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합의는 노사정이 그동안 가져왔던 실무회의(6월 21일, 27일, 29일)와 운영위원회(6월 23일, 30일) 결과를 토대로 한 것으로, 노사관계 로드맵의 쟁점 사안 25개에 노사가 제안한 6개 사항이 추가돼 총 31개 사안이 공식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특수고용노동자와 공무원·교사·교수의 노동3권 보장 논의'는 민주노총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 (왼쪽부터)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상수 노동부 장관, 조성준 노사정위 위원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수영 경총 회장 |
로드맵 25개 사항에 노사 요구로 6개 사항 추가 논의키로
노동부가 제시한 25개 과제와 별도로 노사가 요구한 6개 사항은 노동계가 요구한 2개 과제(△산별단체교섭 촉진을 위한 제도 정비 △근로휴게시간·휴일의 특례 개정)와 사용자단체가 추가로 요구한 4개 과제(△노조설립요건 강화 △근로관계종료신청제 도입 △노조재정투명성 제고 △변경해지제 도입) 등이다.
다만 정부가 제안한 25개 과제가 A-B-C항목으로 분류돼 있어, 사용자단체가 의견접근이 비교적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C항목부터 논의할 것을 주장하는 한편, 노동계는 이외에 함께 다루기로 한 특수고용직과 공무원 등의 노동3권 문제를 병행해 논의할 것을 주장해 논의 순서에 대해선 합의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용자단체가 시종일관 논의 과제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한 특수고용직과 공무원 등의 노동3권 문제와 함께 민주노총이 추가 과제로 요구한 '산별단체교섭 촉진을 위한 제도 정비'가 다뤄지기로 합의된 것은 최근 산별노조로의 전환 분위기가 급물살을 탄 민주노총으로썬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날 노사정대표자회의에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이수영 경총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조성준 노사정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차기 노사정대표자회의는 민주노총 주관으로 7월 2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조준호 위원장 "산별이 대세, 시대에 걸맞는 정부와 사용자 되길"
지난해 4월 정부의 비정규직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노사정대표자회의를 탈퇴한 민주노총이 1년 3개월만에 복귀한 만큼, 이날 대표자들의 발언에 많은 취재진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은행나무도 마주봐야 열매가 열린다고 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6자회담이 개최되듯 노사정의 6자회담은 노사간 평화를 가져오지 않겠냐"며 기대를 표시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이에 "민주노총이 들어왔으니 이제 잘 될 것"이라 거들기도 했다. 이수영 경총 회장도 "감개가 무량하다"는 소감을 밝히며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민주노총이 합류한 만큼 기대를 가져도 좋겠다"고 말했다.
조성준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노사가 서로 공존공영하고 협력해야 할 시기"라면서 "존경하는 이용득 위원장께서는 나라를 위해 얼마전 해외까지 나가서 투자유치에 노력하셨고, 조준호 위원장께서도 참석해 주셨으니 신뢰를 바탕으로 대표자회의에 임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산별노조 전환으로 노동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있는 만큼, 정부와 사용자도 변화해야 한다"면서 "특수고용 노동자와 공무원 등의 문제가 구체적인 결실을 맺는 대표자회의가 됐으면 한다"는 말로 서두에 논의 요구 과제를 밝혔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최근 민주노총의 산별전환 총투표를 언급하며 "이번에 조준호 위원장께서 큰 일을 해내셨다, 한국노총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덕담을 건네자, 조준호 위원장은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 산별노조가 대세이므로 산별노조 시대에 걸맞는 노사, 노정관계가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