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회에는 이미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 의해 심대한 타격을 받은 미국 남서부의 멕시코계 노동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NAFTA로 인해 직장을 잃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들었던 최악 조건과 그들의 경험을 공유했다.
또한 NAFTA로 인해 멕시코의 주식인 옥수수 시장이 대거 곡물 자본에 의해 장악된 멕시코의 경험을 들며 제나로 로페스-랜돈(Genaro Lopez-Randon)씨는 “미국으로 부터 좀더 값 싼 옥수수를 살 수 있지만 이는 멕시코 사람들에게 해로운 것들이었다”고 덧붙였다. 물론 멕시코 토종 옥수수 보다 질적으로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값싼 미국산 옥수수의 유입으로 인해 결국 멕시코 내 토종 옥수수가 대거 몰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와 싸우기 위헤 미국의 수도 워싱톤에 온 '신자유주의 저지, 한미 자유무역 반대 재미위원회(MORFNG :Mobilize and Organize to Resist FTAs and Neoliberal Globalization )’와 한국에서 온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미국원정투쟁단 등 두 개의 연대 조직 구성원들은 미국이 국제 사회내에서 경제의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벌이고 있는 행태들을 폭로했다.
4일 이른 오후, 100여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은 머로 파크(Murrow Park)에서 모였다. 그들이 들고온 피켓에는 ‘Down, Down FTA!' 그리고 ’빈곤과 전쟁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국제 연대’(International Solidarity Against Globalization of War and Poverty)라는 문구들이 씌여 있었고, 이들은 행진 내내 이 피켓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날 국제연대의 날 행진은 백안관 근처의 파라엣 공원에서 마무리 됐다.
참가자들이 미 무역대표부 그리고 워싱톤 기념비 근처까지 행진해 갔을 때 행진 참가자들은 약 200여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또한 ‘신자유주의 반대!’ ‘한미FTA 반대’ 등의 구호를 크게 외치는 사람들의 구호 속에도 다양한 국제 연대의 흐름들이 반영되어 있었다. 한 예로 한 참가자는 “El pueblo vive! La lucha sigue!” 라는 스패인어로 씌여진 피켓을 만들어 왔다. 이 문구의 의미는 “민중의 승리! 우리의 투쟁은 계속된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날 집회 참가자들 중에는 처음 외치는 낯선 외국어 구호를 서투르게 발음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계속 구호를 외치고 행진을 해 나가면서 빠르게 외국어 구호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투쟁의 시작이다. 오늘의 행진과 국제 연대 행동으로 인해 참가자들의 자신감은 더욱 높아졌다.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목소리는 우렁차게 거리에 울려처졌으며 곳곳에 배치된 경계표시로 다소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사실 세계은행(World Bank)과 USTR 건물 앞에는, 경찰들이 급파되기도 했다.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태에 대한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날 집회 참가자들이 이미 계획을 통해 밝혔 듯이 어떠한 불법 행위도, 폭력적 행위도 진행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폭력이 아닌 좀더 희망적이고 성공적 전술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곳에서 미디어 단위들의 바쁜 행보가 이어졌다. 한국 언론 뿐만 아니라 미국 언론들도 참가자들을 인터뷰하고, 이날의 행사를 취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모든 참가자들, 북 캘리포니아 그리고 오리건 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이날의 행사를 위해 참가한 사회 의식적인 예술가들과 함께 한 이날 행사는 일몰 전에 마무리 됐다.
국제 행진, 일요일(4일)의 일정은 이제 시작된 긴 저항 투쟁의 첫 포문이다. 이곳 현지의 분위기는 전쟁의 교전상태 처럼 언제 발생할지 모를 전쟁에 처럼 긴장감이 감돌고 있기도 하다.
이제 본격적인 행동을 시작한 참가자들은 한미FTA 협상단이 있는 곳에서 월요일 부터 매일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 일정을 공표할 기자회견을 월요일 National Press Club에서 한국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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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노둣돌 회원으로 재미 한국인 투쟁단에서 활동 하고 있는 김지형 님이 6월 4일(미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보내준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