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민주노총 산별대표자들과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만났다. 이는 지난 2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부를 방문했을 당시 제안된 것으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이를 받아들여 성사되었다.
대화는 연신 서로의 방문을 환영하며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의 잇따른 장관과의 만남에 이어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민주노총을 방문하면서 노정간 대화에 봄바람이 부는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번 만날 때는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날씨가 좋다”라며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민주노총 방문을 환영했으며, 이에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얘기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의 대화가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대화의 자리를 통해 노동정책이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대화의 틀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도 “참으로 반갑다”라고 말문을 열고, “날씨가 많이 풀렸는데 오늘 날씨처럼 노동부와 민주노총의 관계도 잘 풀리고 좋은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지금 우리 사회에 많은 갈등이 있는데 이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이상수, “노동계 한미FTA 반대 이해 안 가”
연신 좋은 분위기로 진행되었던 대화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노동계가 한미FTA를 반대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해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 봐서 노동계에 불리한 협상이 아닌 것 같다”라며 “농민들이 한미FTA를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노동계가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가 판단할 때 자동차 시장이 무너지고, 섬유도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라며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이익만을 위해 싸우는 곳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이 날 만남에서 산별대표자들은 △노사관계로드맵 일방 처리 사과와 노동기본권 보장 △비정규 법제도 개선 △산별퇴직연금제도 도입 및 노동자수급권 보장 △특수건강검진점검결과 공개와 개선대책기구 마련 △노정관계 정상화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으며, 각 연맹별로 요구안을 제시했다.
구미지역 장기투쟁 3사 피켓시위도
한편,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방문에 민주노총 입구에서는 구미지역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구미지역 장기투쟁 사업장인 한국합섬HK지회, 코오롱노동조합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 오리온전기지회는 지난 12일부터 공동상경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공동투쟁을 통해 “정권의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가 부른 노동현장의 심각한 고용불안정을 폭로하고 이의 중단과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구미지역 장기투쟁 사업장 3사는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정책의 반성없는 지속으로 비정규직이 무제한적으로 확대되고 해고가 일상화되면서 사회양극화의 지명적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라고 밝히고, “처안 사업장의 조건과 요구는 다르지만 공동의 실천만이 문제해결의 근본방법이 될 것”이라고 이번 투쟁의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