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세원 KTX열차승무지부장이 박인숙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심재옥 최고위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민세원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이 철도공사의 부당한 로비 외압 중단과 노동부의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며 삭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KTX지부와 민주노동당은 26일 오전 10시 30분에 민주노동당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민세원 지부장의 삭발식을 진행했다. 박인숙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최근 민변 소속 변호사가 법률자문회의에서 교체되는 등 철도공사의 외압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갈 곳 없는 여성노동자들은 지금까지 투쟁해왔으며, 오늘 민세원 지부장의 삭발과 단식 돌입은 절절한 절규"라고 말했다.
승무원 제복을 입고 입장한 민세원 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삭발식을 위해 자리에 앉자 노동조합 깃발이 몸에 둘러졌다. 곧이어 정지선 대변인이 가위를 들고 와 민세원 지부장의 쪽머리를 잘라냈다. 승무원으로써 '삭발'이라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민세원 지부장을 격려하기 위해 30여 명의 KTX승무원들이 배석했으며, 이들은 민세원 지부장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동안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 삭발식이 진행되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는 KTX승무원 |
▲ 삭발식이 끝나고 민세원 지부장이 눈물을 닦고 있다. |
삭발식을 끝내고 머리에 '비정규직 철폐'라고 씌여진 머리띠를 두른 민세원 지부장은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하고 싶었던, 세상 물정 모르던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노동권과 인권이 어떻게 짓밟히는지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을 겪었다"며 "우리는 부모님의 가르침대로 정당하고 옳은 길을 가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민세원 지부장은 "그동안 우리가 받은 상처는 누구도 주어서는 안될 상처였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지배하고 노예로 부릴 수는 없다. 우리가 단체행동을 하면서 불가피하게 법을 어겼을 수 있다면 저들의 불법행위는 왜 보호받아야 하는가"라고 절규하면서 "잘린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 긴 머리가 될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민세원 지부장이 오늘부터 삭발과 동시에 단식투쟁에 들어감에 따라, 노동부 장관이 공언한 오는 29일의 KTX승무원 불법파견 여부 재조사결과 발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 머리가 다시 긴 머리가 될 때까지 계속 투쟁하겠습니다" |
▲ 기자회견을 마친 민세원 지부장은 울음을 터뜨린 조합원들과 포옹을 나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