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법 때문에 해고된 학교비정규직
22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가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녀는 12년 동안 성신여고 행정실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했던 정수운 씨다. 학교 측은 “나라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라며 “비정규법 때문에 당신들이 그만둬야 한다”라고 계약해지에 이유를 밝혔다. 그녀는 정부가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이라고 설명하는 그 법 때문에 해고 되었으며, 고통을 참다 끝내 자살 시도를 한 것이다.
현재 정수운 씨는 쌍문동 소재 한일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운 씨는 자살을 시도하기 전인 22일 0시 경 노조 간부에게 “책임감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주님이 아프시지만, 이제 그 모든 걸...”이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해 그간 투쟁과정의 겪었을 심적 고통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비정규법과 공공부문 비정규 대책이 비정규직 계약해지 주범”
정수운 씨는 급작스런 계약해지를 용납할 수 없어 공공노조에 가입하고 각종 증언대회와 집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상황을 말하곤 했다. 함께 계약해지를 통보 받은 동료들은 학교를 떠났지만, 정수운 조합원은 물러서지 않고 계속 투쟁을 이어갔다.
그러자 학교는 계약해지 통보를 철회하고 재계약을 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시간”으로 주어진 6월 말까지 였다. 이에 공공노조 학교비정규직지부가 정수운 씨와 함께 싸움을 이어갔지만 학교 측은 6월 말 계약해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공공노조에 따르면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정수운 씨의 계약해지를 부당해고라며 철회할 것을 권고했으나, 학교는 이마저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공노조는 긴급성명을 내고 “비정규법 7월 시행을 며칠 앞두고 일어난 이번 사태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절박한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라며 “정수운 조합원처럼 6월 말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언주초등학교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뉴코아 비정규직, 홈에버 비정규직, 청주대 청소미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공공노조는 “결국 노무현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겠다고 만든 비정규법이 오히려 비정규 노동자를 삶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라며 “근본적으로 비정규법과 공공부문 비정규 대책이 비정규직 계약해지 사태를 불러오는 주범인 만큼 비정규법 폐기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해 투쟁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