주어는 앞선 죽음을 지나치지 않은 사람들이다. 전태일의료센터는 녹색병원과 한겨레21이 함께한 기획 6회에서 이 문장을 뽑아 올렸다. 이태원의 4년과 거제의 218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은 사람들의 시간이라는 점에서, 이 문장은 오늘 하루의 요약으로 읽힌다.

05
오늘의 주장

1.  대통령이 29일 메가프로젝트 3차 점검회의에서 산업단지의 정주여건을 사업 계획에 처음부터 묶으라고 지시한 다음 날, 그 계획 안에 노동자가 어디 있느냐는 물음이 여러 곳에서 나왔다. 민주노총은 30일 “기업 특혜만 챙기는 ‘정주여건’ 노동자 없는 메가프로젝트 용납할 수 없다”에서 “재벌 특혜는 빠르게 추진되고, 노동자와 주민의 몫은 여전히 유보되는 구조”가 메가프로젝트의 본질이라고 적고, 주 52시간 안에서 일할 권리와 기간제 · 파견이 아닌 안정된 고용을 요구했다. 하루 앞서 낸 “민주노총 조합원 87.8% ‘사회적 교섭 추진 찬성’”은 조합원 4,863명 가운데 87.8%가 사회적 교섭에 찬성했다는 조사 결과다. 참세상이 전한 같은 조사에서 기존 노사정 대화의 한계로 가장 많이 꼽힌 답은 “사회적 합의의 이행력 한계”(26.8%)였다. 정의당은 30일 “청년에게 불안정고용을 미래라고 내밀지 맙시다”에서 정부가 메가특구의 기간제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짚고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라면 정규직 고용이 원칙이어야 합니다”라고 요구했다. 전력과 지역에서도 같은 물음이 나온다. 환경운동연합은 29일 용인 반도체 산단의 전력 · 지역 불균형을 다룬 “사회적 대화없는 송전선로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을 냈고, 기후정의동맹이 참세상에 실은 발전노동자 인터뷰에서 한국발전산업노조 제용순 위원장은 재생에너지의 90% 이상이 이미 민간 투자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정주여건 목록은 주거 · 교육 · 의료 · 문화였다. 이 성명들이 묻는 것은 계약 기간, 노동시간, 송전선로가 지나는 지역의 결정권, 재생에너지의 소유다.

2.  수사기관의 이름이 바뀌는 주에 참여연대는 국가의 안전 책임과 수사 구조를 잇따라 짚었다. 30일 기자회견 “생명안전기본법의 취지를 온전히 담은 시행령을 제정하라”에서는 “법이 보장한 권리를 구체화할 수는 있어도 줄일 수는 없다”며 피해자에게 조사 정보가 “묻기 전에 먼저 주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사법감시센터는 법무부의 검찰사건사무규칙 개정안에 낸 의견서 “사건핑퐁 초래하는 보완수사요구 ‘결정’, 왜 남아있나”에서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결정을 종국처분처럼 분류하면 사건이 두 기관 사이를 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틀 뒤 검찰청이 공소청이 되지만, 피해자의 알 권리와 사건의 주인을 실제로 정하는 것은 법 아래의 시행령과 사무규칙이다.

3.  파병 문제에서는 정당과 시민단체의 질문이 같은 곳을 향한다. 정의당은 29일 “정부는 전쟁이 아니라 외교에 힘을 보태십시오”에서 “군함을 더 보내고 군사적 압박을 높이는 것으로 안전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했고, 30일에는 “정부는 미 · 이란 협상 중 파병 검토를 멈추십시오”에서 “비전투 파병은 파병이 아닌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지 마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29일 오전 공개질의 “청해부대 파병에 관해 정부에 묻습니다”에서 정부 관계자의 “청해부대의 임무를 좀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발언을 인용하고, 임무 범위와 국회 동의 없는 임무 변경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 등 여덟 가지를 물었다. 정부가 ‘파병’ 대신 ‘임무 강화’와 ‘비전투’라는 말을 고르는 동안 국회의 동의 절차가 어디로 갔는지를 두 곳이 함께 묻고 있다.

한편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30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성소수자 포함하는 혐오 · 차별표현대응가이드북 즉각 발행 촉구 및 장관 면담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의도적으로 삭제된 정황은 이미 널리 알려졌습니다”라고 적었다. 경향신문은 교육부의 가이드북 발행이 한 달째 멈춰 있고 교육부가 그 이유로 “여러 의견들을 청취하는 과정”을 들었다고 전했다. 혐오에 대응하겠다는 안내서에서 성소수자 학생이 지워진 채 한 달이 지났다.

06
사설 · 칼럼 비평
주목발전소에서 보면 3대 메가프로젝트는 이렇게 생겼다

전력 문제를 발전소 작업장에서부터 풀어 가는 인터뷰다. 한전KPS비정규직지회 김영훈 지회장은 “소수 기업에 수혜가 몰리는 사업이라 저희에게 돌아올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한국발전산업노조 제용순 위원장은 재생에너지의 90% 이상이 이미 민간 투자인 상황에서 민간 발전소의 전기를 사 주는 전력구매계약을 LNG 발전소까지 넓히면 기업은 손실 위험 없이 민영화의 이익만 얻는다고 짚는다. 그래서 석탄화력이 닫힐 때 일자리를 잃는 하청 노동자를 정의로운 전환의 첫 자리에 세우자는 요구가 나온다. 나란히 실린 연재 서안숙 이야기 ②는 삼성 협력사 물류센터에서 하루 8kg을 500번 들고 4만 보를 걷던 노동자가 지회장이 되기까지를 따라간다.

주목대법원장의 말을 대법원장에게 돌려주는 사설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입장을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전달”하겠다고 말했고, 한겨레는 그 말을 그대로 국감 출석의 근거로 삼는다. 법원행정처장이 대신 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조 대법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직접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쓴다. 출석 요구의 근거를 대법원장 자신의 약속에서 끌어낸 덕에 사법부 독립을 앞세운 반론이 힘을 잃는다. 다만 국감에서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는 사설에 없다. 대법관 격려금 12억 9,900만 원과 재제청 거부 가운데 어느 쪽이 대법원장이 직접 답할 몫인지, 사설은 고르지 않았다.

비판묻는 일은 ‘모욕’이 되고 묻지 않는 일은 ‘방탄’이 되는 사설

같은 날 대법원장의 국감 출석을 두고 나온 사설 셋을 나란히 놓으면 국감을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한겨레는 ‘설명’, 중앙일보는 “여당은 사법부를 압박하고 힘으로 누르려는 듯한 태도를 거두어야 한다”는 ‘압박’, 조선일보는 “국감장을 오로지 대법원장 모욕하는데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에 독이 될 뿐”이라는 ‘모욕’이다. 조선은 제목에서 김현지를 2년 연속 증인에서 뺀 것을 ‘방탄’이라 부르며 증인 채택의 형평을 따지지만, 대법원장을 증인석에 세우는 일에는 같은 저울을 대지 않는다. 같은 형평의 잣대를 대법원장에게 대면 결론이 달라진다는 것을 이 사설의 제목이 스스로 보여 준다.

비판146%라는 숫자가 지우는 것은 학교 안의 일자리다

고등교육 예산이 OECD 평균 0.9%에 못 미치는 0.7%라는 숫자를 근거로 들고, 손을 대자는 곳은 교사 인건비와 급식이 나가는 교부금이다. 결론은 “결국 시대적 요구에 맞게 교육 재정 배분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이고, 겨냥하는 것은 내국세에 자동으로 연동되는 교육교부금이다. 그런데 교부금의 큰 몫은 교사와 교직원의 인건비, 학교 운영비, 돌봄과 급식으로 나간다. 그 몫을 줄이면 어느 일자리와 어느 돌봄이 먼저 줄어드는지는 사설에 없다. 초과세수가 63조 2천억 원으로 추산된 30일에, 재원이 모자라니 교육 안에서 나눠 쓰라는 논리는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

논쟁‘답을 정해놓는 의견수렴’을 경계한 사설, 그 답이 이미 정해졌다는 논평

“답을 정해놓는 식의 의견수렴은 피해야 한다”고 경향은 썼다. 정의당은 그 답이 28일 간담회에서 이미 정해졌다고 읽었다. 경향과 한겨레 두 사설은 가입 전에 무엇을 먼저 할지를 말하고 가입 자체는 전제로 둔다. 경향은 발효 10년 뒤 실질 GDP가 0.38%포인트 늘고 농림수산업 생산은 연평균 8,500억 원가량 줄어든다는 정부 전망을 들어 “수출 대기업은 이익을 보지만 그 피해는 농어민이 떠안는 통상협정의 손익구조가 반복되는 셈”이라고 쓴다. 한겨레는 “실질적인 보상안”을 요구한다. 정의당의 30일 논평 “CPTPP 농축수산업 간담회에서 구밀복검한 정부, 답은 정했으니 들러리나 서라는 것입니까?”는 28일 간담회 자리에서 가입을 기정사실로 하는 보도자료가 나갔다고 짚고 가입 신청 철회를 요구한다. 이익이 누구에게 가고 피해가 누구에게 가는지 정해진 뒤에 보상을 이야기하는 순서가 옳은지가 세 글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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