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가인권위원회가 KTX승무원과 관련한 철도공사 권고안을 확정 발표한 것과 관련해 KTX열차승무지부가 12일 오전 10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1일 개최된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KTX여승무원을 성별 분리채용하고 불리한 고용조건을 형성한 것은 성차별"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성차별적 고용구조를 개선하라"는 요지로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에게 권고했다.
아울러 "철도공사가 도급사업주이나 형식적 사용자인 한국철도유통(전 여승무원 소속 외주업체)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여승무원들의 채용과 고용조건을 결정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혀, 사실상 철도공사가 불법파견을 해온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 또 "철도공사가 여승무원 외주화의 결정, 채용 인원 및 임금 수준, 면접, 교육과 승무업무 지도, 감독과 평가 등 그 내용을 직접 결정하고 있어, 공사가 국가인권위원회법상 피진정인의 지위에 있다"고 확인했다.
KTX지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합니다"
▲ 참세상 자료사진 |
KTX지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정부와 철도공사는 더 늦기 전에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KTX지부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철도공사가 사용자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으며, 사실상 KTX여승무원들이 불법파견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며 "성차별적 고용관행과 관련해 철도공사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일부분 개선하고 있다 하더라도 KTX승무원들은 이미 성차별에 의해 피해를 당했고 불법파견의 고통을 받았으며 300여 명의 승무원들이 정리해고를 당했다. 철도공사는 이에 책임을 져야 하며 하루빨리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에 대해서는 "스스로 설치한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안을 하루속히 받아들이기 바라며, 철도공사가 하루속히 KTX승무원의 파업 및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하고 차별없는 노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철도공사,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편 철도공사는 12일 홍보실 명의로 설명자료를 내고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에 이견을 보였다. "'성차별' 등 고용구조를 이미 완전히 개선했다"는 주장이 그 요지다.
철도공사는 "고속철도 개통 당시 채용한 KTX승무원들이 모두 여성이었던 것은 사실이나 여성이기 때문에 차별한 것이 아니"며 "KTX승무원과 KTX내 열차팀장은 담당업무의 차이나 역할 및 임용자격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우가 달랐을 따름"이라 주장했다. 또한 "승무업무를 위탁받은 KTX관광레저에서는 성차별적 요소를 모두 제거해 현재 302명 중 46명이 남자 승무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철도공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철도공사를 '피진정인'의 지위에 있다고 확인해 사실상 불법파견임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도, "도급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폭넓게 해석한 것으로 이해되며 '불법파견' 여부는 인권위에서 판단할 사항이 아니라 노동부에서 재조사 중인 사항"이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