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싸우겠다”

예상 밖 결과, 철도노조 ‘엄길용-박성수-전병배’ 당선

51.21% 득표로 엄길용-박성수-전병배 당선

지난 18일부터 시작되었던 철도노조 21대 지도부 선거가 지난 30일부터 2월 1일까지 투표를 진행한 결과 2월 1일 당선자를 확정하고 마무리 되었다. 철도노조 21대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에는 기호 2번 엄길용 위원장 후보, 박성수 수석부위원장 후보, 전병배 사무처장 후보가 11,913표(51.21%)를 득표해 당선되었다. 기호 1번 김명환, 김학경, 장량덕 후보는 10,751표(46.22%)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는 전체 조합원 2만4천464명이 중 2만3천261명(95.08%)가 참가해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6년의 평가, 바뀐 선거 방식... 결과에 많은 영향 줘

철도노조 21대 지도부 선거는 노동운동 진영의 큰 의견그룹인 국민파와 현장파가 격돌했다는 지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아왔다. 특히 철도노조 민주화 이후 6년 동안 국민파 세력들이 노조를 운영해 온 가운데 새로운 세력이 조합원들의 지지를 얼마나 받을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또한 이번 선거는 규약개정을 통해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처장 후보 세 명이 동시에 한 팀을 이뤄 선거하는 방식을 처음 채택했으며, 각 지방본부장 선거까지 동시 진행되었다. 이런 선거 방식의 변화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관심을 모았다.

당선결과를 놓고 보면 그동안 조직의 세가 강하게 작용했던 기존의 선거를 넘어서, 정책과 공약을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자율적인 선택이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조직 세가 약했던 엄길용 위원장 당선자 진영이 정책과 공약에서 승리했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

[출처: 기호 2번 엄길용 선본]

엄길용 위원장 당선자, “철도 노동자의 운명을 책임지는 노조”

이번에 당선된 엄길용 위원장 당선자 진영은 ‘6년의 실망, 희망으로 바꿉시다’를 핵심구호로 내세우면서 지난 6년 동안의 철도노조의 운영과 투쟁에 대한 평가와 이후 방향을 제시하며 선거를 진행한 바 있다.

엄길용 위원장 당선자는 출마의 변에서 “지난 6년은 철도노동자의 자랑이자 감동의 역사였지만, 지난 6년의 집행부는 너무나 훌륭하게 싸워온 조합원의 기대와 여망을 튼튼한 성과로 만들지 못한 채 허탈감과 실망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라고 지난 6년을 평가하고, “중대 기로에 선 철도 노동자의 운명을 책임지는 노조, 신뢰할 수 있는 노조로 바꾸자”라고 밝힌 바 있다. 엄길용 위원장 당선자 진영은 △철도공사, 공단 통합 추진 △현장통제, 고용위협 수단 ERP 전면 재검토 △연금특례제도 전면 개정 △외주화 철회, 비정규직 차별철폐-정규직화 등을 핵심 투쟁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박성수 수석부위원장 당선자, “정부, 철도공사와 정면대결”

박성수 수석부위원장 당선자는 당선 이유에 대해 “현장 조합원들이 철도노동자에게 몰아치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해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었으며, 지난 6년 동안 기존 집행부가 진행한 3년의 파업이 조합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정부, 철도공사와 정면 대결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라며 “현장 조합원들의 선택에 따라 실망을 안겨주는 싸움이 아니라 한번 싸우더라도 조합원들 전체를 책임지는 제대로 된 싸움을 해보고 싶다”라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서울지방본부장에 임도창 후보 당선

  임도창 서울지방본부장 당선자, 손한영 부산지방본부 당선자, 김영만 순천지방본부 당선자(왼쪽부터) [출처: 철도노조 선관위]

한편, 함께 진행된 지방본부장 선거 결과도 발표되었다. 서울지방본부장에는 기호 2번 임도창 후보가 57.4%를 득표해 당선되었으며, 부산지방본부장에는 기호 1번 손한영 후보가 56.9%를 득표해 당선되었고, 순천지방본부장에는 기호 1번 김영만 후보가 60.81%로 당선되었으며, 서울정비창본부는 윤학수 후보가, 대전정비창본부는 김승일 후보가, 부산정비창본부는 한대구 후보가 당선되었다.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없는 영주지방본부와 대전지방본부는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영주지방본부는 기호 2번 김주만 후보와 기호 3번 이기담 후보가, 대전지방본부는 기호 1번 이대식 후보와 기호 2번 이미룡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이들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결선투표를 진행하고 8일 최종 당선자를 공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