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수배 탓에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와 민주노동당 등에서 생활해 온 민세원 지부장은 지난 9월 26일 노동부의 공정한 불법파견 조사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갖기도 했다./참세상 자료사진 |
민세원 지부장은 경찰에 자진출두하게 된 배경에 대해 "조합원들이 밖에서 점거투쟁도 하고 많은 활동을 한 데 반해 지부장으로서 바깥생활을 전혀 못해 개인적으로 힘들었고 건강도 좋지 않았다"며 "체포영장 발부 건인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점거 건은 다른 조합원들이 모든 조사를 마치고 마무리된 사건인 만큼, 구속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앞으로 제대로 된 투쟁을 이어나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민세원 지부장과 함께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정혜인 부산KTX승무지부장은 점거농성중인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에 공권력이 투입된 지난 5월 11일 연행되어 조사를 받고 풀려났으며, 한효미 서울KTX승무지부 부지부장도 며칠 후 자진출두해 풀려난 바 있다.
용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민세원 지부장은 "몸 수색을 당하고 수갑을 차는 것을 각오하고 출두했지만 그동안 두 번 세 번 이런 경험을 했을 승무원들이 생각나 안타까웠다"는 심경을 밝혔다. 파업 300일을 훌쩍 넘어선 KTX승무원들은 그동안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국회 헌정기념관,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서울지방노동청 등지에서 농성을 벌이다 경찰 병력에 의해 강제 연행돼 조사를 받은 경험들이 있다.
민세원 지부장은 "많은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철도공사가 아무런 제재나 법적 조치를 받지 않는 데 비해, 그 불법을 지적하고 있는 KTX승무원들에게는 합법적인 집회시위조차 문제삼더라"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이 새삼 와 닿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올 한 해 동안 KTX승무원들의 투쟁에 함께 해 주신 교수모임, 의료봉사단체, 시민단체, 여성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에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싸워 승리를 맺겠다"고 전했다.
KTX승무원들은 29일 오후 6시에 세종로사거리에서 열 두 번째 촛불문화제를 갖고 연말연시를 보낸 후 1월 3일부터 다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