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연장된 논의시한이 9월 4일이므로 이날 노사정대표자회의가 마지막 대표자회의였으나 불참을 선언했던 한국노총이 참석해 새로운 절충안을 냄에 따라 또다른 국면이 전개되게 됐다.
▲ 참세상 자료사진 |
한국노총이 낸 노사관계로드맵 '5년 유예안'은 지난 7월 말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이 최초로 비공개 제안한 이후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유예안 수용의 뜻이 있음을 피력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은 지난 8월 26일 대표자회의에서도 공개적으로 '전임자 임금 자율과 복수노조 금지'를 주장했었다.
유예안을 교섭 최종안으로 품고 있던 한국노총은 9월 1일 산별대표자회의에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한 교섭에 불참한다"고 결정했지만, 같은날 경제5단체장 회의 직후에 경총을 만나 장시간 밀실타협을 진행하고 여기서 양측이 '유예'에 합의하게 됐다.
이에 9월 2일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한국노총과 경총, 대한상의가 '복수노조 허용 및 전임자 급여지원 금지를 5년간 유예한다'는 의견에 일치를 보였다. 민주노총은 "일단 창구 단일화 없는 자율적 복수노조 허용 및 전임자 급여지원 금지규정 삭제가 민주노총이 기본 입장이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단 이 수정안에 대해 내부 검토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동부도 부처와 당의 협의를 거쳐 2,3일 내로 정리된 입장을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자율이 원칙"
민주노총은 복수노조와 전임자 문제 관련 5년 유예안에 대해 이 안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의 실리적 측면에 대해 판단을 고심하고 있다.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규정의 경우, 유예가 중소영세사업장의 노조활동기반 유지에는 도움이 되나 향후 법 개정시마다 지속적으로 노조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
복수노조 도입 유예의 경우 산별체제로의 전환이 조기에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 복수노조·전임자 문제에 대한 해법의 단초를 마련할 시간적 여유가 주어질 수 있으나, 향후 비정규직노조의 조직화나 노동3권의 행사가 일정 제한되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민주노총의 입장에선 강하게 주장해 온 '산별교섭 제도화' 문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같은 우려 지점들을 피해갈 수 없는 조건이다.
민주노총은 "국제기준에 부합하고 헌법정신에 의거하는 복수노조 허용, 노조전임자임금지급 노사자율이 원칙이다"라고 재확인하며 "산별노조 시대에 조응하는 노동법 개정 등 노사관계민주화 8대 요구가 쟁취될 때까지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 미합의 과제와 민주노총 8대 요구안 비교 |
한편 이날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노조법의 직권중재폐지와 긴급조정, 손배가압류 및 근로기준법의 부당해고와 경영상해고, 기업변동시 근로관계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노사간 이견이 뚜렷해 합의를 보진 못했다.
공식적 대표자회의는 이날로 종결됐으며 노동부가 "노사합의안의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9월 7일에 입법예고 계획을 밝히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이전일인 6일까지는 사무총장급이 참석하는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추가 합의안 도출을 시도하게 된다.
노사정은 지금까지의 회의를 통해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과 '공무원교수교사 노동기본권' 등 별도 논의틀을 마련하기로 한 2개 과제를 제외하면 40개 과제 중 25개 과제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