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전쟁을 막은 주역은 미국의 단독 결단만이 아니었다. 멕시코와 브라질은 쿠바와의 외교 채널을 활용해 중재에 나섰고, 미국의 요청에 따라 비공식 협상도 진행하며 평화적 해결을 유도했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미주기구(OAS)에서 쿠바 해상 검문을 지지하며 국제법적 정당성을 제공했고, 베네수엘라는 실제로 군사적 참여까지 감행했다. 이처럼 위기의 해결은 미국 중심이 아닌, 지역 협력을 통한 다자주의의 성과였다.
카리브해를 강타한 허리케인 멜리사(Melissa)는 하루 만에 초강력 폭풍으로 급격히 강화되며 자메이카에 최초의 5등급 허리케인 상륙을 기록했다. 이런 '급격한 강도 증가'는 기후 변화로 인해 점점 더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예측이 어려워 주민 대피와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바다 수온 상승과 대기 습도 증가, 낮은 전단풍 조건 등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가 이러한 폭풍을 더 강력하고 치명적으로 만들고 있어, 앞으로 더 정밀한 예측 시스템과 빠른 대응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다.
2024년은 기후 위기의 모든 지표가 악화된 해로, 지구의 생명 징후 34개 중 22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규모 산불, 해양 산호 백화, 빙하 손실 등 피해가 속출했으며, 화석 연료 소비도 증가해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 생태계 복원, 식생활 변화 등 세 가지 분야에서 과감한 기후 행동을 실천한다면, 여전히 지구 온난화를 제한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서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이는 전 세계의 그린 테크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희토류 정제와 자석 생산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중국이 공급을 제한할 경우, 전기차나 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기술의 글로벌 생산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반면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AI 칩 등 핵심 기술을 무기로 맞서고 있으며, 중국이 금속을 쥐고 있더라도 선진 기술 없이는 녹색 경제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와 시진핑(Xi Jinping)이 6년 만에 다시 만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핵심 의제는 변하지 않았다. 대만 문제에서는 미국이 과거보다 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무기 지원을 중단하는 등 중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무역과 러시아 문제에 있어서도 양국은 여전히 긴장과 협력을 오가는 복잡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신중한 균형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
브라질의 대통령 룰라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민주주의가 실질적 평등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정치에 참여해왔다. 그는 과거 두 차례 집권 시 빈곤 완화와 사회적 포용을 이끌었지만, 현재는 보수적 의회를 상대로 제도적 제약에 부딪히며 소극적 개혁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무역전쟁 위협이 룰라에게 새로운 정치적 에너지를 부여하며, 그는 다시금 브라질 민주주의와 주권을 방어하는 강경한 목소리로 돌아오고 있다.
파키스탄령 잠무카슈미르(PAJK)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참여한 이번 대중 저항은 단순한 전기요금 인상 반대가 아닌, 식민적 통치 구조와 신자유주의 착취에 맞선 민중 봉기다. 수십 년에 걸친 자치권 침해와 자원 수탈, 제도적 차별에 대한 분노가 38개 조항의 요구안으로 결집되었으며, 좌파 청년들과 실업자들이 중심이 되어 지역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와 봉쇄를 이끌었다. 이 운동은 아직 지도부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역 민중의 정치 의식이 급진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식민주의 종식과 자치권 확보를 향한 새로운 투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에콰도르의 전국적 파업(파로)은 디젤 보조금 철폐를 계기로 시작됐지만, 실상은 독재화하는 노보아 대통령에 맞선 민주주의 수호 투쟁이다. 원주민과 물·토지 수호자들을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으며 군사력과 법을 무기로 탄압하는 정부는, 헌법을 개정해 자연권·집회권·외국군 주둔 금지조항까지 없애려 한다. 이 투쟁은 생존과 권리를 지키기 위한 대중의 집단적 저항이며, 헌법을 지키려는 마지막 전선이 되고 있다.
2025년 9월,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 스캔들을 계기로 필리핀 청년층이 거리로 나서며 “혁명”을 외치고, 일부는 경찰과 충돌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빈곤, 구조적 불평등, 경찰 폭력, 해외 노동에 의존한 경제 등 필리핀 국가의 오랜 억압과 실패에 분노하고 있으며, 체제 자체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드러내고 있다. 필리핀은 아직 봉기 직전의 단계에 있지만, 축적된 고통과 분노가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임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2025년 10월, 페루 전역에서 Z세대가 주도한 대규모 시위가 부패, 빈곤, 치안 불안, 불평등에 항의하며 일어났다. 국민의 2% 지지도 받지 못한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탄핵된 후, 강간 혐의를 받는 제리 의원이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분노가 폭발했다. 시위대는 “모두 물러가라”는 구호 아래, 기득권 정치와 조직범죄에 유착된 국가 권력에 맞서 정의와 생존권을 요구하고 있다.