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성향 시민단체 중심의 ‘창조한국미래구상(미래구상)(가)’은 12일 시국대토론회를 통해 진보진영에 ‘대연합' 카드를 제시하고 나섰다. 이른바 ‘새로운 정치운동’에 대한 구상과 대선 승리를 위한 ‘반수구 진보개혁세력의 대연합’이 그것.
미래구상(가)은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등 기존 정당과 사회운동진영 모두를 비판하며 새로운 정치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래구상(가)은 새로운 정치운동의 단기적 목표를 진보개혁세력의 대선 승리로 설정하고, 대선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범진보개혁진영의 연합과 연대를 주장했다.
미래구상(가)의 제안에 대해 진보진영은 “현재로선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반수구’를 주장한다고 해서 ‘진보’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신자유주의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결국 노무현 정권 내 개혁세력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진보개혁’ 수사 속에 신자유주의 있다”
최광은 사회당 대변인은 “반수구 진보개혁세력의 총단결로 어느 정도 차별성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이전 한나라 대 비한나라 전선, 민주 대 반민주 전선과 어떤 변별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광은 대변인은 “참여정부 이후 비정규직, FTA 등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진보개혁의 이름으로 추진되었는데, 정작 진보개혁이라는 수사 속에서는 이러한 점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지 않다”고 전해, 미래구상이 밝힌 ‘진보개혁’의 의미에 대해 경계했다.
이용대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장도 “시민사회진영 일각이 기존 정치판을 바꾼다고 나선 것에 대해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 “기존의 열린우리당의 방식과 노선에서 간판만 바꿔 달고 간다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용대 정책위원장은 미래구상(가)의 ‘대연합’ 제안에 대해 “진보세력의 총단결에 민주노동당이 앞장서서 간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며, 취지가 같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해, 가능성은 열어둔다는 입장이다.
“미래구상(가)의 새로운 정치운동...회의적”
박석운 한국진보연대(준) 상임운영위원장은 “무슨 근거로 범진보 운운하는지 모르겠다”며 “미래구상(가)은 열린우리당 등 개혁세력한테 사기를 당하든지 아무것도 못 하던지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열린우리당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해내지 못하면 진보진영에 대한 어떠한 전망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성인 노동자의힘 대선기획팀장은 “시민사회운동이 기존에 해 왔던 역할과 대응을 평가했을 때 새로운 정치운동에 대한 전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박성인 대선기획팀장은 “시민사회운동이 87년 민주화체제의 진전에는 일정한 역할을 했는지 모르지만, 97년 이래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구조조정 과정 속에서 이들이 보여줬던 모습은 너무 취약했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정치운동의 전망을 제시하며 아래로부터 대중을 동원시켜야지 상층 명망가 일부가 제시한다고 해서 주체가 형성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