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내분이 수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천영세 의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분당 주장에 차단막을 치는 한편, 민주노총 등 당 외곽 대중조직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고 나서 주목된다.
천영세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직자 전원회의에서 "당내 과도한 대결과 분열 조장하는 일체의 언행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한 뒤, 단호한 어조로 "특히 분당을 운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천 직무대행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분당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것은 당을 살리자는 게 아니고, 당을 죽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져나오는 '분당' 주장에 제동을 걸고 나선 천 의원은 이날 '제2창당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천 직무대행은 "환골탈태의 각오와 결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술자리 안주삼아 당을 이렇게 저렇게 씹지 말고 당원 여러분들이 당을 살리기 위해 제2의 창당운동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천영세,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불구경 말라"
한편, 천 직무대행은 이날 '제2창당'의 방법론으로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민주노동당을 '배타적 지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등에 대해 도움을 호소했다.
천 직무대행은 "여태까지 당은 폐쇄적이라고 비쳐져 왔다"며 "이것이 당 혁신의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문턱을 낮추는 것이 제2의 창당"이라며 "진정 당을 아끼고 사랑한 인사들과 국민들을 위해 문턱을 낮추고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당의 문호 개방을 강력 주장했다.
천 직무대행은 어느 세력에게 문호를 개방해야하는 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도, "민주노동당을 배타적 지지해준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동지들은 강 건너 불 보듯 민주노동당을 보지 말아 달라"며 사실상 당 내분 수습을 위한 민주노총 등 당 외곽 대중조직들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민주노동당의 전환기인 지금은, 총체적 사회변혁운동의 갈림길의 중대한 분수령이며, 여러분의 운명"이라며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를 듣고 재단 예단하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오는 7일 시도당위원장단 회의와 전국지역위원장단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고 중앙위 소집 시기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천 직무대행은 이 회의와 별개로 민주노총 등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 단체 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현재의 당 상황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