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에 갈등을 겪으면서 위기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책위원회 간부와 연구원 20명이 9일 “이번 중앙위에서 반드시 비대위를 구성하고 제2창당을 시작할 것을 호소한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지난 7일 경기도당 구리시운영위원회의 전원 사퇴와 탈당 이후 두 번째 집단사퇴 선언이다.
“제2창당은 우리의 생존 문제..정파 기득권 포기해야”
정책위원회 소속 20명은 “우리의 사직은 대선 패배에 대한 당연한 책임이자 새롭게 거듭나는 제2창당의 길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며, 당원 여러분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사직서를 제출해야 비대위가 어떠한 부담도 갖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 판단했다”고 사직의 변을 밝혔다.
이들은 “민주노동당이 창당 정신을 빼고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쇄신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라, 당 쇄신을 위해 결코 정파의 이익과 개인의 안위를 앞세워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지난 확대간부회의에서 합의한 바 있는 전권을 가진 비대위를 조속히 출범시켜서 대선 평가, 당 혁신, 비례대표 혁명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전현직 지도부를 포함해 정파의 책임 있는 인사들은 총선 비례대표 출마를 포기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고 민주노동당의 진보성을 분명히 각인시킬 수 있는 비례대표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비대위 기간 이후에도 당 선거와 운영에 있어 종파 패권주의를 종식시키기 위한 분명한 책임이 필요하다”면서 “제2창당은 단순한 원칙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들 20명은 13일 문래동 중앙당사에 공동 사직서를 접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